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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트 - 세계 금융시장을 장악한 수학천재들 이야기
스캇 패터슨 지음, 구본혁 옮김 / 다산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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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듣는, 책 제목이기도 한 ‘퀀트(quants)’는 계량분석가(quantitative analyst)의 준말로 전통주식투자자가 경영진의 능력, 신규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따질 때, 고도의 수학, 통계 지식을 이용해 투자법칙 찾고 컴퓨터로 프로그램을 구축, 이를 토대로 투자를 행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퀀트는 20세기 금융 역사를 호령했던 베일에 싸인 천재들에 관한 이야기이자, 경제쇼크와 금융시장 붕괴의 원인이 된 그들의 활약상이다.  시장붕괴의 원인이라고 하지만, 워낙 뛰어난 천재들이다보니 이들을 원망하는 마음보다는 몰랐던 퀀트들의 존재와 그들의 흥망성쇄를 통한 재미와 세계금융시장에 대한 지식이 좀더 넓어지고 몇가지 나름의 의문을 제기할 수 있었다. 또한,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인 금융붕괴 원인을 현상과 이론을 통해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중심에 있었던 인물들과 그들이 만들어낸, ‘가격을 매길 수 없던 새로운 금융상품’을 통해 섬세하게 또한 흥미롭게 이끌어간다는 점이다. 돈이 될 수 있는 모든 헛점을 노려 상품을 만들고 돈을 끌어모으는 천재들의 이야기, 논픽션으로 읽는 경제책의 재미를 퀀트를 모두 보여준다할 수 있다.  


수학천재가 블랙잭 도박 카지노에서 절대 이길 수 없다는 명제에 도전하여 승리를 거둔 뒤 세계 최대 카지노 월스트리트로 옮겨가 어떻게 흥하고 망하기를 거듭했는지 소설책을 읽듯 재미가 있다. 최대의 도박시장 월스트리트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책 전반을 지배하는 어려운 경제용어가 다소 걸림돌이 될 수 있으나, 이야기 윤곽을 파악하는 데는 어려움은 없다. 물론 경제용어와 헤지펀드 등 금융상품에 대해 더 잘 안다면 더 큰 의미를 잡아낼 수 있겠다. 나는 금융상품에 대한 이해가 낮으므로 인물과 이 책을 읽은 뒤 드는 의문으로 리뷰를 하고자 한다.  



다음은 시카고에서 시타델을 운용하며 베르사이유 궁전에서 결혼식하고 이직률은 높아도 정전되어도 돌아가는 프로그램으로 헤지펀드의 보육기관으로 불리는 시타델을 운용한 켄 그리핀이다.  


그에 반해 이론상은 멋진 트레이딩 모형을 만들었지만 실적을 거두기까지 다소 긴 시간이 필요했던 기업에는 더 이상 도전과 꿈을 가질 목표가 없어 관심을 음악에 돌렸다는 뉴욕에서 활약한 피터 밀러도 특히 애정이 간다. 수학적 천재였지만 사랑하는 여친의 변심을 걱정하며 정서적 파탄을 보이는 그가 매우 인간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초반 예기치 않은 실적 발표 등의 조치가 있을 때는 완전히 트레이딩을 중단했지만, 어느 순간 기계를 신뢰하게 되었다는 대목에서는 웃음이 터진다.   


퀀트로 고용된 프로그램밍은 못하는 터들이 Y만 누르고 ENTER 누르지 않아,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는 에피소드를 보면 정말 인간보다 기계가 나은가하고 씁쓸한 미소가 번진다. 한 국가의 주식시장 측정하는 주가장부가치비율을 구축한 애스네스팀의 대목에서는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대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고 만들어 냈는지. 덕분에 시장의 머니그리드는 개인이 파악할 수 없게 더욱 복잡해 졌다. 


이 책을 읽고나면 주식과 펀드 투자자로서 몇 가지 의문과 고민에 빠진다. 


첫째, 수학과 통계에 의한 투자가 정말 가능한가라는 점.(성공한 사례가 이렇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믿기지 않는다) 둘째, 한 인간이 컴퓨터 프로그램을(어머어마한 자본력과 더불어) 이길 수 있는가라는 점(물론, 인간이 만든 프로그램이지만) 셋째, 복잡한 수학과 통계를 거친 상품에(그것도 가치 매겨지지 않는 금융상품) 우리는 너무 섣불리 투자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점이다. 


나름의 결론을 내자면, 도박판 주식시장에 한 개인보다는 집단이(물론 운영사가 더 번다), 비교적 짧은 시간이라면 가치보다는 수학과 통계로 이뤄진 프로그램이 더 효율적이지 않는까라는 다소 소심한 결론에 이른다. 어디 천재들과 싸울 수 있겠는가. 시간과 싸운다면 모를까. 


시장붕괴로 퀀트들은 다소 풀이 죽었다. 또한, 붕괴 원흉인 부채담보증권이 사라지고 신용위험스왑 거래도 줄었다. 그러나 최근 시장변동성과 유동성을 노린 다크풀(특히 극초단타트레이딩 시스템, 기술보다 속도로 시장을 이기는)이 유행하고 있다. 클릭 속도에 당해낼 재간이 있을까. 게다가 시장 붕괴로 엄청난 손실을 겪은 월스트리트 닌자(보이지 않게 돈을 끌어모으는 퀀트)는 짧은 기간 내 이익 실현을 내지 않으면 뒤도 안돌아볼 투자자들 때문에 전보다 더 굶주려 있고 조급하다.  

과연 내가 혹은 당신이 그들의 먹이감이 되지 않으리라고 어떻게 단정지을 수 있을까.
그간 내가 배불리 먹인 닌자들이 어찌 없다 할 수 있을까. 


월스트리트 하이에나 닌자, 그들이 몰려오고 있다. 


* 본 도서는 경제/경영분야 알라딘 서평 9기로 활동하며 지원받은 책입니다.

가장 주목을 끄는 인물은 MIT 수학강사로 카지노에 도전해 컴퓨터를 이용해 개발투자 전략을 짜고 새 금융상품을 창조한 퀸트들의 대부 에드 소프다. 카지노 승률에 의문을 품었다는 것, 월스트리트를 상대로 그걸 시험해 본 그의 도전과 배짱에 그의 천재성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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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경제교과서 - 한 권으로 끝내는 대한민국 경제사

교과서라는 말은 가당찮다. 재미있는 이야기 경제사라면 모를까.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숨겨진 한국 현대 경제사를 한 권에 담았다. 경제사지만, 연도는 없단다. 암기하지 않아도 되니 안심된다. 시대적 인물과 상황, 분위기 등 에피소드를 통해 이야기를 펼친다하니 제법 구미가 당긴다. 한국경제 성장의 저력을 보여줬다는데 저력뿐만 아니라, 그 빠른 성장 과정이 불러온 현재의 불편한 진실도 알아챌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정진홍의 사람공부  


그래, 뭐니뭐니해도 머니가 아니라 사람, 그 사람에 희망을 걸어야할 시대다.

10년간 500명의 사람을 공부한 성찰의 기록을 만원 정도에 살 수 있다는 건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고 사치다. 이름과 작품은 알았지만, ‘사람’으로서 잘 몰랐던 부분을 책에서 만나본다. 과거 타인의 삶의 궤적은 앞으로 내가 살아야할 인생의 지표가 된다. 사람 공부를 하다보면, 최고의 인생의 멘토를 만날런지도 모른다.




 

 

퓨처 마인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언제부턴가 전화번호나 노래가사, 길을 기억하지 않는다. 기다림도 없다. 좋아진 걸까. 글쎄. 어느 순간 손으로 글을 못 쓰고, 긴 길은 더더욱 못쓰고 깊이 생각하지도 않고 검색에만 능한 뇌가 되었다. 급변하는 정보화 디지털 시대 개인과 조직의 조급한 단타 사고방식으로의 변화 문제점을 분석하고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고민한 책이다. 디지털 문화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 뿐만 아니라, 그 대처방안을 제시하다. 죽어가는 뇌, digital diet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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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의 배신 - 시장은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
라즈 파텔 지음, 제현주 옮김, 우석훈 해제 / 북돋움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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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영국 런던 출신 농민운동가의 <경제학의 배신>(원제 The Value of Nothing)은 자유시장주의의 폐허와 실패 인정을 통한 우리가 진정 만들고 싶었던 사회, 그걸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이고 윤리적인 이야기다.
 

시장만능주의의 정체, 복지 아닌 이윤추구

가치를 가격으로 환산해 소비자와 공급자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돕는 시장, 자유시장주의주의는 기업과 정부의 어떠한 간섭도 배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2008년 금융시장이 붕괴하면서 혼란에 빠졌고, 급기야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장 그린스펀은 시장구조의 결함을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경제학의 배신>은 시장만능주의에 대한 실패의 인정, 그리고 근본적 대책을 찾으려는 노력. 그 새로운 방안에 대한 모색이다. 제목이 본문의 내용을 충분히 드러내지도 못한 감이 있다.  


첫 번째 전제는 이렇다. 시장은 욕구 충족을 위한 거래가 아닌, 이윤추구를 위한 거래공간이 되었다. 시장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은 힘있는 이윤 추구자들의 정치에 놀아난다는 것이다.  이윤추구라는 인간의 이기적 본성으로 기인한 시장은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없도록 부추긴 절대적인 경제결함이다. 


기업의 이윤추구의 문제, 장기적 공적 비용(사회, 생태적 비용) 간과

막대한 이익 추구를 위해 파생 비용을 사회에 맡기는 기업, 세계화를 빙자해 자원 약탈하고 오염발생 산업 수출하면서 오존층 파괴하고, 산림벌채 등 생태적 손실은 빈곤국에 전가한다. 저자는 200달러짜리 햄버거가 사회 생태적 비용 간과한 4달러 햄버거 되는 제품 가치를 제대로 반영 못하는 단기적 이윤추구의 시장 가격에 주목한다.

또한, 기업의 특성과 미국정신의학회의 정신 장애 진단 편람 비교하며, 많은 기업이 정신병질 특성을 가진다고 주장한다. 법적 체포행위, 거짓말을 반복하고 개인의 이익을 위하고 단기의 이익을 위해 장기적 희생을 간과하며, 타인의 행복을 침해하고, 최대한 법을 위반하는 등을 열거한다. 한국에서도 많이 본 대목이다.  


시장에 적절한 규제와 관리 필요인식, 누가,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에 대한 대안 제시

저자는 또 민주주의의 환상을 이야기 한다. 정당정치, 대의정치, 투표권 행사가 민주주의를 향한 국민의무의 전부인가 반문하고 모든 이가 발을 담가 변화를 만들어 내는 정치가 보이지 않는 손이 시장을 휘두루지 않고, 인간에게 필요한 시장으로 제대로 돌아가게 하는 힘이라고 말하며, 세계 속 자신의 권익과 지속가능한 삶의 연속을 위해 느리지만 변화를 추구하는 다양한 집단을 소개한다.

그는 일례로 지속가능 영농 지원하는 라 비아 캄페시아, 종자은행 만든 인도 안드라 프라데시의 데칸개발공동체, 공립교육 확대한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레.. 판자촌 거주민들이 집에서 쫓겨나지 않을 권리 등을 소개한다. 

모든 이가 참여하는 느림의 정치, 더불어 사는 삶, ‘가치’로의 복귀

책이 궁극적으로 제시한 대안은 공유지의 발견과 대항운동이다. 공유지는 식민지 개척 이전 누구나 출입하여 과실 식량 가져갈 수 있는 공공의 땅, 대항운동은 개인의 권리 가질 권리를 되찾으라는 주문이다.

그가 제시한 대안을 요약하면, 인간이 이기심 뿐만 아니라 이타심과 공정성의 욕구 또한 갖고 있으며 그 본성을 통한 ‘가치’ 중심적 사회로의 복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핵심이다. 사유재산권 인정에 대한 풀이도 유독 기억에 남는다. 사유재산권은 평등과 지속가능한 삶 유지를 위한 수단이다. 행복은 행복자체의 추구에 있지 않고 더불어 사는 삶, 행복을 추구하는 과정을 통해 이룰 수 있다. 나아가, ‘정치’를 외면하지 않고 우리 스스로 민주주의를 구현하려고 동참할 때 비로소 이뤄진다.  

누군가를 돌보아야 같이 행복해진다  


돈 때문에 죽어야 할 경제적 고통은 없어야 한다. 돈의 중요성에 더 많이 응답한 자일수록 삶의 질은 더 낮았다. 기본적인 수준을 넘어서면 경제성장이 더이상 국민의 평균 행복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경제와 시장에 대해 되돌아 볼 대목이다. 욕구나 욕망 아닌 복지를 위한 필요를 충족시키는 사물의 실제 가치를 찾는 능력을 갖추는 것(좋은 삶, 행복에 관한 고대 그리스인의 정의), 나누는 과정을 통해 행복해진다는 걸 깨닫는 것, 세상의 흐름에 방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권리를 찾아나서는 것, 그것이 잘못 매겨진 가격의 삶에서  ‘가치있는 세상’으로 환원시키는 느리지만 가장 흔들리지 않는 바람직한 길일런지 모른다. 하긴 이윤지향적 시장에 대체 무엇을 기대할 수 있단 말인가.
 

경제에 관한 이야기지만, 어떻게 살 것인가. 행복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철학적이고 도덕적인 책이고 강경한 필체가 느껴진다. 더불어 경제학 등 전문용어를 사전처럼 중간중간 알기 쉽게 소개한 것이 장점이고, 각장이 들어가기 전 철학자와 경제학자들의 잠언같은 짧은 글을 읽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책을 읽고나면, '시장은 아무 것도 주지 않는다'가 아니라, '현재의 시장은 우리의 삶을 황폐화하고 있다'는 사실에 눈뜬다.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저렴한 가격 뒤에 숨은  '생태적 비용'과 기업의 실체를 낱낱이 들여다본 것도 큰 수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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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파산하는 날 - 서구의 몰락과 신흥국의 반격
담비사 모요 지음, 김종수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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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미국이 파산하는 날, 한국인들에게 경각심 일깨울 최선의 제목

파격적인 제목이지만, ‘바람’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다양한 시나리오’다. 한 번도 상상해보지 않았지만, 미국경제가 바탕인 한국인들은 누구나 한번쯤 미뤄 예상해 봐야할 일. 미국 경제의 흥망을 판가름할 잘못된 경제 정책, 문화, 소비는 다만 미국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최빈국 태생 순수 아프리카인의 서구경제학 몰락과 신흥경제국의 부상에 대한 통찰력은 아주 면밀하고도 날카로워 매 장마다 감탄하는 책이다.

원제 「어떻게 서구는 길을 잃었는가(How The west was Lost)」는 책 내용에 정직한 제목, ‘미국이 파산하는 날’이라는 한국판 제목은 한국인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최선이 제목이었다. 

세계 속 서구 주도권 어떻게 어디로 이동하나?

이 책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비롯된 미국과 서구 자본주의가 지난 500년 동안 이어온 세계 속 서구의 주도권이 통째로 날아갈 위기에 처했다고 보고, 그 몰락의 과정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몰락할 수밖에 없는 정치, 경제적 상황은 반대로 신흥경제국으로의 세계 경제중심축이 이동할 수 있다는 예측에까지 이르게 된다.

이 신흥경제국에 안타깝게도 ‘한국’은 빠져있다. 그 이유는 책에서 굳이 밝히지 않지만, 한국의 경제모델이 미국을 모델로 하기 때문이다. 책에 소개된 몰락해 가는 미국의 현주소에서 한국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발견하는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

필자는 이 책을 파산해 가는 미국이 되살아나길 바라는 한가닥 희망으로 쓴 듯하다. 책 후반부에 소개된 4가지 시나리오에 따르면. 그러나, 이 책의 정수는 무엇보다 몰락해 가는 미국과 서구의 몰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대한 분석에 있다.
 

자본, 노동, 생산성의 잘못된 분배가 원인
저자는 경제성장 3대 요소인 자본, 노동, 생산성의 잣대를 갖고 성패의 원인을 파헤친다.  

전쟁으로 번성한 미국의 원동력이 실제 자본과 노동에 있었다고 시작하는 책은 자본의 정의가 결코 정의될 수 없는 것임을 언급한다. 그리고 주식청구권자와 부채청구권자간의 이해관계가 어떻게 다른지 분석하고 자본의 잘못된 분배의 단적인 예를 보여준다. 주식청구자는 기업가치의 변동성이 커지는 것, 즉 빚을 내서라도 위험한 선택과 성장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시장에서 주택소유자는 마치 주식청구권자의 역할을 한다. 이로써  주택소유 장려정책이 투기로 전략한 주택시장을 보며 선의의 정책이지만, 잘못된 자본의 분배가 어떠한 위험을 낳는지 일목요연하게 짚어준다. 그녀는 주택이 살기 위한 거처가 아니라 투기의 대상으로 바뀌는데 주목한다. 경제성장의 척도는 사람들이게 필요한 것들을 낮은 가격에 공급하는 것이지만, 유독 주택만은 제외되어 왔다. 주택도 신용카드로 빛 권하는 사회, 부채는 중독상태에 이르렀다. 번 것보다 더 많이 쓰게 하고 소유권과 실제 가진 것을 혼동하게 하는 사회, 기업은 부채보유자들이 주식보유자들이 무분별한 위험 추구를 관리하도록 하는 핵심적 의무를 다하고 있지 못하며 은행도 돈을 빌려줘 이윤을 남기고 있고 기업 역시 자기배를 불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신흥국들이 국부펀드를 발행해 이익배당금 소수 귀속되지 않고 국가 전체의 이익을 위해 배분한다는 것과 대비된다.

분배의 문제는 잘못된 노동력 배분에 이른다. 특히 노동이 생산적 산업보다 서비스 부문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동하고 국제적인 이동을 규제하는 법망이 엄격화되고 있다는 것은 경제성장에서 경계할 일이라 말한다. 인구통계와 노령화는 노동의 양과 질을 떨어뜨리고 제조업에서 서비스업 순으로 신흥국에게 넘겨주고 있는 일자리도 염려한다. 서구는 제조업의 실패로 R&D분야 투자에 집중했지만, 그러나 그 역시 공학과 과학, 기술 분야의 고등교육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의료비가 증가하며 석유에너지에만 의존하는 미국을 경고한다.  

신흥국 어떻게 번창하는가
신흥국세력은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이다. 또한 G8이 터키, 사우디, 멕시코, 한국, 브라질 등을 배제한데 반해 신흥국은 자신들만의 모임 BRICs를 만들어 세력을 확장했고 천연자원 분야에서도 우위를 차지하며, 개인보다 국가 전체의 공적 후생이 가장 중요하다는 통제된 틀 속에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다. 2009년 중국인민은행은 교역 상대국에게 종자돈을 제공하기 위해 6개국 중앙은행과 통화교환 협정을 맺었고 다른 중앙은행과도 추가적 통화교환협정을 논의 중이라는 건 국제 무역과 금융에서 위안화의 지위가 어떻게 변모해 가는디 단적으로 보여주며, 달러가 유일한 화폐가치로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의 반격은 통계와 수치로 정확히 제시된다. 중국이 GDP대비 부채 비율이 16%, 러시아 10%인데 반해 미국의 총 국가 부채 GDP의 85%, 2014년에는 108%에 이를 것 IMF 전망했다. 자본, 노동자 일하는 자세, 어떤 종류의 기술 개발 등의 분배의 중요성과 사회적 기여가 없는 곳으로 돈이 흘려가도록 하는 것이 몰락임을 즉시하게 한다. 

선진국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대한민국, 시간이 얼마없다  

책을 읽고 나면 경제성장의 핵심이 성장인지 모르나, 그 요소는 자본, 노동력, 생산력의 고른 분배에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한다. 

특히, 관심이 가는 대목의 1장의 부채를 통한 자산 증식, 무리한 ‘내 집 마련 정책’,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 무분별한 에너지의 과소비, 연구개발 투자의 부진, 비생산적인 부문의 이상 팽창 등이다. 이는 한국에서도 목도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서구가 몰락해가는 현상들이 유독 그들만의 이야기 같지 않은 이유다. 선진국으로 향하기 위한 한국의 몸짓은 선진국이 들어가 빠져나오지 못하는 함정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중국과 미국의 패권 싸움에 한국의 자리는 없다. 그러나, 후폭풍 속에 있음은 틀림없다. 우스개 소리로 1억 빚내 1억짜리 집사서 8천 전세주고  8천으로 집사서 6천 전세주고 이런 식의 생활필수요소인 주택이 투기와 빚잔치의 대상이 되어선 안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빚잔치의 끝, 자본의 잘못된 분배를 바로잡기 위해 한국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한권의 책으로 10년을 대비할 수 있다.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 한국경제, 정치계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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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uick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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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히지 않는 무한질주본능, "오빠 달려" 

스피드 액션 블록버스터 <퀵> 에 찌질?했던 <해운대> 3인방(이민기, 김인권, 강예원)이 뭉쳤다.  

한때, 도시의 무법자 폭주족이 퀵으로 달리는 '주인공'이자, 쫓는 '경찰'.

같은 출신에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그들과 한대 '오빠(와) 달려'  좋았던 여자의 팬더 울분(배신감에 마스카라 번진 얼굴)은 오로지 무한질주 본능으로 표출된다. 잡히고 멈출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이 영화의 쾌감 첫번째는 이런 거다.

'오빠 달려'하며 뒷자리에 올라탄 여자의 흥분과 사랑하는 여자를 태워 한껏 가오잡은 폭주족의 극한 스피드.
그리고 절대 따라잡을 수 없는 2류의 남자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는 안달난 스피드, 스피드! 



달리다 멈추면, 폭탄도 배꼽도 터져, "스트레스 날려"

가끔 멈추기도 한다. 그러나, 멈추면 터진다.

속력이 주는 긴장감은 추돌, 폭탄 폭발 등의 굉음으로 쾌감은 배가 되면서 해소된다.

특히, 폭발음은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생생하고 인상 깊었다.

어떻게 소리를 녹음했는지, 만들었는지 물어보고 싶을 정도로.

(물론, 달리는 오토바이를 어떻게 찍었는지, 연속추돌의 계획은 어떻게 만들었는지도 궁금하지만, 나는 그보다 소리의 녹음과 제작이 궁금했다.)

스피드, 폭탄, 굉음.. 절대 떨어질 것 같지 않은 긴장감은 3인방의 부산 사투리와 유머, 몸개그로 느슨해면서

배꼽을 터지게 하더니, 관객들 몸의 스트레스를 날려준다.

굳은 어깨를 두 손의 악력(쥐는 힘)으로 최대한 바싹 쥐었다가 스르르 풀어놓을 때 스미는 쾌감이랄까.

이 영화의 쾌감 두번째는 관객들을 "롤러코스터"를 타듯 감정과 긴장의 완급조절을 하게 한다는 점이다.  


메이킹 필름이 전해주는 아날로그적 감성, "맘 잔하게  울려"

좌우로 봉쇄된 터널에서 벽면을 타고 탈주하는 장면에 경찰인 김인권도 감탄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영화속 인물이 제작된 영화에 감탄이라.. 자화자찬이지만 밉지 않았다. 그만큼 잘만든 영화다.

영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엔딩 크레딧에 고생한 이들의 메이킹 필름이 나온다. 그냥 '고생한' 정도가 아니라, 몸소 목숨을 걸고 영화를 찍는, 만드는 사람들(알아주지 않는). 엔딩 크레딧이 나오기도 전에 영화관이 텅비는 걸 생각하면,

<퀵> 영화의 세번째 미덕은, 영화 제작을 위해 투입된 수많은 이름없는 사람들을 생각하게 했다는 점이다.

관객들 대부분은 영화를 어떤 이들이, 어떻게 만들었는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나조차(감독의 이름까진 보겠지만) 엔딩 크레딧은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피땀 흘린 이름없는 누군가들을 떠올리게 해 마음이 짠했다. 

이름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못했다. 


나의 쾌락 뒤에 숨은 당신의 고통을 기억하겠다

누군가 '잘 나가는 배우를 썼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나는 그 반대다. 잘 나가는 배우를 썼다면 이목은 그들에게만 집중되었을 것이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았던 조연의 그들이었기 때문에, 달리고 싶은 본능도 추돌하고픈 욕망도 극대화될 수 있었다고 본다.

영화에 대한 시선은 조연이었던 주인공들이 아닌, 현장 제작자들에게까지 옮겨간다.

8.15 폭주로 모든 걸 잃은 정인혁(윤제문)의 대사를 떠올린다.

 "너의 쾌락이 누군가의 고통일수도 있단다"

내게는 마치, 이렇게 들린다. 파괴의 미학을 위해 관객의 즐거움을 위해

"너(관객)가 맛본 쾌락 뒤에, 수많은 이름없는 누군가의 고통이 있었다"라고.

고생 많았다. 정말/ 잘/ 봤/다.  

고맙다. 기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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