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오류 -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게 만드는
토머스 키다 지음, 박윤정 옮김 / 열음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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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켑틱” 장르에 입문하고 싶은 사람에게 좋은 출발점이 되는 책이다. 저자가 묘사하는 인간의 약점은 다음과 같다. 1. 불안 때문에 모든 것에 원인을 찾고 패턴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우연이나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원인을 찾아 결과를 예측하려고 한다.) 2.  스토리텔링에 치우쳐서 일화적인 증거에 치우친다.(저자에 따르면 일화적인 증거-누가 그랬대더라-는 질이 떨어지는 증거다) 3. 기대와  욕망 때문에 보고 싶어하는 것만 보고 기억을 왜곡시킨다. 여기서 저자의 대안은 확률이론과 통계수치, 통제연구 등이다. 

 저자는 증거의 질에 관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저자에 따르면 일화적 증거-여기서 지금 백신 후유증에 관한 상황이 떠오르기도 하는데 -는 아무리 많다고 해도 질이 낮은 증거라고 말한다. 인간의 감각이나 기억자체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초감각, 예언, 텔레파시 등을 검증할 때에는 1000편의 경험담보다 엄격히 통제된 상황에서 진행한 연구결과만을 신뢰하라고 한다.저자는 이것을 "색다른 주장에는 색다른 증거가 필요하다"라는 문장으로 요약한다. 마이클 셔머가 했다는 과학의 정의도 눈여겨볼만하다. "과학은 일련의 믿음들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부정되거나 확인될 수 있는 일련의 검증 가능한 지식체계를 수립하기 위한 과정이다" 과학은 잠재적인 진리일 뿐이며 검증이 불가능한 명제는 아예 고려대상이 아니다."앎에 대한 이런 추구로 절대적인 진리를 얻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삶의 신비를 푸는 데는 이것이 최선이다" (이런 열린 결말에 대한 강조는 철학의 정의를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어떤 상황-예를 들어 코로나 백신과 후유증의 상관관계-에서 증거의 질을 고려하고(일화적인 증거보다 엄격한 통제연구를 택한다.)설명들은 검증한 후 기존의 지식체계와 가장 잘 부합하는, 가장 명쾌한 설명을 택해서,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증거의 양에 따라 믿음의 정도를 결정하는 것이 저자가 제시하는 과학적 사고의 프로세스이다. 

 확률이론을 설명하는 장에서 재미있는 것은 주식시장 예측이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저자가 말한다는 것이다.아니 페어하게 말한다면 단순한 우연을 예측의 결과라고 말한다는 것이 더 정확할 지도 모르겠다.저자의 말대로라면 주식애널리스트들은 전부 코박아야 할지도 모른다.우연이나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패턴으로 예측하려고하는 것이 인간의 습성이다.그런데, 어떤 상황은 근본적으로 예측이 불가능하다. 그 외에도 인간은 불완전한 감각과 기억을 가지고 있고, 자신의 기대와 욕망에 따라 일종의 인지오류를 가지고 있으므로 이런 상황을 전부 고려하라고 저자는 충고한다. 가독성은 상당히 높고, 여러가지 실험결과나 케이스도 잘 소개되어 있어서 소화하기에 큰 무리가 없다. (단 실험은 이제 약간 익숙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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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철학수업 - 인간의 정신을 만드는 사상적 원천은 무엇인가
윌리엄 제임스 지음, 이지은 옮김 / 나무와열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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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읽다 포기. 미덥지 않은 번역. 역자가 비전공자라 그런지 문맥이 안 맞고 매끄럽지가 않다. 중국번역서를 저본으로 삼은 거 아닌가 싶다. 성의없게도 “힉스”라는 인명을 한자로 병기한걸 그대로 실었다. 윌리엄 제임스라는 이름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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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한중일 세계사 9 - 블러디 선샤인 신미양요 본격 한중일 세계사 9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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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굽신은 고우영처럼 될 수 있을까?  이 책의 은어를 읽다보면 용어 검색을 하면서 읽게 된다. 정작 이런 은어를 쓰는 독자층이 이런 역사책을 볼까 싶긴 하다마는 굽신이 공부를 많이 한 것 같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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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타르, 왜 철학을 하는가?
장 프랑수아 리오타르 지음, 코린 에노도 해제, 이세진 옮김, 이성근 감수 / 북노마드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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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대학교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록을 이 나이에 머리에 쥐가 날 것 같은 느낌으로 읽는다는게 자괴감을 넘어 할 말을 잃게 만든다. 그래도 가끔 이해할 것 같은 문장을 만나면 길가다가 아는 사람을 만난 것처럼 반갑다. 강신주 강의를 직강하며 철학이 무엇입니까 하고 물은 적이 있다. 기억에 강신주는 세계를 컨시스턴시하게 설명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던 것 같다. 이 책에도 통일성이라는 말이 유독 자주 등장한다. 일자에서 다자로의 분화, 어쩌면 철학은 세계에서 "의미찾기" 같은 것일까?  

저자는 욕망에 관한 담론에서부터 시작한다. 왜 철학을 하는가라는 질문도 결국 욕망의 문제일 테니까. 무엇인가를 욕망하는 이유는 현존의 부재, 혹은 부재의 현존 때문이다. 철학을 하는 이유는 우리가 결핍을 느끼 때문이고 현존과 부재가 충돌하는 현실을 설명하고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하기 때문일까? 알쏭달쏭한 문장에 속이 막히지만 "어떻게 철학을 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답니까?" 라고 물으며 마무리짓는 마지막 문단은 , 결핍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분투하는 인간상이 떠오르며 묘한 감동을 준다. 철학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한 번 도전해 볼 만하다. 이해가 안가는 건 순전히 나의 탓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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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묵장사는 자기 집 자식한테는 절대 어묵 사 먹지말라고 얘기하고, 젓갈장사는 자기 집 자식한테 절대 젓갈 사먹지 말라고 얘기한다" ,"어휴 그런거 따지면 다 못먹어" 내가 8살 정도 에 들은 대화이니 거의 40년 전 이야기다. 하지만, '그 족발집' 얘기를 들으니 정말 변한게 없다는 느낌이 든다. 그 40년 동안 난 얼마나 실상을 안다면 구토를 할 만할 것들을 먹어 왔을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그냥 죽진 않아, 하고 그런 염려를 하는 것은 쫄보 같은 짓으로 치부하고 살아가야 할까. 오래전에 읽은 강신주의 "상처받지 않을 권리"라는 책이 떠올랐다. 짐멜부터 이상, 유하나 보들레르같은 학자와 예술인들을 자본주의라는 키워드로 묶으며  "자본주의가 우리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라는 결론을 이끌어 내는 책이다. 초반 등장하는 화폐에 대한 통찰은 왜 그 족발집 종업원이 자신의 발과 손님이 먹을 무우를 같은 레벨로 놓았는지 설명해준다. 우리는 많은 것을 누리고 있다. 그건 확실하다. 어린시절을 돌아보면 김포공항이라는 말을 들으면 왠지 가슴이 설레고, 차범근이 유명한 건 알겠는데 뛰는 모습을 티비로 볼 수는 없었다. 지금은 클릭한번에 손홍민과 메시를 볼 수 있고, 다니는 직장 대리는 호날두보러 이탈리아로 간 적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자유로운가?  그 부유함은 화폐라는 권력아래서의 자유다.자본주의는 잉여가치를 높이기 위해 분업체계를 구축하고, 그 체계 사이를 돈이라는 혈액으로 순환시킨다. 이 화폐가 인간에게 어떤 사회적, 심리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를 연구한 학자로 짐멜을 소개한다. 만약 조선시대 주막의 주모라면 자기 동네 마을사람에게 발로 닦은 무우를 먹일 수 있었을까? 뭐 그럴 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매일 얼굴을 마주하는 동네사람들에게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짐멜은 화폐가 등장한 이후 교환에 있어서 인간적 관계가 사라지고, 개인은 자신의 내면으로 후퇴했다고 분석한다. 화폐가 가진 익명성 덕분에 그 종업원은 그런 짓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아마 그런 '바이토 테러'에는 분노가 자리잡고 있지 않을까. 그 사람들에게는 그게 혁명같은 일일지도 모른다.) 짐멜은 그런 익명성 덕에 진정한 개인주의가 출현했다는 분석까지 이르지만 그건 '고립'에 가깝다. 우리는 대체로 '엔드유저'다. 내가 쓰는 것, 먹는 것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아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막스가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에서 소외되어 있다고 말한 것처럼 소비자도 자신이 소비하는 물품에서 소외되어 있다. '쇼핑 중독'이 가능한 것은 자본주의의 소비가 이미 말초적이기 때문이다. 이 책이 지금은 절판됐는데, 당시에는 '거리의 철학자'라는 이름에 걸맞게 신선한 충격 플러스 재미를 안겨주었던 책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얻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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