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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처럼 소통하라 - 편지로 상대의 마음을 얻은 옛사람들의 소통 비결
정창권 지음 / 사우 / 2018년 8월
평점 :
제목만 보고는 정조의 소통방법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룬 책인줄 알았는데 정조 말고도 다양한, 아니 조금은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을 다루고 있었다. 보통 ~처럼 소통하라는 표현은 그에게서 무언가를 배우고자 할때, 배움을 권할때 쓰는 말일진데 내용상 그렇지 않았던 부분이 상당했던 것을 보면 아무래도 출판사의 마케팅 욕심이 작용했을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정조나 이순신 등 몇몇을 제외하고는 꼭 좋게만 볼수는 없는 의도가 있다거나 하다못해 가정생활을 일일히 간섭하는 것으로 느껴지는, 심지어 저자도 그렇게 해석한 부분도 있으니 이런 부분은 ~처럼 소통하라고 권하기에 적절치 않아보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즉 교훈적이지 않았다고 이 책이 재미없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선조를 비롯해 정약용이나 박지원 같은 역사속 위인들이 겉으로 드러난 업적과는 별개로 자녀교육에 있어서의 가치관이나 성격들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인데 특히 실학의 대가로 불렸으면서도 신분제의 한계속에서 벗어나지 못한, 소위 말해 공부안하면 출세 못한다는 의식이 표출된 편지글 같은건 저자의 해석과 더불어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는.
또 여기 소개된 인물들의 공통점은 모두 한글로 된 편지를 많이 남긴 사람들이라는 것이었다. 사진자료들도 심심치 않게 들어있어 글씨체와 더불어 현대어는 아니지만 대충 읽어볼수도 있었는데(물론 해석도 되어있다.) 각자의 필체를 뽐냈던 한자와는 달리 한글은 아직 서체 표준화가 되어있지 않아서인지 크기며 자간들이 누가썼는지를 막론하고 엉망인 경우가 많아 신기했다. 이유를 추측해보자면 한글은 한자와는 달리 실용어로 여겨서 쓰는 속도가 중요했기에 어떻게 보여지는지에 신경쓰지 않고 붓으로 휘갈겨 써내려갔기 때문일지도.
편지와 쪽지로 내조를 잘해 남편이 아내 사후 그녀의 글을 모아 사비를 들여 출판했을 정도로 정성이 보였던 강정일당(이름이 4자인듯)의 사례나 당시 갑작스런 전근으로 인해 아내에게 존경과 사랑을 표현한 나신걸이라는 군인이야기는 편지를 통해 부부간 소통채널로 활용하고 당시의 생활상을 보여준 사례로 본다치더라도 마지막 두편, 신천강씨와 곽주의 사례는 민속자료로서의 가치라면 모를까 조금은 다른 글들과 거리가 있어 보이기도 했던, 편지로 통해 조선시대 인물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