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림과 울림 - 물리학자 김상욱이 바라본 우주와 세계 그리고 우리
김상욱 지음 / 동아시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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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과학의 언어이고 각종 법칙이 등장하는 책인데 이상하게 철학자가 바라보는 세상을 엿본듯한 기분. 알쓸신잡에서 뵈었을때도 조곤조곤(윗사람에게도 쓸수 있는 말일까) 말씀하시는게 매력적으로 들렸었는데 책을 보면서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말투도 글투도 닮고싶은 분. 최소작용의 원리에서는 영화 콘택트(어라이벌)를, 물리학에서의 이중성의 개념이 탄생할 무렵인 1920년대 예술에서는 초현실주의 운동이 벌어지며 공존할 수 없는 개념의 공존하는 그림이 등장했다는 사실을, 중력을 다루면서는 알베르 카뮈의 '전락La Chute'라는 소설을 언급하면서 사실과 서사가 어우러진 설명을 곁들이는데 한편한편 맛깔나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존재 파트에서는 다루어진 빛, 시공간, 우주, 원자, 전자를 해석 파트에서는 최소작용의 원리, 카오스, 엔트로피, 양자역학, 이중성을 관계파트에서는 중력, 전자기력, 맥스웰 방정식, 환원-창발, 응집물리를 마지막 떨림과 울림 파트에서는 에너지, F=ma, 단진동, 인간을 테마로 글을 전개하고 있는데 오래전에 보았던 데이비드 보더니스의 E=mc2이라는 책의 심화편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다만 재미나게 보다가 마지막 부분에서는 화가나기도 했는데 가습기 살균제 사건 관련한 옥시레킷벤키저를 다루며 6년만에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부분을 보면서였다. 옥시의 과학자들은 제품의 유행성을 알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사회적 결과에 대한 과학적 의심을 하지 않아 재앙이 일어난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최근 유사한 SK케미칼-애경산업 사건에서는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기 떄문이다. 기사하나만을 가지고 자세한 상황은 알수 없지만 이 기업 관련자들은 자기들이 만든 제품을 절대 안쓰지 않았을까. 


가장 마지막 문단 몇문장을 옮겨본다. 

'결국, 과학이란 논리라기보다 경험이며, 이론이라기보다 실험이며, 확신하기보다 의심하는 것이며, 권위적이기보다 민주적인 것이다. 과학에 대한 관심이 우리 사회를 보다 합리적이고 민주적으로 만드는 기초가 되길 기원한다. 과학은 지식이 아니라 태도니까.'


세상이 조금 더 합리적으로, 상식적으로 돌아가길 희망하기에 과학적인 사고를 권장하는 이런 분들을 응원하게 된다. 이런 생각을 하며 다시 맨앞으로 돌아오니 띠지에 실린 유시민씨의 한줄평 '김상욱에게 배웠다면 물리를 다정하게 대했을 텐데'이 눈에 띄는데 수포자, 물포자를 양산하는 현 교육시스템이 어쩌면 세상의 발전을 저해하는데 일조하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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