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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도 늙지 않기를 권하다 - 죽기 전까지 몸과 정신의 활력을 유지하는 법
마리아네 코흐 지음, 서유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9월
평점 :
'나이 듬 =늙음' 이 아니라 '나이 듬 ≠ 늙음' 이라니...
나이가 드니까 자연스럽게 늙는다고 생각했다. 예전에 어려보인다는 말이 그렇게 싫었는데 이제는 그 말이 좋아진걸보니 나는 나이가 들었고, 늙었다. 그런데 나이 드는 것과 늙음을 같이 보지 말라는 저자의 말을 보면서 생각이 많아진다. 나는 나이가 들면서 늙음을 선택한게 아닐까?
우리는 대부분 '아직도 증후군(still syndrom)'에 빠져서 이렇게 생각한다. "아직도 정치에 관심이 있으세요?" "아직도 정원을 손수 가꾸세요?" "그 연세에 아직도 매일 일하러 다니세요?" 등과 같이 말이다. 나는 이 '아직도 신드롬'을 내가 내 자신에게, 내 스스로 나를 향해 말하고 있는 나 자신을 깨닫고는 소쓰라치게 놀랐다. 그러니까 스스로 '나이가 들었으니까 나는 하기 어려워, 나는 할 수 없어' 라고 단정 지으며, 나의 한계를 정하고 더 이상의 변화를 추구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나이 든다는 것은 그동안 하던 많은 것들을 더 할 수 없는 '뒷방 늙은이'로 이미지화하면서 이제는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생각해 버리는 것이었다. 어쩌면 이런 생각은 어렸을적부터(?) 자존감 높은 사람이라면 오히려 하지 않을 수도 있을텐데 지금 나는 너무 쉽게 늙어간다는걸 받아들이고 있었다.
-자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능력과 욕구를 알아차리고 나와 남을 위해서 뭔가 할 수 있다는 확신은 나이가 들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삶을 둘러싼 여러 상황들이 변하고 다른 불안 요인들이 우리에게 다가올 때, 자존감은 힘의 원천이 된다.
-젋음에 대한 갈망은 우리로 하여금 노년의 가능성에 대해 눈이 멀게 만들었다 : 사회학자 베티 프리단
내 안의 단단함이 '늙음'을 막아 줄 요인이라는 걸 생각하니 자존감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나는 젊음을 갈망하기보다는 나이들어감을 잘 받아들이는 쪽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러면서 놓친 것이 있었으니 받아들이는게 아니라 하나씩 포기를 하고 있었다는게 더 맞을 것 같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회색 뇌세포 수는 조금씩 줄어들기는 하지만 나머지는 계속해서 탁월하게 지능하기 때문에 학습 능력, 종합적인 판단 능력 그리고 상상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세포끼리 커뮤니케이션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새로운 정보를 입력하고 기억할 때 조금 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니 용기를 가져야 한다.
뭔가를 새로 배우고 익히는데,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데 이전에 비해 습득 시간이 더 소요된다는 느낌이 있었다. 기존에 알고 있는 것을 하는데 어려움은 없지만 새로운 방식이던 새로운 내용이든 뭔가를 새롭게 하는데는 좀 느려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세포끼리 커뮤니케이션 시간이 걸린다는 건 예상하지 못했는데 그랬구나. 그렇다고해서 회색 뇌세포가 기존의 학습 능력이나 판단 능력을 잃는 것은 아니니 더 꾸준히 반복하면서 점진적 접근성을 높여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이의 의견이나 생각을 받아들이는데도 유연하지 못한것 점점 아집이 는다고 생각했는데 그보다는 좀 느려졌기 때문이니까 그것을 알고 완화하기 위한 접근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운동을 꾸준히 하고 날씬한 몸으로 성년을 맞이한 사람들도 40대부터 신진대사가 느려지고 에너지 필요량이 줄어들면서 과체중의 위험에 놓이게 된다. 이 말은 식습관을 바꿔야, 즉 이 시점부터는 칼로리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야만 체중이 느리지만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OMG. 정말 이상하게도 먹는양은 비슷하고, 운동량도 비슷한데도 체중이 꼬물꼬물 늘고 있으며 얼마간의 기간이 지나고 보면 나는 과체중이 되어 있었다. 좀 덜먹어야지 했지만 빠지는건 잘 느껴지지 않으며 현상유지를 하는 것도 어렵다. 칼로리 섭취를 줄이고 소식하는 수 밖에 없구나. 몸이 그런 상태 과체중이 되도록 나아가는 방향으로 에너지를 축적하고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방식으로 먹고 운동해서는 안된다. 기존 먹는 양에 4분의1 정도를 줄이고, 포만감을 느낄 수 있도록 천천히 먹기, 그래서 이렇게 한 달에 1킬로그램씩 감량하기 이것이 내게 주어진 숙제이다. 나이가 들면 무조건 신체활동을 더 열심히 해야 한다. 무리한 운동을 해라는 것이 아니라 산책과 같은 하루 30분 걷기부터 약간의 근력운동은 더 건강하게 나이들 수 있는 열쇠다. 많이 움직이는 것이 가장 좋으며, 운동을 많이 할 수록 혈액 속의 텔로머레이스 비율도 높아지기 때문에 세포가 노화하는 것을 막아준다.
-과학자들은 우리가 두 가지 지능을 가지고 있따고 봅니다. 그중 하나는 지식, 기존 정보에 근거한 추론 능력 그리고 우리가 경ㅇ험을 통해 습득하는 언어적 능력입니다. 이것을 '결정적'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수백 억 개의 지식 방울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빛나는 결정체처럼 만들어지기 때문이에요. 이런 지식은 거의 평생 동안 유지됩니다. 또 다른 유동적 지능은 정신적 민첩성과 새로운 상황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해요. 이런 유동적 지능'은 나이가 들면서 점점 떨어집니다...중략....그런데 이제는 새로운 것을 접할 때 때로는 조금 두렵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과제들을 극복하는 시도가 바로 '유동적 지능'에 도움이 됩니다.
내가 제일 어려워하는 부분이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는 것인데 어쩌면 나는 본디부터 '유동적 지능'이 떨어지는 사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거기에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저하되는 이 유동적 지능을 어떻게든 좀 더 많이 강화하기 위해서 나는 새로운 과제들을 자꾸 더 극복하려는 노력을 해야하고, 잘 안되니까 미리미리 시뮬레이션해보는 시간이 필요하겠다.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은 머릿속에서 시작됩니다. 자기 나이를 애써 잊으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계속해서 자신의 나이를 의식하면서 '난 더 이상 못 해' '더 이상 할 필요는 없잖아' '해서 뭐 해' '제발 날 좀 가만히 내버려뒀으면'같은 생각들로 빠지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예를 들어 당신이 태블릿 컴퓨터나 스마트폰 사용법을 배우기에는 너무 나이 들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새로운 디지털 세상에 적응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을 품지는 마세요. 당신과 나는 아무리 열심히 배워도 이 분야에서 천재 소리를 듣지는 못할것이고, 우리가 도움을 청하면 젊은이들은 의아한 미소를 지어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배워두면 이메일로 손주들의 최근 사진들을 볼 수 있고 필요한 앱들을 다운 받아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어요. 그리고 이 모든 행위들은 회색 뇌세포에도 도움이 됩니다.
-자신을 바라보는 애정 어리면서도 비판적인 시각은 외적으로도 젊음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러지 위해서는 상당한 절제가 필요하고요, 우리가 그냥 자신을 놓아버리고 아무렇게나 산다면 이는 우리 자신을 더 이상 소중하게 여기지 않은 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자기 자신을 잘 가꾸고 관리해야 해요.
엄마가 예전에 내게 나이가 들 수록 옷을 잘 갖춰 입어야 한다고 하신 적이 있다. 비싼 옷을 입으라는 것이 아니라 단정하게 상황에 맞게 갖춰 입어야 한다고 하셨다. 흰면티에 청바지만 입어도 빛나던 그때는 몰랐다. 그 자체로 아름다웠음을... 지금은 정말 흰면티에 청바지만 입으면 추레하기 때문에 뭔가를 좀 더 챙겨 입어야한다. 일단 체형이 그렇다. 상당한 절제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방법의 전환이 필요하다.
얼마 전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면서 40대가 넘은 사람이 이 운동을 하는걸 처음 봤다던가, 위험하니까 하지 말라는 주변의 만류에 내가 한 말이 바로 이거다 "더 나이 들면 못할 것 같아서"이렇게 스스로 한계를 정하다니... 이렇게라도 시작한 것은 잘 한 일이지만 굳이 한계를 정할 필요가 없다. 좀 느리지만 못하는 것은 아닌데 그 느린것을 못 기다리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거다. 며칠 전 처음 벽탈 때와 달라진 나를 느끼면서 스스로 깜짝 놀랐다. 중력이란 중력의 힘을 온통 받아서 나는 과연 다른 사람들처럼 나아갈수 있을까 했는데 신기하게 다음 홀드가 눈에 들어오고, 몸도 이전에 비해 좀 더 벽에 밀착된 삼지점을 잡는 내 모습이 느껴졌다.
나이가 드니까 늙는건 당연해라고 생각했는데 늙는 것을 부정할 필요는 없지만, 잘 늙어가는 것은 중요하고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식습관을 바꾸자. 과체중에서 벗어나고, 배움을 두려워 하지 말자. 나는 잘 나이드는 사람이 되겠다.
나이들면서 포기 하지 말 것.
나이든다고 한계를 정하지 말 것.
나이가 들었다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 말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