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비밀
자현 스님 지음 / 조계종출판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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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집단의 알려지지 않은 사연, <스님의 비밀>

 

스님의 비밀’, 제목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책의 대중적 성공은 책제목도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본다. 비밀이란 말이 붙었지만, 알면 안 되는 비밀이 아니라, 알아도 되는, 어쩜 알아야 하는 비밀이다. 비밀이란 것이 스님의 호칭부터, 의식주와 관련된 변천사, 출가·입적, 스님의 하루일과 등이기 때문이다.

 

다년간의 템플스테이, 아니 내공 쌓인 노보살님들도 알 수 없을 것 같은 스님과 관련된 불교문화를 알아야 할 비밀이라고 말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스님의 비밀>을 읽고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이 단편적인 지식(승은 상가, 무리를 뜻한다)보다는 불교문화 전반에 대한 이해(어떻게 지금의 모습이 되었나)이기 때문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의식이나 전통이 어떤 필요와 환경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구나 하는 이해는 어떤 현상을 수용하기도 수월할 뿐만 아니라, 어떤 것을 전통이라고 고집하기보다 변화가능성이 있다고 인식하고 개선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상태를 만들어줬다고나 할까. 그러한 관점이라면 옳다, 그르다의 논쟁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실제로 불교는 전파된 지역의 선행문화를 존중하고 핵심가치를 현지문화나 상황에 맞게 변형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규율을 정함에 있어 부처님의 결정은 늘 중도적 관점에서 접근한 지혜로운 것이었다. 아마도 이러한 접근이 저녁 9시에 자고 새벽 3시에 일어나는 놀라운 집단이 같은 시대, 속세와는 다른 세계로 천년이상 고집스레 유지되는 비결인지도 모르겠다.

 

불교문화, 시대와 지역에 따라 변화해 온 것

식문화는 다른 무엇보다 환경적, 지리적, 식재료 풍족여부 등의 영향을 받았다. 고온다습한 인도는 조리한 음식이나 저장해 먹는 것이 어려우니 보시를 받거나 탁발 다니거나 했고 탁발 그릇도 쇠나 질그릇이 되었지만(식중독 방지를 위해 불에 데쳐 먹음), 우리나라는 발우를 조리도구로 사용하지 않으니 가벼운 목기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시대와 지역에 따라 변한 것 중 또 하나는 금지식이다. 인도불교에서는 이렇다 할 금지식이 없었단다. 또 붓다는 육식금지의견을 수용하지 않았다고. 그런데 한국, 동아시아불교 금지하는 문화 발전했을까. 북방에서는 대승불교의 영향으로 생명존중 의식이 확대되면서 육식 금하자는 의견을 수용했다는 것. 이것은 사찰에서 음식 조리한 이후의 주장이기도 하다. 금지식을 정한 결정적 계기는 탁발이 아닌 사찰에서 조리를 허용한 것이라고.

 

불교는 여러 종교의 영향을 받기도 했다. 장삼은 도교 도사들의 옷에 영향을 받았단다. 인도시간에 대한 오해와 농경사회라는 배경 때문에 새벽 3시가 하루일과가 된 사연도 있다. 오신체와 같은 근거없는 것이 금기시되기도 했다.

 

철야행사의 문화는 붓다 당시 인도의 무더위 때문에 생겼다 할 수 있으나, 우리나라에선 정진하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사찰시계는 농경문화의 유산으로 사찰의 시간표는 포교를 위해서라도 변해야 한다는 저자에 말에 심히 공감한다. 새벽예불은 좋아하지만, 늦게 자던 사람이 템플스테이를 하고나면 좀 어지럽다. 

 

비유를 통한 쉬운 설명, 자현스님의 필력 돋보여

개인적으로 아끼는 책, <사찰 상징의 세계>(문광부 우수교양도서)에 이어 두 번째 읽는 자현스님의 책이다. 불교를 일반인들에게 쉬운 비유로 전하는 지현스님의 돋보이는 필력과 조계종출판사의 가독성을 높인 편집도 읽는 즐거움을 더했다.

 

승가란 길드 같은 단체를 지칭하는 표현,

행자시절은 군대로 비유하자면 청년이 사회와 군대문화를 이해하는 훈련병 시절처럼,

다른 문화차이의 중간 지대인 비무장 지대다.

주지는 실질적 회장, 회주는 명예회장,

49재는 형이 확정되기 전 미결수와 같은 상황에서 변화 가능한 것.

천도재란 기결수에 대한 특별사면과 같은 것

 

태고종은 가정을 이루다 보니 참선위주 수행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불교전통문화에 주력하는 종단, 불교문화 전통을 계승하는 기능인, 예술인의 모습이 강하다,”

 

천수보리의 일화도 기억에 남는다.

 

천수보리 어떤 이는 좋은 옷을 입어 깨달음을 얻고, 어떤 이는 누더기를 입어 깨달음을 얻는다. 깨어있는 것은 마음에 있는 것이지, 옷에 얽매이는 것이 아니다.(천수보리는 좋은 옷을 입은 자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천수보리의 일화는 붓다가 지향하는 것이 궁핍이 아니라, '적절함'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불교는 결핍이나 고행을 미덕으로 찬탄하는 종교가 아니다. 붓다가 주장하는 것은 집착을 여의는 것이다.

 

현재 스님들의 의식주 관련된 생활도 그러하리라. 수행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만드는 것. 상황에 따라 방편이 다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줄기가 승가가 시대와 지역에 따라 늘 변화하면서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는 비결일 것이다.

 

이밖에 왜 스님이라고 부르게 되었는지, 가사는 왜 지금의 색을 가지게 되었는지, 삭발의 의미는 무엇인지. 방장, 종정은 무엇인지... 불교계는 어떤 조직체계로 움직이는지 등등 불교계 전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절에는 좀 다니는데 이런저런 의미가 궁금했다거나 출가는 하고픈데 어떤 절차와 생활을 하게 되는지 알고 싶은 이에게는 <스님의 비밀>은 재미있고 친절한 안내서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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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집을 예찬한다 - 심플한 삶의 완성
도미니크 로로 지음, 배형은 옮김 / 바다출판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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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니크 로로의 <작은 집을 예찬한다>


 

집, 회사를 오간다. 주말에도 밖에 나가는 일이 흔치 않다. 가끔 가던 절도 정기적으로 가지 않으면서 집에 있을 시간이 늘었다. 자연스레 안락한 집을 만들기에 집중하게 되었고 침묵의 시간도 늘었다.

 

매주 금요일, ‘이번주는 밖에 한번 나가볼까하면서도 매번 을 선택했기에 퇴근길에 서점에 들러 <작은 집을 예찬한다>를 데려왔다.

 

<심플하게 산다>, <소식의 즐거움>에 이어 세 번째로 읽게 되는 도미니크 로로의 책이다.

 

작은 집, 왜 좋은가?

전제는 이런 것 같다. 소비제국에서 무절제하면 행복하긴 어렵다. 물질적 풍요는 무분별하며 무책임하게 만든다. 그러니 다운사이징을 통해 물건이 아닌 정신적으로 풍요롭게 사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는 것. 이 책은 집의 역할이 무엇인지 되새기게 한다. 집은 신체적, 정신적 휴식의 공간이다. 일할 때나 하지 않을 때 존재의 기쁨을 누릴, 에너지를 충전할 곳이 집이다.

 

집은 육체의 양식이자, 정신의 양식

집은 나 자신이 될 자유를 누리는 곳

 

저자는 작은 집의 효용성을 이렇게 말한다.


단순한 공간은 걱정없이 언제든 떠날 곳, 산다는 것에 중력을 벗어난 자유를 선사한다.’

 

작은 집은 걱정과 관리, 비용을 줄이고 시간은 늘어나고 쾌적함은 커지게 하는 장점이 있다.

작은 집에 대한 예찬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내면으로 안내, 고독을 이끈다

저자는 작은 집이 주는 주요한 선물로 '고독'을 든다. 고독은 '자신의 내면'으로 향하게 한다. 혼자사는 것은 특권이라고도 한다.


'가족에게도 고독이 필요하다. 독신자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않은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혼자 있을 때 느끼는 고독 덕분에 다른 이와의 만남을 더 기쁘게 여길 수 있다. 고독, 자기에게 몰두할 수 있는 권리다. 고독은 자기 자신의 삶으로 향하는 어떤 통로, 해방된 개인으로서의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길이다. 고독은 자신을 책임지는 법을 가르쳐줄 뿐 아니라 타인을 책임지는 법도 알려준다. 고독은 자기 안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으로 마음을 여는 체험이다.'


늦게 전에(남에 의해, 요양원에 들어가기 전에) 더 작은 집으로 이사하라고 권한다배우자를 잃었을 때도 이사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말한다. 작은 집을 넓게 쓰는 비결도 알려준다. 정리, 청결, 질서, 좋은 냄새가 그 비결이다. 저자는 전 세계에 일고 있는 작은집의 열풍과 실천했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주거의 미래에 작은집은 선택이 아니라, 미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넓이가 제한된 공간에서 살다 보면 물리적 공간이 주는 만족감보다 훨씬 더 소중한 무언가를 얻게 된다. 바로, 정신적 공간이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을 더 바라지 않고 이제 충분하다고 생각을 바꾸면, 할 수 있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수천가지 존재한다. 경제적 능력보다 한 단계 낮춰 생활하는 것이 상식, 최고의 사치이다.'


책은 작은 집이 주는 효용성이 얼마나 많은지 깨닫게 한다. 작은 집은 작은 공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풍요로움과 존재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선순환 환경을 만든다. 집이라는 공간을 통해 고독과 대면하고 정신적 풍요, 나 자신이 될 자유, 남과 고정관념들로부터 자유로움을 기대해 볼 수 있었다.


도미니크 로로의 책을 읽으면 언제나 정갈하다. 책을 덮자마자 다시 읽고픈 마음이 생길 정도로 좋은 글들이 많다. 수행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나 '명상'을 한다고 한다. 수행을 통해 빚어낸 한 사람의 작은집에 대한 지혜를 한 권의 책으로 접한다는 것에 새삼 고마움을 느낀다. 책에는 집, 고독, 청빈, 정신적 삶에 대한 세계각국 사람들의 다양한 글들도 담았다. 너무 자주 등장하여 글의 흐름을 깨어 중반에서는 읽지 않고 넘어갔다. 다른 이의 격언보다 더 가슴에 와 닿는, 저자의 말들을 되새겨 본다.

  

'공간이 제한될수록 정신의 제한은 사라진다.'


'자유로운 사람이 더 많은 시간을 소유한다. '


'돈은 골치 아픈 문제보다 더 나쁜 불안의 근원이다.'


'문젯거리에는 대개 해결책이 있게 마련이지만, 불안은 분명하지 않다.'


'청빈, 고독하지만 자기 뜻대로 살며, 가난하지만 자유로운 자기 혼자만의 삶을 보낸 것이다.'

'윤택함이란 고정관념에 응하는 것, 규칙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며 도리어 흔치 않은 순간 속에 드러난다. 그것은 집의 넓이와 아무 관계도 없다. 오히려 존재의 가벼움을 인지하고 삶과 그에 관한 모든 것에 끊임없이 감탄하는 데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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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은 좋아하지만 홀가분하게 살고 싶다 - 적게 소유하고 가볍게 사는 법
혼다 사오리 지음, 박재현 옮김 / 심플라이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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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기보다 소수정예 고르기 [물건은 좋아하지만 홀가분하게 살고 싶다]

 

이사한 지 1, 이사할 때보다 물건이 많아졌다. 버리기, 정리 등을 통해 나름의 방법도 써보고 이리저리 배치도 바꿔보곤 하지만 어째 악순환이 계속되는 느낌이다.

 

그래서 들게 된 책 [물건은 좋아하지만 홀가분하게 살고 싶다]이다.

 

버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

책 제목에서 알다시피 저자는 물건을 좋아한다. 물건에 대한 욕심이 없는 게 아니라 굉장히 많다. 그래서 오히려 물건을 선택할 때 굉장히 엄격하다. 그녀는 물건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물건 선택하기에 집중한다. 물건도 좋아하지만 홀가분하게 살고 싶은 저자의 쇼핑 원칙은 함부로 쉽게 사지 않는다.’. 정말 쓸모 있는 것을 선택하기 위해 사기 전에 철저한 검토를 한다. 그녀는 충동구매를 줄이는 방법으로 예쁘다, 싸다, 빈손으로 돌아가기 싫다.’는 이유로 물건을 사지 않고 꼭 필요한가를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 가게를 나와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살 것에 대한 생각하는 시간을 준다고. 그리고 빈손으로 돌아오는 게 허전할 땐 좋아하는 단팥빵으로 마음을 위로해 준단다.

 

물건은 인생의 파트너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물건이 있는가

가진 물건들은 현역인가?

소중한 물건일수록 신중하게 골라 오래 쓴다. 선택의 기준은 진짜로 반드시 필요한지 심사숙고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이유를 프리젠테이션한다. (버렸던 물건) 과거의 실패를 반영한다. 좋은 물건을 고르는 센스를 키운다. 자신의 소비량을 파악한다. 가치가 있다면 그만큼 투자한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자신이 가진 물건의 종류가 몇개인지 카운팅해 보는 것이다. 엄두가 안나지만 해보면 내가 가진 것이 얼마나 많고 안 쓰는 것에 얼마나 많은 돈과 공간을 차지했는지 파악하기에 좋을 듯 싶다.

 

사용하기 위해 사는데 안 쓰고 있다면 지출은 많아지고 공간도 뺏기고 쾌적한 생활과는 멀어진다. 그래서 물건에 대해 소수정예를 고집한다. 그녀의 물건은 모두 사용 중인 엄선된 현역’이란다. 그녀는 소수정예 물건을 고르기 위해 물건과의 운명적인 만남을 기다린다. 특히 전혀 없던 물건(종류)을 처음 들일 때는 새로운 세계로의 입문이기 때문에 오래도록 사랑에 빠질 만한 것으로 고른다.

 

몸은 냉장고 안의 것으로 만들어지고

나는 방으로 만들어진다.

방은 사는 사람에게 지금 무엇이 중요한지 알 수 있게 한다. 자신이 평소 자주 이용하는 장소를 기분 좋은 공간으로 만드는  것은 인생에 매우 중요한 일. 방에 맞춰 생활하지 말고 방을 자신의 생활에 맞추는 것이 중요. 창밖 풍경을 중요시하는 그녀는 창을 향해 소파를 배치했다고. 내 거실 배치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지금에 초점을 맞춰 업데이트

사람도 변하고 취향도 변한다. 그러니 정기적으로 지금에 맞는 물건만 남긴다. 세제는 알코올, 과산화나트륨, 중탄산소다만 쓴다. 욕실전용, 옷전용 이런 것에 국한되지 않고 어느 곳에서든 쓸 수 있는 만능세제를 쓰는 것. 그리고 또 신선했던 것은 집의 크기가 작거나 냉장고의 용량, 핸드폰의 용량이 적은 것이 물건의 관리나 시간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


 

모르는 상태로 방치하지 않기

나중에 정리하자. 일단 넣어두자 했던 것이 물건을 쌓이게 한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도록 일목요연하게 수납하는 것. 꼭 필요한 것만 편집하고 보관하는 능력을 키우는 기회로 삼는 것이다. 물건, , 사람에 휘둘리지 않은 생활이라는 원칙. 소중한 것들에 집중. 저자는 그것이 홀가분한 삶이라고 한다.

 

홀가분말만 들어도 좋다. 버리기, 정리는 문제해결에 있어 뒷부분에 해당한다. 고를 때 잘 골라 들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란 건 말할 것도 없다. 물욕이 없는 게 가장 좋고 물건을 좋아한다면, 필요하다면 사랑하는, 쓰임있는 물건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이쁘고 싸면 물건을 들이는 스타일이었다싼 것만 집중하다보면 물건에 대한 애정을 떨어뜨리고 결국 쓰지 않고 물건만 많아지는 원인이 된다는 걸 깨닫는다. 큰 소득이다. 내 집에 내 방에 무엇을 들일지 내가 중요시 하는 생활방식은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겠다. 잘 들인 물건 하나는 삶의 방식을 풍요롭게도 한다. 요즘 내게 드립커피도구가 그렇다.  

 

 

신중한 구매와 똑똑한 관리, 점검을 통해 내 인생과 공간에 소중한 물건들이 함께하길 빌어본다.

자 그럼 오늘은 현역이 아닌 숨겨진 물건들부터 정리해야겠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소중한 물건들과 함께 행복해지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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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운 원숭이 잠재우기 - 마음속 108마리 원숭이 이야기
아잔 브라흐마 지음, 각산 엮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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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운 원숭이 잠재우기] 좋을지 나쁠지 누가 알겠어

아잔 브람 스님의 명상에세이집이다. 그간 아잔 브람 스님의 책에서 보았던 일화들이 겹친다. 짧고 쉽고 가볍다. 아잔 브람 스님 특유의 비유와 유머가 곁들어져 일상의 고정관념을 깬다.

 

한 스님의 절의 신도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스님, 오늘 저희 집에 오셔서 불공 좀 드려주세요.”

죄송한데요. 바빠서 갈 수 없겠습니다.”

무얼하고 계신데요?”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습니다. 그게 스님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알겠습니다.”

 

며칠 뒤 신도가 다시 전화를 했다.

스님 오늘도 저희 집에 불공 좀 드려주셔요.”

죄송한데요. 바빠서 갈 수 없겠습니다.”

무얼 하고 계신데요?”

아무 것도 안하고 있습니다.”

아니 그건 어제 하시던 거 아닙니까?”

                                             “, 하지만,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단순한 우스개소리 같지만, 바쁜 것에 비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명상), 쉬는 것은 쉬이 여기는 편견과 명상의 길이 끝이 없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갓 입문한 스님이 국물없는 건데기를 먹지 않아야 한다는 규율을 어기고 스님께 고백하자 스님이 말했다.

"아주 좋았네. 정직하게 말한 건 아주 잘한 일이야.

점심시간에 공양을 좀 더하고 그래도 배가 고프면 과일주스나 꿀물을 들게.

초콜릿도 허용되니 먹고싶은 만큼 먹어도 되네."

"그걸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제대로 혼을 내주세요."

"좋네 이제 고양이 한 마리를 골라서 오십 번 쓰다듬어 주게.

고양이를 쓰다듬어주면서 자비를 배우게 자신을 용서하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걸세."

그도, 고양이도 징계를 잘 받았다고 한다.

 

우울증을 병이라 여기고 행복을 '꼭 사둬야 하는' 상품인 것 처럼 된 시대에 우울한 사람은 자괴감으로 더 한없이 우울해 진다. 스님을 찾은 우울증 걸린 젊은 여인에게 스님이 어떻게 했는지 아는가. '우울 면허증'을 만들어 주셨다.

 

이 증서는 그 소지한자에게 다음의 권한을 허락한다.

이유여하를 막곤하고 일체의 제한이나 제지 없이 우울할 수 있는 영구적적 권한.

아무도 그 권리를 침해할 수 없다.

행복해질 자격이 없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특히 많은 에피소드 중, 딱 하나의 교훈이 한 문장으로 머리에 각인되었다. 첫 장에 나오는 좋을지 나쁠지 누가 알겠어.

 

이 이야기는 어떤 상황을 갖고 희비에 빠질 때 나를 중심 잡게 한다. 어떤 경우는 나쁜 상황에 대한 판단 유보용이긴 하지만. 어쨌든 어떤 상황이나 현재의 결과가 나중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는 정말 아//도 모를 일이니, 지독하게 슬퍼하거나 기뻐할 일이 없음을 늘 내게 상기시키는 문구가 된다. 연속선상에서 지금 내가 하는 일이 후에 좋을지 나쁠지도 알 수 없으니 신중해야 함은 물론이다. 더불어, 내가 아무 것도 컨트롤 할 수 없는 미약한 존재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주는 이야기다.

 

아잔 브람을 쉬운 이야기를 통해서 만나고자 하는 사람, 종교와 상관없이 이야기 듣기를 좋아하는 사람, 고정관념이 강한 사람들이 읽으면 좀 유연한 사고 도움이 될 것 같고 웃을 일 없는 사람이 읽으면 간간히 웃을 수 있겠다. 읽다가 나처럼 삶의 태도에 대한 부적과도 같은 문구를 만났을 수 있으면 더할나위 없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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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탄트 메시지 - 그 곳에선 나 혼자만 이상한 사람이었다
말로 모간 지음, 류시화 옮김 / 정신세계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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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무탄트 메시지> 과연 누가 미개인인가
-
미개인이라 불린 참사람 부족이 전하는 존재의 본질 

 

<무탄트 메세지>는 <법정스님의 내가 사랑한 책들>에 나오는 추천책 50권 중 하나다. 신이 최초로 창조한 사람을 의미하는 ‘참사람 부족’은 호주 원주민으로 백인들과 타협하지 않은 마지막 원주민 집단이었다. 그들은 스스로 대를 끊고자 결심하고 무탄트(현대인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사라졌다. 이 책은 그들이 전한 마지막 기록이다.

 

메신저로 선택된 사람은 저자인 백인 여의사 말로모건. 그녀는 호주 원주민 재활에 도움을 주다가 호주 원주민 참사람 부족에게 초대되었다. 한껏 차려입고 어떤 음식이 나올까 기대했던 말로모건은 도착하자마자 걸치고 있던 모든 것들 죄다 불태우고 그들과 함께 기약없는 여행을 떠나 4개월간 사막 횡단을 하고 돌아와 참사람 부족의 이야기를 전한다.

돌연변이를 뜻하는 <무탄트>는 기본 구조에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 본래의 모습을 상실한 존재로 참사람 부족이 문명인이자 현대인들을 빗댄 것이다.

 

“물건이나 자신이 가진 어떤 관념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것이야말로 참다운 인간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첫걸음이다“

 

참사람 부족의 삶
참사람은 부족은 텔레파시로 마음을 주고받으며, 바람결에서도 물을 느끼고 물의 냄새를 맡는다. 동물오줌주머니에 데운 돌을 넣어 돌차 마시며, 날 때 이름은 커서 달라지는 사람 대변할 수 없으니 커가며 이름을 짓는다. 고양이처럼 변처리를 하고 같은 세대 같은 성별을 갖고 있으면 가족으로 생각한다. 나이 먹는 생일을 축하하는 것이 아니라 나날이 나아지는 걸 축하하며, 그래서 파티를 열 때가 언제인지는 자기 자신이 결정한다. 노래로 거리를 측정할 줄 알고 먹을 것이 나타나면 그때 먹을 뿐이지만, 아무 것도 먹지 않고 눈으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영양분을 공급받는 법을 안다.  그들은 문자를 거부하는 데 문자가 기억력을 빼앗아 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먹고 자고 하는 모든 순간에 있어 단 한 번도 형식적인 감사를 한 적이 없다.

“목소리란 말을 하기 위해 있는 게 아니다. 말은 마음이나 가슴으로 하는 것.

목소리를 통해 말을 하면 사소하고 불필요한 대화에 빠져들기 쉬우며,

정신적인 대화로부터는 아득히 멀어진다. 목소리는 노래와 축제와 치료를 위해 있는 것”

 

참사람 부족이 말하는 세상
육체는 더 높은 차원의 의식이 개인의 의식과 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수단이다. 식물은 인간과 동물에게 먹이를 제공하고 흙은 안아주며 대기균형을 잡아주며, 풀과 나무들은 인간들에게 말없는 노래를 불러주며 그들은 우리 역시 노래 불러주길 바란다. 동물이 존재하는 근본 이유는 사람에게 잡아먹히기 위해서가 아니나 꼭 필요한 경우에는 인간의 먹이가 되어 주는 데 동의하기도 한다. 동물의 존재 이유는 대기의 균형을 잡아주고, 인간의 친구가 되며, 인간이 하는 일을 돕는 데 있다. 그리고 때로 본보기가 되어 인간에게 스승 역할을 하기도 한다.

 

“내 마음이나 머릿속에 아직도 감출 것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 한 정신적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

 

참사람 부족의 가치관
진정으로 우리 존재에 새겨지는 것은 사물에 대한 우리의 감정. 우리가 열린 마음을 갖고 아낌없이 베풀 때 경험하는 감정이며, 우리는 삶의 순간순간에 어떤 감정으로 살았는가를 기록한 성적표를 갖고 이승을 떠난다. 오직 자신의 삶을 통해서만 타인에게 진정한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자신이 어떻게 행동하고 무엇을 하는가에 의해서만 남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사람의 가치란 늙는다고 줄어드는 게 아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반드시 어떤 이유가 있어서 존재한다. 이 우주 속에 일시적인 변덕이나 우연 또는 무의미한 일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불쾌하다는 이유만으로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모조리 없애버린다면, 인간은 존재할 수 없다.

 

왜 무탄트가 되었나
참사람 부족이 가진 능력은 인간이라면 모두 본능적으로 갖고 태어난 능력이다. 그러나 무탄트는 직관에 귀 기울이는 것을 권장하지 않고 사악한 초현실적 현상으로 여겨 능력이 사라진 것이다. 무탄트의 이런 특징은 그들이 사용하는 ‘소스’를 통해 더 잘 알 수 있다. 무탄트는 사실을 그대로 체험하는 대신, 소스로 고기를 덮는 것처럼 보편적인 법칙을 상황과 조건에 따라 편리성, 물질만능주의 심리적인 불안감 등으로 덮어 버리곤 한다.

 

<무탄트 메시지>는 지허스님의 <사벽의 대화>와 더불어  2014년 내가 추하는 책이다.

 

미개인이란 불린 참사람 부족은 그 누구보다도 감사한 마음으로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이해하고 더불어 살아갈 줄 안 지혜로운 사람들이었다. 대지의 어머니를 부탁하고 떠난 참사람 부족의 메시지를 통해 문명과 물질의 이름으로 '본질'을 보지 못하는 무탄트들이 조금이나마 '본질'에 가까운 삶을 찾아가길 바라며.

 

물질보다 정신적 가치를 소중히 생각하고 모든 존재에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 텔레파시가 가능하다고 믿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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