요즘은 옥타비아 버틀러의 <킨>을 읽고 있다.
첫 문장이 너무 강렬했다.
(P. 8) 나는 집으로 돌아오는 마지막 여행에서 팔 하나를 잃었다.
이 책의 주인공인 ‘다나’는 붙잡히지 않으려 숨 가쁘게 도망치고 또 들키지 않으려 숨 죽인다. 나는 그녀가 매질을 당하지 않을까 두려움에 사로잡혀 걱정스러운 마음에 책을 읽는 내내 미간에 인상이 안 풀어지고 내 온 몸에 멍이 들고 찢긴 것처럼 아프고 날카로운 것으로 찔리는 느낌까지 ... 휴...
예전에 <리틀 라이프> 읽었을 때 조금 힘들었는데 그와는 다르지만 이 책도 내게 고통을 느끼게 하는 책이라는 것은 분명했다. 특히 ‘당연’하게 ‘감수’하는 고통을 바라보는 것은 맘을 너무 힘들게 했고 낯선 흙바닥과 풀숲에서의 도망침은 바잡게 하였다.
집중해서 읽다보니 가름끈이 나오는 것이다. 붉은색 가름끈.
때마침 ‘다나’가 채찍질을 당하는 장면을 읽고 있었던 터라 그 붉은색 가름끈이 새하얀 종이 등을 타고 흘러 내려오는 붉은 피 같았다. 마음이 산란해져 급히 그 가름끈을 ‘훽’ 하고 안 보이게 뒤로 젖혀버렸다.
기름과 피를 바른 잔혹한 채찍을 강파른 몸에 휘두른 장본인 ‘루퍼스’의 아버지 ‘톰 와일린’을 치워버리듯이. 그녀로부터. 그의 채찍으로부터.
‘다나’의 남편 ‘케빈’이 빨리, 조금만 더 빨리 달려와 그녀를 구해주길 바라는 마음에 온 몸에 힘이 들어가서 맛문하다.
이제 반 정도 읽었는데 이미 몸이 노그라지는 것 같다. 영화를 보는 것 같고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강렬한 타임리프물이고 마음은 불편하지만 잘 읽혀지고 흡입력이 좋다. 주인공 ’다나‘에게서 느껴지는 ’강인함‘에 느꺼운 감정이 밀려온다. 어느 순간 내가 그녀를 의지하고 따라가며 읽고 있었다. 주말동안 부지런히 읽어야지.
읽고 싶었던 책들이 도착했다. 찡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