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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이 약탈한 정당 - 국민을 가스라이팅하는 거대한 음모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6년 7월
평점 :

어려울 것을 알고 고른 책.
그래도 읽어보고 싶었다.
철학만큼 어려운 정치 이야기를 자발적으로 선택하다니 나 왜그랬을까?
공부하듯 읽어보았다. 책을 끝까지 읽어내려면 그 맘이 필요했다. 그런데 막상 읽으니 굳이 이렇게 굳건한 맘 까지 먹고 읽을 필요가 없단 생각이 들었다. 정치에 문외한 나는 잘 몰랐지만 저자는 그동안 상당히 유명한 정치논객이었던 것이다. 이 책을 선택하면서 실낱같은 희망의 믿음이 한 줄기 있었는데 그건 출판사에게 거는 믿음이었다. 이 출판사라면 제대로(?) 된 저자의 책을 만들었을 것이라는..
두려움을 가득 안고 읽기 시작했던 책은 저자의 말솜씨에 어느새 술술 넘어가 읽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저자는 진보진영에 있다 보수로 이동한 평론가라고 한다. 두 진영의 간극이 매우큰데 이런 변화를 선택한 그 마음이 궁금하다. 아무튼 이 책은 그간 저자가 여러 매체에 기고한 글들을 모은 책이며, 시점 차이로 변화한 것에 대해서는 '덧붙이는 말'로 새로운 사실을 업데이트하거나 코멘트를 했다. 그래서 아주 가끔이지만 크게 이슈되면서 내가 들었던 정치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아.. 맞다. 그때 이런 일이 있었지. 아, 그 일에 대한 건 이런 생각들이 바탕이 된거였구나, 이런 상황이 만들어 낸 거였구나 등으로 이어져서 나의 얕은 정치 지식이 조금 깊어지는 뜻밖의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p.9
기성 정치인들에겐 매우 좋은 것이다. 정치 혐오 덕분에 유력한 경쟁자의 수가 크게 줄어들기 떄문이다.... 정치 혐오는 정치인들의 기득권을 보호해주는 철벽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나는 때때로 우리 삶에 있어 정치가 정말 필요한가 의구심을 가진 적이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어려워서다. 내 주변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리키는 방향과는 딴 방향으로 가는 것 같은데 그게 여론이라 주장하며, 내 삶과는 딴세상 얘기같은, 내 상식과 부합되지 않는 일들, 죄 짓고도 버젓히 활보하는, 불법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일반 국민이라면 분명 잡혀갔을 법한 사안들 속에서도 유유히 이런 법과 상식과는 다른 치외법권지역의 그들만의 세상이 나에게는 정치하는 사람들의 생각, 정치 그렇게 여겨져서다. 결국 이런 이해불가는 무관심으로 방향을 전환하게 만들었다. 가령 어떤 이슈가 생기면 나는 그걸 보고 '또 저러네, 어차피 내가 뭐라한들 내 생각을 표현할 데도 없고, 내 생각이 반영될리도 만무하지...'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무관심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런데 이것이 정치인들이 일부러 사람들이 정치에 무관심할수록 자신의 권력과 꿀을 유지할 수 있기어 만들어낸 것이라고... 세상에나. 그렇게 치밀한 인간들이었어? 그러면서 이런데는 왜 이리 작은거야?
내가 아는 각 정치인들의 이름이 나오고, 그 정치인들의 상황 변화나 모토 변화 이 상황에서 왜 저런 헛소리를 했느냐에 대한 이야기들을 읽다보니 금새 책을 다 읽게 된다.
나도 칼럼 좀 챙겨볼 필요가 있었네. 유튜브를 거의 안보는데 정치가 유튜브로 들어오면서 어떻게 유튜브를 이용하여 여론몰이를 하는지 등에 대해서도 알게 되며 좀 챙겨봐야하나 생각도 들었다.
p.67
"멀쩡한 사람도 예비군복만 입으면 모두 개가 된다"는 예비군복 효과라는게 있다지만, 오늘 날 우리를 괴롭히는 건 유튜브 앞에만 서면 과격한 발언을 일삼게 되는 '유튜브 효과'다. 정치인들의 발언은 다시 언론을 통해 보도 되므로, 그걸 염두에 둔 정치인들이 구독자의 입맛에 맞는 자극적인 발언을 하려고 애를 쓰게 된다.

p.186~7
국민의 힘은 윤석열의 '격노'에 춤을 추는 정당.
윤석열이 아무리 잘못된 길로 간다 해도 견제하기는커녕 최소한의 이의 제기마저 할 수 없는 정당, 그게 바로 국민의힘이었다.
p.188
불법의 경계를 넘나드는 김건희의 '대통령 놀이'였기에 윤석열을 아끼고 윤석열 정권이 잘 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그에게 김건희를 그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는 고언을 했다. 매번 결과는 같았다. 윤석열의 격노와 관계 단절이었다.... 한동훈이 이런 '김건희 리스크'를 정면으로 대응한 것은 옳았지만, 윤석열의 극대노에 그만 맥없이 주저앉고 말았다. 국민의힘의 참패로 끝난 4ㆍ10총선은 속된 말로 '윤석열이 말아억은 선거'였다.
아오 속터져. 일국의 대통령이라는 작자가 도대체......................저정도의 판단력도 없단 말인가.
p.301
팬덤 정치의 본질은 권력게임이다 .... 이젠 아무런 권력이 없는 문재인과 친문 정치인을 추앙하는 건너무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정치 팬덤의 속성이다.... 이재명의 정치적 미래가 사라지는 순간 이재면ㅇ은 쉽게 잊히는 존재가 되리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개딸의 행태가 바뀌지는 않을 겁니다. 예를 들어 대깨문은 사라졌지만 개딸이 나왔잖아요? 다른 인물이 나타났을 때 그쪽으로 몰려갈 가능성이 큽니다....새로운 기회가 오면 길 잃은 사람들을 선점하려는 거죠. ... 그게 게임의 법칙이다. 팬덤의 정치적 지도자 역할을 하는 김어준을 보라. 그는 문빠의 지도자였지만, 지금은 개딸의 지도자가 아닌가? 정치팬덤이 중요하게 여기는 건 '권력감정'이다.

p.302~304
지금 우리가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편가르기'의 광기가 지배하는 사회에선 정치의 목적은 '반대편 타도'로 전락고 만다. 잘못된 모든 것은 '반대편 탓'으로 돌리고, 우리 편에 대한 내부 비판은 무조건 '배신'과 '변절'로 매도하는 광란의 수렁에선 안온한 소속감과 만족감을 제공하는 진영과 팬덤의 힘을 믿어야 한다.
"정치적 효능감을 극대화하는 가장 효과적 방법은 '적'을 만드는 것이다. 적을 향한 분노를 표출할 때 효능감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정치인의 과제는 끊임없이 적을 만들어내는 일이 됐다....중략... 민주당이 '내란 척결'에 정말로 성공한다면 진짜 곤란해지는 쪽은 민주당일 것이다. 어떤 적이라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팬덤을 저지할 방법도 대안도 없는 상태에서 팬덤정치를 비판하면 기존 팬덤의 기득권만 강화해주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정치 무관심이야 말로 정치인들이 바라는 바다. 정치는 권력과 돈의 젖과 꿀이 흐르는 곳인데 왜 그걸 이미 망가졌거나 망가질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들만이 독식해야할까?
역시나 정치는 어려운 것이 맞았다. 그리고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도 맞았다. 그렇다고 무관심하고 방치해서는 안된다. 내 작은 한표가 모이고 모여서 의미를 표출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심하지 말자. 우리 정치를 포기하지 말자. 내가 살고 있는 내 나라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