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당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구판절판


샛노란 양장본 카버의 신간이다. 먹음직스럽다. 덮쳤다. 얌얌.

카버아찌. 폼잡는 이 사진 좀 많이 멋있다. 이 사람 글 쓰는 거 외엔 별재주 없었다던데... 이렇게 세련되게 단편을 스냅사진 찍듯 쓰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내가 가장 가슴이 먹먹해졌던 단편,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제목이 김연수 작가가 지은 게 티가 난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과 느낌이 비슷하다. 둘 다 가슴이 설레는 스타일이라고 해야할까 우유부단하다고 해야할까. 글은 우유부단하지 않고 냉철하게 판단내리지만 그 사이사이에 균열에 부드러운 초록이끼 같은 배려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충돌을 메워준다.

얇은 실선으로 그려진 일러스트도 흐물거리듯 무너져버릴듯 현대인의 외롭고 씁쓸한 마음을 어루만져달라고 낮은 소리로 외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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