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열전 - 나무에 숨겨진 비밀, 역사와 한자
강판권 지음 / 글항아리 / 2007년 6월
장바구니담기


어두운 사무실에서, 한 컷.
나무 목자가 당당하게 자태를 뽑낸다.

강판권교수, 그는 시인 이성복이 시로 노래했듯 잔잔히 웃으며 나무 이야기를 들려주러 우리에게 온 나무인지도 모른다. 해맑게 웃는 교수님.
"언젠가 그가 말했다. 어렵고 막막하던 시절 나무를 바라보는 것은 큰 위안이었다고. 그것은 비정규직의 늦은 밤 무거운 가방으로 걸어 나오던 길 끝의 느티나무였을까.
우연히 그를 보기 전에는 그가 있는 줄을 몰랐다. 어두운 실내에서 우연히 커튼을 걷으면 거기 나무가 있듯이. 그는 아무에게도, 그 자신에게도 짐이 되지 않았다.
나무 이야기를 들으러 갔다가 이윽고 나무가 된 사람."

죽일 살자와 개 구자의 한자가 만나서 만들어진 살구나무. 살구열매의 씨가 개를 죽인다고 지어진 이름이란다. 이런 이름의 속뜻이 있었다니... 놀라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성당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구판절판


샛노란 양장본 카버의 신간이다. 먹음직스럽다. 덮쳤다. 얌얌.

카버아찌. 폼잡는 이 사진 좀 많이 멋있다. 이 사람 글 쓰는 거 외엔 별재주 없었다던데... 이렇게 세련되게 단편을 스냅사진 찍듯 쓰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내가 가장 가슴이 먹먹해졌던 단편,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제목이 김연수 작가가 지은 게 티가 난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과 느낌이 비슷하다. 둘 다 가슴이 설레는 스타일이라고 해야할까 우유부단하다고 해야할까. 글은 우유부단하지 않고 냉철하게 판단내리지만 그 사이사이에 균열에 부드러운 초록이끼 같은 배려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충돌을 메워준다.

얇은 실선으로 그려진 일러스트도 흐물거리듯 무너져버릴듯 현대인의 외롭고 씁쓸한 마음을 어루만져달라고 낮은 소리로 외치고 있는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Q & A
비카스 스와루프 지음, 강주헌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낯선 인도소설. 지금까지 30여 개 언어로 번역된 세계적 베스트셀러 ’Q & A’ 라기에...
조금만 읽어보려고 했는데 서점에서 50페이지나 읽어버렸다. 그리고 온라인으로 바로 구매.ㅋ

굶주린 사람처럼 꿀꺽하고 단숨에 다 읽어버렸다.

아, 이렇게 재밌고 흥미진진하며 휴머니즘이 담긴 소설은 실로 간만이다.

인도소설이 이런 재미를 갖고 있었다니...

중국소설이 한때 유행해서 보긴했으나 난 허삼관매혈기 빼곤 별로 안 맞았다. 하지만 이건 매혈기만큼이나 너무 재밌다!! 티비보다 재밌는 책!! 

진짜. 강추.

 외교관으로 일하는 비카스 스와루프라는 작가는 확실히 중요한 교훈을 던진다. 제도적으로 습득한 정보가 단순히 중요한 게 아니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 낙천성,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인간애, 용기를 잃지 않고 양심을 지키려는 의지’가 인류의 생존을 지키는 귀중한 지혜라는 것.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9-02-18 1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빵빵빵, 파리
양진숙 지음 / 달 / 2007년 12월
절판


정말 예쁜 책

사진 하나하나, 이병률 시인의 감각이 담겼다.

화려한 디자인

햇살이 비스듬히 비치는 책상에서 읽으면 최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밀의 계절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
도나 타트 지음, 이윤기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런 지식에 대한 열정.

젊은이들의 비밀모임.

디오니소스의 절정에 대한 호기심.

아스라한 작가사진에 대한 호감.

언뜻 언젠가 초등학교 때 몰래 빌려보았던 호러영화의 스토리인데. 글로 표현하는 수준은 마치 카이스트 드라마의 인물들을 빌려와 헐리우드에서 세트장을 만들고 데이비드 린치 감독이 메가폰을 쥔 형상이다.

젊을 때는 그렇지. 다른 사람과는 아주 다르고 잘났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그렇지. 지식에 광폭하게 자신을 몰아가고 자존심을 끝까지 지키고 싶어하는 이들은 그렇지. 라고 뭔가에 계속 공감하게 된다. 나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들인데도 그들의 금지된 로망에 대해서는 뭔가 동화되고 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