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투스 - 인간의 품격을 결정하는 7가지 자본
도리스 메르틴 지음, 배명자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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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투스Habitus는 '가지다, 보유하다, 간직하다'라는 뜻의 라틴어 동사 habere에서 파생한 단어라고 한다. 태어나 자라면서 경험한 모든것이 만든 가치관, 선호, 취향, 행동방식, 습관 등을 통칭하는 표현. 인문학 서적으로 생각했는데 이러한 아비투스를 재료로 쓴, 직설적이다 못해 적나라하고 시니컬하기까지한 자기계발서였다. 약간은 거부감이 들 정도로. 이런 부분 중 몇가지 눈에 띄는 부분을 옮겨보자면.


- 고정 마인드셋에는 장점이 있다. 심리학자 가나자와 사토시의 연구에 따르면 가정에서 배운 틀을 고집스럽게 유지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길을 가는 사람보다 평균적으로 아이큐가 약간 낮다. 그 대신 더 만족스럽게 살고, 가족과 친구를 더 많이 돌보고, 더 많이 번다. 오스트리아 기자 에리히 코키나의 말 처럼 모두가 말괄량이 삐삐일 필요는 없다. 아니카와 토미도 삐삐만큼 중요하다. '아니카들이 계속해서 현상 유지를 해줘야' 삐삐도 있을 수 있다.


- 칭찬에는 교묘한 암시가 숨어있다. 칭찬하는 사람은 칭찬하는 대상과 자신을 같은 수준에 둔다. 


- 부자들 중 88%가 하루 30분 이상 독서를 하며 주로 전문서와 비소설, 위대한 인물의 전기를 읽는다. 가난한 사람들은 훨씬 적게 읽고 주로 머리를 식히기 위해 책을 읽는다.


- 취향이란 우리가 좋아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좋아하지 않는 것도 취향이다. 그래서 같은 행동이나 소비 제품이라도 사회적 지위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평가된다. 예를 들어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는 주로 젊은이와 교육 수준이 낮은 계층에서 관심이 높다. 탈락한 다수의 후보자는 참가만 할 수 있다면 팔이라도 자르고 싶겠지만 상류층은 때때로 그것을 천박한 일로 분류한다.


중간중간 인용된 격언들도 시니컬하다.  '나는 어렸을 때, 돈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믿었다. 나이가 든 지금, 나는 내가 옳았음을 안다. -오스카 와일드', '돈만으로는 행복을 만들 수 없다. 하지만 지하철에서 우는 것보다는 택시에서 우는게 더 낫다.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독일 문학 교황이라고 불리는 분이라고)' 등. 아무튼 통계나 연구결과는 그렇다치고 뭐 대충 다 맞는 말이긴 한데... 이상하게 남들에게 추천하기는 꺼려지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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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카피어블 - 아마존을 이긴 스타트업의 따라 할 수 없는 비즈니스 전략
짐 매켈비 지음, 정지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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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들어와 있지 않은걸로 알고 있는데 스퀘어사는 휴대용 카드결제 단말기로 미국에서 성공한 업체이다. 심지어 아마존이 이 시장을 보고 뛰어들었는데 결국 포기하고 철수 했을 정도로 대단한 기업. 한기업의 탄생에서부터 안착에 이르는 히스토리를 보는건 사실 재미를 느끼기가 쉽지 않은데 지난번에 보았던 넷플릭스의 창업자 마크 랜돌프가가 쓴 '절대 성공하지 못할거야'라는 책만큼 괜찮았다.


- 우리나라에서는 상황이 다르기도 하고 지금이야 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유명한 기업가의 강연을 듣고 난후 그와 대화를 나누기 위해 깔끔한 복장과 매너를 갖추고 찾아가 공항까지 태워주겠다는 거부하기 힘든 제안을 통해 더욱 많은 지혜를 나눔받을 수 있었다는 에피소드. 그 용기와 실행력, 그리고 아이디어가 너무 대단해보였다. 오늘날 저자와 같은 잠재력을 지닌이들은 남들과는 어떻게 다른 차이를 만들어가고 있을까 궁금해질 정도로. 


- 거의 모든 비즈니스 문제의 답이 모방이라는 파트 또한 뻔하지 않아 신선했다. 환대 산업(hospitality business)에서는 사람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기에 모든 레스토랑은 똑같은 인재 풀에서 인력을 고르며 성공한 쉐이크쉑 또한 여러기업의 모방을 거쳐 성공했다는 이야기, 지인이 대학에서 기업가 정신을 가르치면서 알게된 제자들 모두가 수업시간에 다룬 기업들에 들어가거나 자신과 똑같은 사업을 창업했다는 이야기를 보면서는 무조건 새로운 아이디어만 추구하는 진부할 수 있는 조언과 반대되는 말이기에 그런가보다 했으나 해당 챕터 마지막에는 무성생식과 유성생식을 언급하며 유성생식을 통한 변화의 가능성과 필요성으로 마무리하고 있어 다음챕터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참 잘썼다고 느꼈졌기 때문이다. 뒤에는 유나이티드 항공에서 부사장을 지내고 사우스웨스트 항공으로 옮겨 CEO를 3년간 지낸 하워드 퍼트넘이 '유나이티드에서 배운 것을 절대로 실행하지 않은 것'이 자신이 한 가장 훌륭한 일이었다는 인용도 나온다.


- 사람들이 행운을 인정하지 않고 성공의 어떤 비결을 '발견'하고자 하는 부분을 맛깔나게 비판하는 부분도 좋았다. 간략하게 정리해보자면 동전을 던져서 열번 연속 앞면이 나오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1024명을 모아서 뒷면이 나오는 사람을 탈락시켜가면서 총 열번을 던지게 만들면 확률적으로 1명이 나오게 될텐데 구경꾼들은 그 한사람에게 비결을 물어보고 경청한다는 것. 써놓고 보니 우리나라 사람들은 똑똑해서 시큰둥할지도. 그러고보면 로또 초기에는 당첨자 인터뷰를 통해 무슨 꿈을 꾸었냐는 등의 질문들을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사실 신용카드를 받아본적이 없는 영세상인들에게 소형 카드결제 단말기를 공급한다는게 왜 어려운 일인지 오늘날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일이다. 휴대폰과 연결해 신용카드 결제기능을 탑재한 제품을 만들며 각 카드회사에 결제처리가 가능하도록 설득하고, 또 이의 보편화를 위해 소형 카드결제 단말기를 본적도 없는 판매자들에게 써보라고 설득하는 건, 그것도 신생기업이 이러한 일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처리한다는건 누가봐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비슷한 사례일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처음에는 스타트업으로서 이런 사업이 가능하다고 싶을 정도로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었던, 하지만 오늘날 분명한 성공을 거두었다고 평가받는 토스를 만든 비바 리퍼블리카가 생각났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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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의 역전 - Turn the Power Around 힘의 역전 1
정혜승 외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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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승 전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 팀장이라는 분께서 최재천, 홍성국, 천관율, 이수정, 류영재, 김경수, 이나리, 신수정(존칭 및 직책 생략)을만나 각자의 분야에서 우리 사회에 던지고 싶고 바라는 이야기를 담았다. 메디치포럼에서의 강연 및 각자 두번 혹은 세번 정도의 인터뷰를 통해 정리한 내용. 이나리님을 제외하고는 대략 어떤 분들인지 알고 있었는데 이분 또한 생소하지만 색다른 시도를 하고 계신 분이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여성 직장인 유료 멤버십이라니. 


발표자의 다른 책이나 글을 통해 일부 접한 부분도 있었지만 최재천님의 숙의에 대한 이야기, 홍성국님의 기출간 책 제목이기도 한 수축사회를 비롯해서 제한적 함정수사를 허용해야 한다는 이수정님, 아직도 시끌시끌한 사법부 문제를 다룬 류영재님의 글(이 분이 여자인줄 이번에 알았다. 이런건 젠더감수성 문제 아니겠지.) 모두 유익하게 볼 수 있었고 최근 구입한 책 표지에 추천하신 분으로 언급된 신수정님의 글은 처음 접한 듯 한데 성장형 마인드셋 및 정렬성과 자율성 관련 조직형태 매트릭스 등 조직문화 관점에서 시사점을 담고 있었던 책이었다. 


2권도 출간되어 있어서 이어서 읽어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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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림과 울림 - 물리학자 김상욱이 바라본 우주와 세계 그리고 우리
김상욱 지음 / 동아시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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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과학의 언어이고 각종 법칙이 등장하는 책인데 이상하게 철학자가 바라보는 세상을 엿본듯한 기분. 알쓸신잡에서 뵈었을때도 조곤조곤(윗사람에게도 쓸수 있는 말일까) 말씀하시는게 매력적으로 들렸었는데 책을 보면서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말투도 글투도 닮고싶은 분. 최소작용의 원리에서는 영화 콘택트(어라이벌)를, 물리학에서의 이중성의 개념이 탄생할 무렵인 1920년대 예술에서는 초현실주의 운동이 벌어지며 공존할 수 없는 개념의 공존하는 그림이 등장했다는 사실을, 중력을 다루면서는 알베르 카뮈의 '전락La Chute'라는 소설을 언급하면서 사실과 서사가 어우러진 설명을 곁들이는데 한편한편 맛깔나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존재 파트에서는 다루어진 빛, 시공간, 우주, 원자, 전자를 해석 파트에서는 최소작용의 원리, 카오스, 엔트로피, 양자역학, 이중성을 관계파트에서는 중력, 전자기력, 맥스웰 방정식, 환원-창발, 응집물리를 마지막 떨림과 울림 파트에서는 에너지, F=ma, 단진동, 인간을 테마로 글을 전개하고 있는데 오래전에 보았던 데이비드 보더니스의 E=mc2이라는 책의 심화편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다만 재미나게 보다가 마지막 부분에서는 화가나기도 했는데 가습기 살균제 사건 관련한 옥시레킷벤키저를 다루며 6년만에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부분을 보면서였다. 옥시의 과학자들은 제품의 유행성을 알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사회적 결과에 대한 과학적 의심을 하지 않아 재앙이 일어난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최근 유사한 SK케미칼-애경산업 사건에서는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기 떄문이다. 기사하나만을 가지고 자세한 상황은 알수 없지만 이 기업 관련자들은 자기들이 만든 제품을 절대 안쓰지 않았을까. 


가장 마지막 문단 몇문장을 옮겨본다. 

'결국, 과학이란 논리라기보다 경험이며, 이론이라기보다 실험이며, 확신하기보다 의심하는 것이며, 권위적이기보다 민주적인 것이다. 과학에 대한 관심이 우리 사회를 보다 합리적이고 민주적으로 만드는 기초가 되길 기원한다. 과학은 지식이 아니라 태도니까.'


세상이 조금 더 합리적으로, 상식적으로 돌아가길 희망하기에 과학적인 사고를 권장하는 이런 분들을 응원하게 된다. 이런 생각을 하며 다시 맨앞으로 돌아오니 띠지에 실린 유시민씨의 한줄평 '김상욱에게 배웠다면 물리를 다정하게 대했을 텐데'이 눈에 띄는데 수포자, 물포자를 양산하는 현 교육시스템이 어쩌면 세상의 발전을 저해하는데 일조하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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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엠파티쿠스가 온다 - 초연결 시대를 이끌 공감형 인간
최배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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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문가이신데 제목이 살짝 이상했다. 호모 엠파티쿠스가, 그러니까 공감형 인간이 온다고? 공감형 인간만이 미래의 대안이라는 부제까지 보니 인문학? 미래학 책을 내셨나 싶어 펼쳐보기 시작했다. 전혀 아니었다. 경영 패러다임, 아니 비즈니스 생태계의 변화를 짚고 우리나라 경제정책을 정권별로 비판해가며 K방역이 한국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저자 분께는 실례되는 말이지만 출간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해지는 책이었다. 제목이랑 너무 괴리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분의 저서가 이것만은 아니겠지 싶어 잠깐 찾아보니 역시나 경제에 관련한 책들이 다수, 이 책은 선의로 해석하건데 출판사의 권유로 다소 무리해서 출간한게 아닐까. 


널리 알려진 비즈니스의 변화에 대한 기업 스토리가 너무 익숙했기 때문일수도 있겠다. 그래도 아쉬웠던 건 제목에서 기대했던 호모 엠파티쿠스에 관한 내용이 거의 없었고 일부 언급된 부분도 책의 전체 주제랑 어떤 관계인지 명확하게 드러나있지가 않아 보였다는 것이다. 심지어 옛날 이야기 하면서 인터넷이 군사목적의 알파넷부터 시작되었다라는 히스토리는 분량채우기 목적이 아닌가 싶었을 정도.


아무튼 이러이러한 변화상황 속에서 우리나라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아이들부터 자율과 협력이라는 사회규범을 체화시켜 공감하는 인간 호모 엠파티쿠스, 자율적인 인간, 호모 오토노모스로 성장시켜야 한다는 메시지 자체는 공감이 십분 되었는데 왜 그래야 하는지, 무엇이 좋은지, 어떻게 가능한지,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에 대해 좀더 할애했더라면 어땠을까. 아니면 아예 카테고리를 명확히 구분짓고 제언서 형태로 썼더라면 실망이 좀 덜했을지도.


기대했던 내용과 차이가 있어서 부정적인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각각의 챕터를 떼어놓고 본다면 경제전문가로서 다룬 내용들과 정책 비판, 그리고 제언들은 방송을 통해서 일부 접하기도 했지만 한국은행의 역할이나 국가발전방향 수립에 대한 비판 등 의미있는 내용도 많았던 책이었다. 특히 마지막 챕터에서의 K민주주의라는 단어는 처음에는 오글거렸으나 우리나라의 눈치문화를 긍정적으로 재해석한 부분은 매우 신선했는데 '눈치 문화'의 진화가 '사회적 역량social capacity'를 성장시켜 사람들이 스스로 협력을 통해 상호 이익과 공통의 목적을 만들어낸다는 메시지가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일부 종교단체들의 일탈이 '계속' 벌어지고 있긴 하지만 개인주의적 행동을 자제함으로서 방역 모범국가로 인정받고 있고 또 일본불매 운동까지 연장선상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한 부분을 보면서 눈치라는 단어를 다시 보게 되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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