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근태의 재정의 사전 - 본질을 꿰뚫어보고 이치를 깨닫게 한다!
한근태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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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이나 현상은 물론 개념에 이름을 붙이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이미 잘 알려진 단어를 재정의 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자신만의 생각이 담겨져 재해석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이름을 붙여 '~의 재정의 사전'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온 이 책을 보면서 저자의 어떤 생각이 담겨져 있을까 궁금했다. 베르나르베르베르의 무슨무슨 백과사전이라는 책이 생각나기도 했고.


정말 사전식으로 목차가 짜여져 있긴 하지만 사실 어느부분 부터 읽어도 상관은 없어보였다. 단 한줄로 정의한 단어에서부터 자신의 에피소드를 녹여낸 이야기까지, 그러고보니 자신이 재정의 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각을 빌려온 부분도 몇몇군데 있었는데 제목 앞에 (대부분)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야 하는게 아닐까하는 재미있는 생각도 해본다. 


아니다. 어쩌면 이게 중요한 포인트 일지도 모르겠다. 책 어딘가에서도 언급되어 있듯이 인풋이 없으면 아웃풋을 기대할 수 없는 법이고 저자 스스로 많은 책이며 자료를 습득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왔기에 이렇게 자신의 입을 빌어 많은 단어들에 대한 단상을 기술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그렇지 않았다면 이 책에 나와있는 '진부'라는 단어의 정의처럼 실상 썪은 고기를 들고 신선한 고기인양 자랑하는 모양새가 되었을테니.


중간에 언급한 한 독서동호회 이야기는 어딘지 무척 궁금해졌다. 십년가까이 독서동호회를 운영하면서 저자 같은 분을 몇번이나 모실 수 있었던 모임이라니 꽤 유명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강사료도 주지 않으면서 운영해왔다고 하던데. 참가자들의 수준도 높아보이지 않았다는 등의 부정적인 평가와 더불어 회원들의 건설적인 조언에 해봤는데 안되더라는 반응을 보였다는 등 안타까운 사례로 언급하고 있었다.


내 좌우명이기도 한 중용이라는 키워드도 언급되어 있어 반갑기도 했는데 몇몇 부분은 다시보고자 발췌까지 해두었을 정도로 틈틈히 비는 시간을 알차게 매꿔준, 유익하게 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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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처럼 소통하라 - 편지로 상대의 마음을 얻은 옛사람들의 소통 비결
정창권 지음 / 사우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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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는 정조의 소통방법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룬 책인줄 알았는데 정조 말고도 다양한, 아니 조금은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을 다루고 있었다. 보통 ~처럼 소통하라는 표현은 그에게서 무언가를 배우고자 할때, 배움을 권할때 쓰는 말일진데 내용상 그렇지 않았던 부분이 상당했던 것을 보면 아무래도 출판사의 마케팅 욕심이 작용했을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정조나 이순신 등 몇몇을 제외하고는 꼭 좋게만 볼수는 없는 의도가 있다거나 하다못해 가정생활을 일일히 간섭하는 것으로 느껴지는, 심지어 저자도 그렇게 해석한 부분도 있으니 이런 부분은 ~처럼 소통하라고 권하기에 적절치 않아보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즉 교훈적이지 않았다고 이 책이 재미없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선조를 비롯해 정약용이나 박지원 같은 역사속 위인들이 겉으로 드러난 업적과는 별개로 자녀교육에 있어서의 가치관이나 성격들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인데 특히 실학의 대가로 불렸으면서도 신분제의 한계속에서 벗어나지 못한, 소위 말해 공부안하면 출세 못한다는 의식이 표출된 편지글 같은건 저자의 해석과 더불어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는.


또 여기 소개된 인물들의 공통점은 모두 한글로 된 편지를 많이 남긴 사람들이라는 것이었다. 사진자료들도 심심치 않게 들어있어 글씨체와 더불어 현대어는 아니지만 대충 읽어볼수도 있었는데(물론 해석도 되어있다.) 각자의 필체를 뽐냈던 한자와는 달리 한글은 아직 서체 표준화가 되어있지 않아서인지 크기며 자간들이 누가썼는지를 막론하고 엉망인 경우가 많아 신기했다. 이유를 추측해보자면 한글은 한자와는 달리 실용어로 여겨서 쓰는 속도가 중요했기에 어떻게 보여지는지에 신경쓰지 않고 붓으로 휘갈겨 써내려갔기 때문일지도.


편지와 쪽지로 내조를 잘해 남편이 아내 사후 그녀의 글을 모아 사비를 들여 출판했을 정도로 정성이 보였던 강정일당(이름이 4자인듯)의 사례나 당시 갑작스런 전근으로 인해 아내에게 존경과 사랑을 표현한 나신걸이라는 군인이야기는 편지를 통해 부부간 소통채널로 활용하고 당시의 생활상을 보여준 사례로 본다치더라도 마지막 두편, 신천강씨와 곽주의 사례는 민속자료로서의 가치라면 모를까 조금은 다른 글들과 거리가 있어 보이기도 했던, 편지로 통해 조선시대 인물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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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메르세데스 빌 호지스 3부작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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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더워서 제정신 챙기기도 힘들어지던 와중에 스티븐킹 소설 한번 읽어보자 싶어 예전에 알라딘에서 사둔 책을 꺼내 읽기 시작, 금요일부터 시작해서 방금 전까지 완독했다. 역시 스티븐 킹,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던것 같아 마저 볼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주인공이 호지스 형사인데 글을 남기려고 글쓰기를 누르니 저자가 이 호지스 형사를 주인공으로 몇펀 더 작품을 냈는지 호지스 3부작이라는 작품도 검색이 된다. 


60살 근처로 추정되는 은퇴한 형사 호지스와 후천적으로 사이코이자 연쇄 살인마가 된 브래디를 중심으로 서로를 도발하며 전개되는 이야기는 처음부터 범인이 누군인지(브래디) 밝혀졌음에도 전혀 김새지 않고 끝까지 긴장감있게 이어졌다. 그러고보면 범인이 끝에가서야 밝혀지는 이야기라면 드라마로 만들기 쉽지 않을듯. 


스냅챗이 그렇던가? 익명채팅이 가능하고 일정시간이 지나면 휘발되어 증거가 남지않는 웹사이트를 통해 서로 스마트폰도 아니고 PC로 종이편지를 주고받듯이 메시지가 전달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PC전용 메신저는 살인마는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하기 위해, 형사는 살살 약올리면서 약점을 잡으려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데 초반 브래디가 설정한 가상의 인격체가 별로 기능하지 못한것 같아 살짝 의아했던 부분을 빼면 600여페이지에 이르는 분량이 많다는 느낌이 안들 정도로 재밌게 볼 수 있었다. 


메르세데스 자동차를 어떻게 훔쳤는지에 대해 알게 되면서, 점차 범인에게 가까워지는 듯 하다가 안타깝게 주인공과 가까운 사람이 사고를 당하는, 주인공의 감정을 자극하는 극적인 장치까지 자연스럽게 녹여내어 마지막 공연장에서의 장면까지(정말 뜬금없이 영화 비긴 어게인의 무대공연 장면이 생각났다.) 결국은 해피엔딩임을 알면서도 긴장감있게 볼 수 있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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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와 선비 - 오늘의 동양과 서양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백승종 지음 / 사우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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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와 선비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참 잘 지었다고 생각했다. 물론 책을 읽어보니 직접적으로 비교와 대조를 통해 심도있게 분석해보는 내용은 아니었고 또 그게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컨셉만큼은 좋아보였기 때문이다.

1부에서는 기사도 이야기가 등장하고 일본의 부시도(무사도) 이야기도 나오다가 산업혁명을 거쳐 신사도이야기로 전개된다. 그리고 2부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지는 선비에 대한 이야기. 일단 짧은 글들의 모음이라 크게 지루함 없이 읽을 수 는 있었는데 생각보다 신사도에 대한 이야기의 분량이 이게 끝인가 싶을 정도로 짧아서 다소 아쉬웠다. 2부에서 등장하는 여러 선비들의 삶속에서 보여지는 인생철학은 여러 사례들이 등장해 낯익은 이름, 그렇지 못한 이름들과 더불어 괜찮아보이기는 했으나 신사도와는 분리되어 있어 마찬가지로 한번더 아쉬웠고. 특히 매천 황현사례가 등장하는 부분에서 그가 죽기전 '자식들에게 남기는 글'을 보니 이건 기사도와도 연결지어 설명해주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싶더라는.

"나는 죽어야 할 의리는 없다. 그런데 국가에서 500년이나 선비를 길러왔는데, 나라가 망하는 지금 이 국난을 당하여 목숨을 버리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원통하지 않은가? 나는 위로 황천이 상도를 굳게 지키는 아름다움을 저버리지 못하노라. 아래로는 평소에 읽은 글을 저버리지 못하겠구나."

3부에서는 저자의 생각이 좀 더 담겨있는 부분이라 눈길이 더 닿는 부분이 많았다. 선비의 절대다수가 벼슬과 인연이 없었다며 증거로서 언급하는 부분이 18세기 후반 기록을 보면 문무관을 통들어 3000개쯤의 벼슬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전국인구 중 30%정도가 양반이었는데 이중 3000명만 벼슬을, 즉 오늘날로 치면 직업군인을 포함한 공무원이었다는 건데 이건 주제(대체로 가난했으나 지적, 문화적으로 계몽된 존재가 선비였다는)와는 별도로 좀 너무 작은게 아닌가 싶다. 각 고을의 사또는 물론 이방, 형방 같은 것들도 모두 포함한 숫자였을까?

또 18세기 실학자 안정복 이야기를 하면서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실학과 성리학을 서로 정면 충돌하는 것으로 '오해' 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주장을 하는 부분이 있는데(p.256) 당시 시대 속에서 순기능이 전혀 없지는 않았겠으나 뒤에 이어지는 내용을 재차 정독해보아도 솔직히 이해하기는 힘들었다. 저자도 언급했듯이 선비들이 성리학만을 교조적으로 맹신하지 않았더라면, 실학을 적극적으로 받았들였더라면 농업중심의 사회경제체제를 근대화 시키는데 조금더 도움이 되었을 것이고 조선의 미래도 어쩌면 달라졌을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오히려 성리학을 받아들인 선비 중심의 사회질서 때문에 일제강점기에도 시골마을들은 문화적 정체성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고 말하고 있는데 동의하기 힘들더라는. 게다가 일제 말기 무자미한 일제의 징병, 징용, 위안부를 비롯한 강제동원을 겪은 뒤에야 마을에 평화가 사라졌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을의 순기능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표현이 있는데(p.261) 이걸 동의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내가 단편적으로만 보고 해석한거일지도 모르겠다.

저자가 책 가장 말미에 인용한 문구처럼 선비들이 이 같은 생각을 가졌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조선시대의 선비들은 성리학 중심의 사회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는데에만 집중했던, 그 밖에서 틀을 깨고자 하지는 못했던 것은 아닐까.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을 중심으로 적긴했지만 양반사회, 아니 조신시대 선비사회를 중심으로 선비들의 삶을 엿보는 재미 또한 쏠쏠했던 책이기도 했다.

"좋은 사회란 자신이 속한 사회가 결코 현재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곳입니다."
- 지그문트 바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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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투어 - 어두운 역사의 흔적에서 오늘의 교훈을 얻다
김민주 지음 / 영인미디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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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의 시초가 어디일까? 제주도가 처음인지는 모르겠지만 제주도 덕분에 널리 알려진 것만은 사실일 것이다. 그런데 유배길을, 어두운 역사가 담겨진 곳을 관광지화 해야한다는 주제로 다크 투어라는 제목을 가진 책이 눈에 띄어 읽어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책은 다양한 다크투어 코스를 제시하고 그 길을 따라 걸으며 역사적 사실을 알려주는 형식의 책은 아니었다. 그냥 주제만 가져오고 대부분의 내용이 그냥 관련 지식을 가져다 놓은, 이게 다크 투어를 가보고 싶게 만든 책인지 인문역사서인지 읽으면서도 계속 헷깔리게 만든, 어찌보면 다소 아쉬운 책이었던 것이다. 기행문 형태로 작성했으면 훨씬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는데 정작 기행문 형태로 작성된 부분은 저자가 지인들과 크루즈 여행을 떠난, 다크 투어랑은 별로 상관없어 보이는 부분이었다. 책 끄트머리에 소개된 제주대학교의 양진건 교수 중심의 제주대 스토리텔링 연구개발센터가 출간한 '제주 유배길을 걷다'라는 책이 오히려 더 끌리더라는. 그런데 비매품이어서인지 서점에서 검색이 되진 않는다.


히말라야가 눈이라는 뜻의 히말과 집이라는 뜻의 알라야가 합쳐져 '눈으로 덮인 집'이라는 뜻이라거나 태종은 정도전을 벌했지만 집안을 몰살시키진 않아 아들은 형조판서까지 올랐고 함께 적었던 남은의 형 남재도 영의정까지 올랐다는 사실, 효창공원에는 안중근 의사의 가묘가 있는데 일본이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아직까지 돌려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같은 자잘한 정보들을 보는 재미는 있었으나 제목 그대로 다크 투어를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까지는 전혀 미치지 못했던 역사교양서+저자 수필집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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