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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트 - 세계 금융시장을 장악한 수학천재들 이야기
스캇 패터슨 지음, 구본혁 옮김 / 다산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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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듣는, 책 제목이기도 한 ‘퀀트(quants)’는 계량분석가(quantitative analyst)의 준말로 전통주식투자자가 경영진의 능력, 신규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따질 때, 고도의 수학, 통계 지식을 이용해 투자법칙 찾고 컴퓨터로 프로그램을 구축, 이를 토대로 투자를 행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퀀트는 20세기 금융 역사를 호령했던 베일에 싸인 천재들에 관한 이야기이자, 경제쇼크와 금융시장 붕괴의 원인이 된 그들의 활약상이다.  시장붕괴의 원인이라고 하지만, 워낙 뛰어난 천재들이다보니 이들을 원망하는 마음보다는 몰랐던 퀀트들의 존재와 그들의 흥망성쇄를 통한 재미와 세계금융시장에 대한 지식이 좀더 넓어지고 몇가지 나름의 의문을 제기할 수 있었다. 또한,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인 금융붕괴 원인을 현상과 이론을 통해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중심에 있었던 인물들과 그들이 만들어낸, ‘가격을 매길 수 없던 새로운 금융상품’을 통해 섬세하게 또한 흥미롭게 이끌어간다는 점이다. 돈이 될 수 있는 모든 헛점을 노려 상품을 만들고 돈을 끌어모으는 천재들의 이야기, 논픽션으로 읽는 경제책의 재미를 퀀트를 모두 보여준다할 수 있다.  


수학천재가 블랙잭 도박 카지노에서 절대 이길 수 없다는 명제에 도전하여 승리를 거둔 뒤 세계 최대 카지노 월스트리트로 옮겨가 어떻게 흥하고 망하기를 거듭했는지 소설책을 읽듯 재미가 있다. 최대의 도박시장 월스트리트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책 전반을 지배하는 어려운 경제용어가 다소 걸림돌이 될 수 있으나, 이야기 윤곽을 파악하는 데는 어려움은 없다. 물론 경제용어와 헤지펀드 등 금융상품에 대해 더 잘 안다면 더 큰 의미를 잡아낼 수 있겠다. 나는 금융상품에 대한 이해가 낮으므로 인물과 이 책을 읽은 뒤 드는 의문으로 리뷰를 하고자 한다.  



다음은 시카고에서 시타델을 운용하며 베르사이유 궁전에서 결혼식하고 이직률은 높아도 정전되어도 돌아가는 프로그램으로 헤지펀드의 보육기관으로 불리는 시타델을 운용한 켄 그리핀이다.  


그에 반해 이론상은 멋진 트레이딩 모형을 만들었지만 실적을 거두기까지 다소 긴 시간이 필요했던 기업에는 더 이상 도전과 꿈을 가질 목표가 없어 관심을 음악에 돌렸다는 뉴욕에서 활약한 피터 밀러도 특히 애정이 간다. 수학적 천재였지만 사랑하는 여친의 변심을 걱정하며 정서적 파탄을 보이는 그가 매우 인간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초반 예기치 않은 실적 발표 등의 조치가 있을 때는 완전히 트레이딩을 중단했지만, 어느 순간 기계를 신뢰하게 되었다는 대목에서는 웃음이 터진다.   


퀀트로 고용된 프로그램밍은 못하는 터들이 Y만 누르고 ENTER 누르지 않아,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는 에피소드를 보면 정말 인간보다 기계가 나은가하고 씁쓸한 미소가 번진다. 한 국가의 주식시장 측정하는 주가장부가치비율을 구축한 애스네스팀의 대목에서는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대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고 만들어 냈는지. 덕분에 시장의 머니그리드는 개인이 파악할 수 없게 더욱 복잡해 졌다. 


이 책을 읽고나면 주식과 펀드 투자자로서 몇 가지 의문과 고민에 빠진다. 


첫째, 수학과 통계에 의한 투자가 정말 가능한가라는 점.(성공한 사례가 이렇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믿기지 않는다) 둘째, 한 인간이 컴퓨터 프로그램을(어머어마한 자본력과 더불어) 이길 수 있는가라는 점(물론, 인간이 만든 프로그램이지만) 셋째, 복잡한 수학과 통계를 거친 상품에(그것도 가치 매겨지지 않는 금융상품) 우리는 너무 섣불리 투자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점이다. 


나름의 결론을 내자면, 도박판 주식시장에 한 개인보다는 집단이(물론 운영사가 더 번다), 비교적 짧은 시간이라면 가치보다는 수학과 통계로 이뤄진 프로그램이 더 효율적이지 않는까라는 다소 소심한 결론에 이른다. 어디 천재들과 싸울 수 있겠는가. 시간과 싸운다면 모를까. 


시장붕괴로 퀀트들은 다소 풀이 죽었다. 또한, 붕괴 원흉인 부채담보증권이 사라지고 신용위험스왑 거래도 줄었다. 그러나 최근 시장변동성과 유동성을 노린 다크풀(특히 극초단타트레이딩 시스템, 기술보다 속도로 시장을 이기는)이 유행하고 있다. 클릭 속도에 당해낼 재간이 있을까. 게다가 시장 붕괴로 엄청난 손실을 겪은 월스트리트 닌자(보이지 않게 돈을 끌어모으는 퀀트)는 짧은 기간 내 이익 실현을 내지 않으면 뒤도 안돌아볼 투자자들 때문에 전보다 더 굶주려 있고 조급하다.  

과연 내가 혹은 당신이 그들의 먹이감이 되지 않으리라고 어떻게 단정지을 수 있을까.
그간 내가 배불리 먹인 닌자들이 어찌 없다 할 수 있을까. 


월스트리트 하이에나 닌자, 그들이 몰려오고 있다. 


* 본 도서는 경제/경영분야 알라딘 서평 9기로 활동하며 지원받은 책입니다.

가장 주목을 끄는 인물은 MIT 수학강사로 카지노에 도전해 컴퓨터를 이용해 개발투자 전략을 짜고 새 금융상품을 창조한 퀸트들의 대부 에드 소프다. 카지노 승률에 의문을 품었다는 것, 월스트리트를 상대로 그걸 시험해 본 그의 도전과 배짱에 그의 천재성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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