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아아, 학교! 나는 거기서 자칫 존경받을 처지가 된 것입니다. 존경받는 관념 또한 나를 몹시 두려움에 떨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거의 완벽에 가까울만큼 사람들을 속이고 , 어느 전지전능한 자가 그 사기 짓을 간파하는 통에 그만 모든 게 산산조각이 나서 죽는 것보다 더한 창피를 당한다, 그것이 '존경받는다'는 것에 대해 내가 내린 정의였씁니다. 사람들을 속이고 존경을 받아봤자 누군가 한 사람은 반드시 알게 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이윽고 그의 말을 듣고 속은 것을 깨달았을 때, 그때 내개 들이닥칠 분노와 복수는 아아, 과연 어떤 것일 까. 상상만 해도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습니다."
<인간실격>(다자이 오사무, 양윤옥 옮김,시공사)
"그 사람 아버지가 나빴어"라는 마지막 문장이 뜬금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요조의 몰락은 분명 그 시대의 분위기와 무의식과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그는 당시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기에는 너무 섬세하고 나약했던 것이다. 그리고,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던 '착한' 아이였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저리 가라고 할 정도로 쿨하고 섬세하다.
"1994년 말 암릿은 그를 따르는 사람들과 사이가 크게 틀어졌다.우리가 단상 위로 모시고 추앙했던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그러했듯이 암릿 역시 과거의 부적절한 행실이 세간에 알려졌고 모든 사람들에게 극도로 고통스러운 시간이 시작되었다.... 암릿처럼 진화한 사람이 그토록 극심한 변화의 시기를 어떻게 겪어내는지를 바로 지척에서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은 진정 큰 축복이었다. 이 곳에 있는 동안 그는 일체의 모든 상황에 몸을 맡김으로써 자신이 겪어야 할 모든 변화를 받아들였다. 그런 상황들은 마치 불과도 같았고, 암릿은 그 불을 오로지 영적 정화를 위해 사용하고자 했다. 그는 슬퍼하지도, 상처받지도 두려워하지도 않았다. 그저 자신을 내려놓고 끝까지 경험할 뿐이었다. 나는 내가 내면에서 언제나 보아오던 것을 암릿에게서 끊임없이 목격했다. 바로, 어려움이 다가오더라도 그것을 그저 "나"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기회로 삼는 태도였다. 이 상황에서 의미있는 유일한 기도는, 이 하얗게 타오르는 불이 개인적 자아를 불살라 그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 뿐이었다. 영혼 대 영혼으로서 암릿과 나의 공통점은 그것이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나"에게서 해방되겠노라는 결의 말이다.
나는 암릿이 겪고 있는 경험을 타자화하지 않았다. 외부세계의 모든 것이 무너졌을 때 내면에서는 과연 아떤 일들이 벌어지는지를 나도 함께 탐색해보고 싶었다. "매사에는 철이 있고 하늘 아래 모든 목적은 이룰 때가 있나니"라는 솔로몬 왕의 지혜가 생각났다. 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승인 암릿을 알게 되어 큰 영광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가 큰 어둠의 시기를 지나갈 때,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큰 어둠의 시기가 그를 통과해 지나갈 때 그의 곁에 있어서 더욱 영광이었다. 그는 한번도 불평하지 않았고 우울해하지도 않았으며 낙담하지도 않았다. 그는 그저 더욱 더 깊은 차원에서 자신을 내맡기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일어나는 그대로의 그것이 현실이다. 그러니 그것을 이용해 개인적인 자아를 내려놓는 편이 낫다."
<될일은 된다> (마이클 싱어, 김정은 옮김,정신세계사)
서구에서 크리팔루 요가를 전파하며 요가의 선구자로 존경받던 인도의 요기 암릿 데자이는 1698년 금욕과 불음을 선포하며 자신의 공동체를 이끌었다. 하지만, 1994년 적어도 자신의 여성 신도 세 명과 성적인 관계를 맺은 것으로 밝혀져 자신이 세운 공동체를 떠나야 했다. 이후 그는 이전부터 명상 수행으로 인연을 맺은 마이클 싱어의 도움으로 싱어의 땅 위에서 거주하게 된다. 위의 장면은 그 당시 상황을 묘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