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역사를 잘 모르지만 공산당이라는 명목으로 1965년 수백만이 학살당했다고 한다. 그 때 직접 사람을 죽인 학살자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그들은 지금 그 사실을 어떻게 회고 할까?  감독은 대략 수백명 또는 천명(?을 죽였다는 안와르 콩고라는 노인에게 당시 자신이 했던 그 살인을 연기(액트)로 재연해보자고 제안한다. 가끔씩 트라우마를 호소하지만, 손자들을 옆에 두고 살아가는데 아무 지장이 없던 안와르 콩고는 당시의 상황을 재연하면서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 국내관객수가 만명이 채 되지 않는, 70개의 영화제에서 수상을 했다는 이 다큐멘터리는 명불허전이다.  현재 인도네시아의 치부가 그대로 드러나는 통에 이 백인감독이 인도네시아에서 제대로 살아남을까 하는 걱정이 들고, 실제로 엔딩 크레딧의 공동감독 중 한명은 익명이다. 초반 학살자들이 웃으면서 살인장면을 묘사하는 것을 보면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온다. (동시에, 나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 학살자들 중 한명은 그렇게 따지면 아메리카원주민 학살을 미국인은 사과했냐고 따진다. 보고 나면 우리나라 5.18도 떠오르고 어쩌면 지금 이스라엘 하마스 간의 전쟁에서도 저런 일이 일어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인간이란 원래 저런 존재다. 경우에 따라서는 수많은 살육을 저지르고도 웃음을 지으면서도 오리들을 괴롭히는 손주들을 야단치기도 한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관객을 깊은 침묵에 빠뜨리게 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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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가명 > [100자평] 니모나

니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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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박사하기 - 젊은 연구자 8인이 말하는 대학원의 현실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84
강수영 외 지음 / 스리체어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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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제 대학원생이라고 하면 '미생' 이미지에 교수의 전횡에 휘둘리는 불쌍한 이미지쪽으로 기울어지는 것 같다.  저자들이 묘사하는 대학원생은 그림자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이면서, 공부의 방향성과 효율적인 연구에 대해 고민하는 연구자이다. 현재 전체 대학원생이 30만정도 된다고 하는데, 이들이 고민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학내와 학계의 주체적인 구성원이 될 것인가? 혹은 특히 인문계의 경우는, 대학원 졸업 후의  진로 문제로 압축될 것 같다. 재밌는 것은 이제 신진 연구자들은 이제 본인이 교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 자체가 별로 없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대학원은 시스템이라기보다 교수 중심의 도제식으로 운영되고 있고, 자원과 권력이 사기업 못지 않게 경쟁과 위계로 배분되고 있다. 이들이 생각하는 것은 구성원들 간의 연대와 소통, 학계 밖으로의 외연 확대 등이다.  대학원 교육도 이제는 대중화되었다고 한다.  읽다보면 인문학 지원자들은 한숨이 나올 수도 있겠다. 불안정한 미래와 감이 잡히지 않은 공부 등을 감수하면서도 인문학을 택하는 이들, 마치 스스로 자신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는 셈 아닌가. 정말, 요즘은 공부를 하려면 거의 수도승의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 같다. 거의 반쯤 미친 상태로 자폭하는 기분으로 말이다.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지 않는 이들은 자신의 존재이유를 시민사회에 설명해야 하는 부담을 진다. bts니 케이팝이니 하는데 돈이 안된다는 이유로 이들은 홀대받는다. 7,80년대의 존경받던 지식인의 아우라는 사라졌다. 먹고살기 좋아졌다는 말이 이런 거 보면 허구 아닐까.  <일하지 않고 배불리 먹고 싶다>(구리하라 야스시, 서유재)...  추상적인 단어가 많아 가독성은 약간 떨어지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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깻잎 투쟁기 - 캄보디아 이주노동자들과 함께한 1500일
우춘희 지음 / 교양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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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람들은 이주노동자의 값싼 노동력에 기대어 살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알게 된 것: 이주노동자에 대한 혐오나 차별이 일부 몰상식한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국가가 그들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관점이 '급할 때 쓰고 버리는 사람들'이라는 식이고 그런 관점위에 구축된 제도가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그런 토양을 바탕으로 해서 착취와 억압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니 오히려 불법체류자가 자신의 인권을 지키기가 더 수월해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미 농촌은 이주노동자가 없으면 아예 돌아가지 않는 상황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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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 설계자들 - 몰입의 고수들이 전하는 방해받지 않는 마음, 흔들리지 않는 태도
제이미 크라이너 지음, 박미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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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요즘 나오는 집중력 높이기와 관련한 자기계발서 같은데, 실상은 집중력이라는 키워드로 본 중세 수도원의 역사와 수도자들의 삶 정도 된다. 우리 식으로 표현한다면 '스님들은 참선과 해탈을 위해 어떻게 노력했는가' 정도의 책이 나올 것 같다. <장미의 이름> 같은 분위기의 책을 좋아한다면 재미있는 역사교양 정도로 읽을 수 있다. 물론 이 책에서 소개되는 여러 키워드들로부터 현대의 집중력 높이기와 관련한 영감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문장은 쉽고 내용은 난해하지 않다. 하지만, 감독이 투톱을 세울 것인지, 원톱을 세울 것인지 전술을 명확하게 하지 않는다고나 할까, 읽다보면 분명 이해는 되는데 그래서 결론이 뭘까 하는 막연함이 느껴진다. 학교에 한 두 명씩 있는 합리적이고 , 박식하며 강의도 잘 하지만,  살짝 지루한 교수님의 수업을 듣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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