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집을 예찬한다 - 심플한 삶의 완성
도미니크 로로 지음, 배형은 옮김 / 바다출판사 / 2016년 6월
평점 :
품절


도미니크 로로의 <작은 집을 예찬한다>


 

집, 회사를 오간다. 주말에도 밖에 나가는 일이 흔치 않다. 가끔 가던 절도 정기적으로 가지 않으면서 집에 있을 시간이 늘었다. 자연스레 안락한 집을 만들기에 집중하게 되었고 침묵의 시간도 늘었다.

 

매주 금요일, ‘이번주는 밖에 한번 나가볼까하면서도 매번 을 선택했기에 퇴근길에 서점에 들러 <작은 집을 예찬한다>를 데려왔다.

 

<심플하게 산다>, <소식의 즐거움>에 이어 세 번째로 읽게 되는 도미니크 로로의 책이다.

 

작은 집, 왜 좋은가?

전제는 이런 것 같다. 소비제국에서 무절제하면 행복하긴 어렵다. 물질적 풍요는 무분별하며 무책임하게 만든다. 그러니 다운사이징을 통해 물건이 아닌 정신적으로 풍요롭게 사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는 것. 이 책은 집의 역할이 무엇인지 되새기게 한다. 집은 신체적, 정신적 휴식의 공간이다. 일할 때나 하지 않을 때 존재의 기쁨을 누릴, 에너지를 충전할 곳이 집이다.

 

집은 육체의 양식이자, 정신의 양식

집은 나 자신이 될 자유를 누리는 곳

 

저자는 작은 집의 효용성을 이렇게 말한다.


단순한 공간은 걱정없이 언제든 떠날 곳, 산다는 것에 중력을 벗어난 자유를 선사한다.’

 

작은 집은 걱정과 관리, 비용을 줄이고 시간은 늘어나고 쾌적함은 커지게 하는 장점이 있다.

작은 집에 대한 예찬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내면으로 안내, 고독을 이끈다

저자는 작은 집이 주는 주요한 선물로 '고독'을 든다. 고독은 '자신의 내면'으로 향하게 한다. 혼자사는 것은 특권이라고도 한다.


'가족에게도 고독이 필요하다. 독신자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않은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혼자 있을 때 느끼는 고독 덕분에 다른 이와의 만남을 더 기쁘게 여길 수 있다. 고독, 자기에게 몰두할 수 있는 권리다. 고독은 자기 자신의 삶으로 향하는 어떤 통로, 해방된 개인으로서의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길이다. 고독은 자신을 책임지는 법을 가르쳐줄 뿐 아니라 타인을 책임지는 법도 알려준다. 고독은 자기 안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으로 마음을 여는 체험이다.'


늦게 전에(남에 의해, 요양원에 들어가기 전에) 더 작은 집으로 이사하라고 권한다배우자를 잃었을 때도 이사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말한다. 작은 집을 넓게 쓰는 비결도 알려준다. 정리, 청결, 질서, 좋은 냄새가 그 비결이다. 저자는 전 세계에 일고 있는 작은집의 열풍과 실천했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주거의 미래에 작은집은 선택이 아니라, 미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넓이가 제한된 공간에서 살다 보면 물리적 공간이 주는 만족감보다 훨씬 더 소중한 무언가를 얻게 된다. 바로, 정신적 공간이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을 더 바라지 않고 이제 충분하다고 생각을 바꾸면, 할 수 있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수천가지 존재한다. 경제적 능력보다 한 단계 낮춰 생활하는 것이 상식, 최고의 사치이다.'


책은 작은 집이 주는 효용성이 얼마나 많은지 깨닫게 한다. 작은 집은 작은 공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풍요로움과 존재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선순환 환경을 만든다. 집이라는 공간을 통해 고독과 대면하고 정신적 풍요, 나 자신이 될 자유, 남과 고정관념들로부터 자유로움을 기대해 볼 수 있었다.


도미니크 로로의 책을 읽으면 언제나 정갈하다. 책을 덮자마자 다시 읽고픈 마음이 생길 정도로 좋은 글들이 많다. 수행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나 '명상'을 한다고 한다. 수행을 통해 빚어낸 한 사람의 작은집에 대한 지혜를 한 권의 책으로 접한다는 것에 새삼 고마움을 느낀다. 책에는 집, 고독, 청빈, 정신적 삶에 대한 세계각국 사람들의 다양한 글들도 담았다. 너무 자주 등장하여 글의 흐름을 깨어 중반에서는 읽지 않고 넘어갔다. 다른 이의 격언보다 더 가슴에 와 닿는, 저자의 말들을 되새겨 본다.

  

'공간이 제한될수록 정신의 제한은 사라진다.'


'자유로운 사람이 더 많은 시간을 소유한다. '


'돈은 골치 아픈 문제보다 더 나쁜 불안의 근원이다.'


'문젯거리에는 대개 해결책이 있게 마련이지만, 불안은 분명하지 않다.'


'청빈, 고독하지만 자기 뜻대로 살며, 가난하지만 자유로운 자기 혼자만의 삶을 보낸 것이다.'

'윤택함이란 고정관념에 응하는 것, 규칙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며 도리어 흔치 않은 순간 속에 드러난다. 그것은 집의 넓이와 아무 관계도 없다. 오히려 존재의 가벼움을 인지하고 삶과 그에 관한 모든 것에 끊임없이 감탄하는 데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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