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트렌드 - 세상의 룰을 바꾸는 특별한 1%의 법칙
마크 펜, 킨니 잘레스니 지음, 안진환 외 옮김 / 해냄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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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두께와 양장의 무거움 때문에 이 책이 어려울 정도는 아니라도 어느정도 무게가 있는 내용일 줄 알았다. 근데 이런, 이렇게 가벼운 내용이었다니. 고맙다.

게다가 여기에 등장하는 내용들은 심심풀이땅콩처럼 읽어제끼기에 적당한 것들이다. 너무 미국적이고 들어있는 수치자료들도 모두 미국의 경우라서 좀 실망했지만. 이정도면 뭐 꽤 괜찮다.

우선 서양세계에서 잘 들어맞는 내용이라는 점이 안타깝긴 하지만 한국이라는 나라에서도 앞으로 잘 맞아떨어질 것 같은 부분들도 많다. 가령 부르주아계층과 파산하는 계층으로 극단적으로 나뉘어 중산층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과 무시당하는 아빠들, 카페인광, 살인이 유행처럼 변지는 사회, 젊은 뜨개질족, DIY 닥터족, 사회적 별종들에 대해 말하는 것이 그렇다. 또한 테크파탈이라든가 익스트림 통큰족, 미니 종교, 하드코어 지저분족(이외수가 생각났다 ㅋ), 태양혐오족, 스테인드글라스 청장 파괴족 같은 재밌는 말들이 계속 등장해서 너무 재밌다.

근데 문제는 이런 애들을 공략해서 뭘 해먹겠다는 건가라는 거. 이런 소수민족(?)들을 공략해서 트렌드를 읽고 돈벌어먹으라고?! 돈도 안되고 트렌드 파악도 왠지 전혀 안 될 것만 같은 그냥 재미로 읽으면 딱좋은 트렌드서다. 음. 재미는 보장한다. 그러나 트렌드와 마케팅적인 접근을 시도한다면 노우, 말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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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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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를 다시 읽었다.

 

처음 읽었을 때는 마치 장르소설을 읽듯 사람들끼리 먹고 먹히는 장면(물론 직접적인 묘사는 없지만)과 식량을 찾아 헤매다 벙커를 찾아 실컷 맛있는 것을 먹는 장면에서 게임을 하는 것처럼 흥미롭게 읽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읽다보니 이 작품이 정말 심오한 상징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든 시계가 1시 17분에 멈춰있다고 했는데, 이건 성경의 요한계시록에 있는 모든 세상이 멸망하는 부분인 1장 17절이며 1장 18절부터 다시 새로운 희망으로 세계가 다시 열린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며(!) 뒷부분에서 우연히 길에서 만나는 할아버지의 이름이 엘리라는 건 엘리야를 뜻한다는, 놀라운 사실들을 하나하나씩 알아가기 시작했다.

 

와, 이거 장난이 아니구나. 싶다가도.

다시 글을 읽다보니 지금 막 3살이 된 나의 조카의 부드러운 살결에서 느껴지는 형언할 수 없는 그 느낌이 살아났다.

 

로드의 띠지를 벗겨보면 작은 아이와 큰 남자의 실루엣이 거칠게 그려져있다.

 

아이를 낳아 기른다는 것.

이것은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

혈육이라는 것.

이것은 얼마나 희생의욕을 불러오는 것인가.

 

나는 아버지의 손에서 자란 막내딸이었다.

거친 아빠의 손을 잡고 입학식에 갔고, 아빠가 싸준 도시락을 갖고 학교에 갔다.

이제는 머리가 거의 벗겨지고 흰머리가 더 많은 아빠지만 어릴적 잡고 걸었던 길에서 느꼈던 그 따스함과 든든함은 아직도 생생하다. 이제는 함께 있어도 말이 없는 부녀지간이 되었지만 어릴 때 그 든든하던 아빠의 모습은 내 머릿속에 남아있다.

 

 

한 아이의 손을 잡고 걸어본 사람은 안다.

그 손의 연약함과 부드러움이 자신에게 어떤 희망이 되는지.

그리고 든든한 아버지의 손을 잡고 걸어본 사람은 안다.

그 손의 따스함과 든든함이 자신에게 어떤 안정이 되는지.

 

로드는 말 그대로 아이와 아버지의 사랑에 대한 스토리를 상징적으로 써내려간 소설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거친 세상 속에서 마지막 하나 남은 희망은 혈육이라는 것.

그 혈육은 내가 세상을 떠나도 계속 살아 갈 것이라는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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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원,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 - 자연의 재발명 동문선 문예신서 199
다나 J. 해러웨이 지음, 민경숙 옮김 / 동문선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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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흐흐흐.

이 책을 산건 나의 허영 때문이었다.

역시 책을 좋아하면 가난해지게 된다. 게다가 이런 서적들은 너무 비싸. ㅜㅡ

인문학이 가난을 없앨 수 있다고 말한 서양의 그 교수의 말은 서양에서만 통하나보다.

책 좋아하는 내 친구들은 하나같이 다 가난하더라.

눈치 빨라 대기업에서 큰 연봉받고 사는 애들이 책 한 권 어디 제대로 읽고 사는 눔 하나 본 적이 없다. 역시나. 흐흐. 그래도 난 책 살겨.

너무 어렵다. 부적절해진 타자들을 위한 차별정치학에 대한 내용이다. 여기서 여자와 유인원, 그리고 사이보그는 하나 하나의 새로운 생식체계로서 그 시대에 따라 논쟁속에 뛰어든 포식자의 딸들에 대한 역사와 논쟁, 헤게모니 등을 담고 있는 말로 풀이된다.

이 책을 산 이유는 사실 가장 미래의 생식체계 중 하나인 사이보그에 대한 매력적인 내용 때문이었다. 이불이라는 예술가가 항상 만드는 사이보그라는 작품들은 모두 딱딱하고 뾰족한 가슴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이미 모성을 잃은 고철덩어리가 된 여성성을 의미한다. 하지만 여성들은 점차 전사화되어 가고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유인원에서 여자, 그리고 사이보그로서의 변화를 꾀하게 된다. 사회는 점차 많은 것을 원하게 되며 이는 여성들에게 점점 더 부적절해진 타자가 되어가는 것이다.  

또한 사이보그라는 언어자체가 삶과 죽음에 대한 투쟁이지만, 과학소설과 사회적 실재 사이의 경계는 시각적 환상일 뿐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또한 신화적 시기인 20세기말(이 책이 그때 쓰여졌으니)에 위치한 우리들은 모두 기계와 유기체의 이론화되고 제작된 잡종인 키메라라고 선언한다. 사이보그가 유토피아적이라고 생각한다. 사이보그는 유기적 가족을 모델로 하는 공동체를 꿈꾸지 않기 때문이다. 당연히 갈등도 없고 감정도 없다.

근데 진짜 그렇게 되면 좋겠지만 아직도 이 세상의 여자들은 사이보그가 되긴 글러먹은 듯하다. 어쩜 다들 이렇게도 감정적이고 유인원스러운지. 조물주가 여자를 만들 땐 감정이라는 양념을 너무 많이 넣는 것 같다. 그래서 차별받는지도 모르겠다. 예술가들이 힘겹게 사는 것처럼. 

이런 책을 읽는 애들이 가난해지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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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박정희 특가 세트
시대의창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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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나는 야망에 쩔어있는 사람들이 너무 무섭다.

박정희가 바로 그런 사람의 표본이며 그렇게 야망을 가진 자가 능력까지 있으면 이렇게 더 무서워지게 된다. 왜 한국사람들은 목소리 크고 카리스마 있는 놈들에게 약하게 구는걸까.

군대를 모두 다녀와야 하는 나라의 실정이 영향을 미치는 것도 같다. 대학교 2학년 쯤되어 이제 말랑말랑한 뇌가 이제 슬슬 자리를 잡아가고 있을 때 나라는 고집불통 대화단절 상하관계와 명령이 최고의 가치로 일컬여지는 단체로 보내버린다. 군대에서 사람들은 그렇게 길들여져간다. 상관의 말을 듣지 않으면 군대에서 죽음에 당할 수도 있다. 목숨과 명령은 같은 것이다라고.

예전에 샀던  <대한민국은 군대다>라는 책은 제목 때문에 산건데 알고보니 그냥 논문이라서 아직도 읽지 못하고 책장에 고이 꽂혀있지만 그말이 너무 맞는 것같다.

박정희가 군인이었기 때문에 그당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쉽게 명령에 따라야했고, 덕분에(?) 우리나라는 큰 성장을 하기는 했지만 다 부실성장이었고 힘없는 서민들이 죽어나갔다.

아직도 우리 아버지는 박정희를 너무 좋아하신다. 그 모습에 나는 딴지를 걸진 않지만 나는 야망이 비도덕적으로 큰데 능력까지 많은 인간들을 혐오한다. 그들이 한국을 계속 망쳐가고 있기 때문이다. 멍청해서 그런걸까. 도덕성이 부족해서 그런걸까. 특히 명박이 같은 놈들. 무서워무서워무서워.

쥐박이 잡고 싶다. 탁. 눌러서.  

이 만화책 읽고 무서워서 잠을 못 잤다. 우리나라가 다시 그때처럼 야만의 국가로 돌아갈 것만 같아서. 난 거꾸로 매달려서 콧구멍에 애들이 짬뽕국물 부어버리기 전에 다 굴복할거 같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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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안도현 지음 / 창비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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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집배원의 시배달을 받고 있던 나는 이메일로 받아볼 때와는 다른 더 따뜻한 느낌을 받았다.

안도현 작가의 따뜻한 표정만큼이나 이 책에는 따뜻한 위로가 될만한 시들이 많다.

함민복 시인의 눈물은 왜 짠가는 왜 읽을 때마다 눈물이 나느지 모를 정도로 좋아하는 시다.

김경주 시인은 그다지 좋아하진 않지만 가끔 괜찮은 시를 얼떨결에 쓰는 것 같기는 하다. ㅋ

김남극 시인의 첫사랑은 곤드레 같은 것이어서라는 시는 참 좋다.

이병률 시인의 시는 어쩜 그리도 세련된건지, 나이가 좀 의심될 정도로 현대적이다.

황지우, 정양, 허수경, 고은, 남진우, 김기택... 요새 사람들이 좋아하는 시인의 시는 여기에 대부분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가장 좋은 건 뜨뜻한 안도현 작가의 그 걸걸하고 솔직한 시에 대한 풀이다. 그냥 어려운 시는 어렵다고 하고 막나가는 시는 막나간다고 말한다. 독자가 느낄만한 걸 미리 추측하고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건 아니라고 이야기해주셔서 너무 고맙다.

좋은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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