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스트 2
최완규.주찬옥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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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텔레비젼으로 방영되어 크게 히트를 친 로비스트의 원작을 만났다.

텔레비젼을 보지 않아 어떤 형식으로 전개가 되었는지는 몰랐으니 오다가다 들은 이야기로 무엇을 다룬 내용이란 것은 알고 있었다.

로비스트...

단어자체만으로도 따갑고 금속의 느낌의 나는 것 같다.

모든 이야기가 서두에서의 아름답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면 재미는 없을 것이다. 결말이 없는 늘 평행선을 달리는 이야기가 될테니까 말이다.

 

로비스트는 소영과 주호의 어릴 적 만남으로 시작하다가 그 둘의 연이은 불행...

미국으로의 이민, 그리고 로비스트가 되기까지의 삶과 로비스트가 된 후의 활약상,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둘이 재회하기까지를 싣고 있다.

로비스트들이 주로 군을 상대로 무기를 거래하는 일이라 정치적인 일에 개입되어 있다.

지금은 어떤지 몰라도 책을 읽으면서 장태성과 같은 인물이 얼마전까지도 많이 있었을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사건이 한 번씩 터질 때마다 권력의 뒤안으로 사라지는 인물이 있다.

입으로는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거라 하지만 그만큼 이기적이고 기회주의자들도 없는 듯 하다.

에바의 사건에서 그녀가 순전히 나라를 위해 자신을 희생했던 것에 비해 정부나 장태성의 행동은 실로 가관이었다.

필요할 때 취하고 필요없을 때 버리는 그런 생각은 자신이 직접 뼈저리게 당해봐야만 알 것이다.

 

나는 정치엔 관심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정치에 등을 돌리는 이유도 그들이 기대에 부흥하지 못하기 때문이라 본다. 부푼 기대를 안고 도와주고 나면 돌아오는 건 냉대...

요즘도 정.경유착관계에 있는 경우도 없지 않아 있을 것이다. 쉬쉬하고 있겠지만 숨긴다고 새지 않는 건 아니다.

등장인물을 볼때 주호와 소영..즉 해리와 마리아가 주인공이지만 순탄지 않았던 삶만큼이나 자신들을 꿋꿋이 지켜나는 걸 볼 때 대견해 보이기도 했다.

태혁이나 국방부장관으로 나온 박장관의 경우는 시대 자신의 소신을 마음껏 펼쳐보지 못한 경우로 정치적인 희생양이라 할 수 있다.

 

복수를 위해 뛰어든 일이 로비스트였지만 점점 더 깊이 개입할 수록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게 하는 것이 로비스트이기도 하다. 화끈한 복수로 결말을 기대하기도 했지만 장태성의 대권진출을 막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다만 해리와 마리아가 미국에서 지구 아홉바퀴를 돌아 다시 그 자리에 라는 비석 앞에서 다시금 재회했듯이 정의라는 건 언제고 표면으로 드러날 것으로 본다.

이 땅에 힘없는 이들이 어깨를 펴고 살게 될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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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으로 달을 만지다
송종찬 지음 / 작가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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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뻗어 보름달이 하늘에 두둥실 떠 있는 날에 달빛을 한 번 만져 보리라. 그런 결심 아닌 결심을 하게 하는 제목이다.

가끔 시집을 손에 쥐고 있을 때나 가슴 떨리는 한 편의 시를 만났을 때 주체할 수 없을 만큼 가슴이 뛴다. 빛바랜 그림인 듯한 표지를 연상케하는 이 한 권의 시집..

송종찬 시인의 "손끝으로 달을 만지다"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마주한 책이라 그런가..

한 편 한편 아껴가며 읽는다는 심정으로 읽었다.

하루 몇 편씩...

그렇게 읽는 시가 어떤 날은 참으로 정직하게 시를 쓰시는 분이구나...싶다가

또 어떤 날은 참 반듯하게 시를 쓰시는구나..싶다가

또 어떤 날은 어떻게 이런 표현을 구사하셨을까 부러운 낯빛도 되었다가

참으로 다양한 얼굴색을 내게 하는 시들이 빼곡하였다.

 

처음 발문에서

'몸 속의 채워지지 않는 욕망과 몸 밖의 채울 수 없는 거대한 공간

그 막막하고 어찌할 수 없는 빈큼을 위하여 밖에서 밥을 벌어와 안을 채우고

안에서 그리움을 키워 밖을 채웠던 것 같다

질그릇보다 부서지기 쉬운 몸의 경계에 쓰인 노역의 흔적들이여' 라고 하였는데

읽어갈 수록 삶의 경계에서 쉽게 쓰여지 않은 언어의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래서일까..

가볍지도...그렇다고 결코 무겁지도 않은 언어의 경계를 줄타기하듯 줄곧 안정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P33  <하구에서>는 저 강물 얼어붙고 말았으리...하는 행이 제일 마지막에는 빠진 건지..일부러 넣지 않은 건지.. 읽다보니 왠지 허전하다.

기교에 많이 멋부린 시들을 한동안 접하다 읽어 그런가 오히려 글들이 어떤 형식에서 벗어나는 법이 없다. 생활 속에 묻어있는 고단함이나 작가의 눈으로 보는 풍경들...

그 풍경들이 더하지도 빼지도 않고 고스란히 묻어있어 아주 조용한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듯 안정적인 느낌이다.

 

이 풍경화를 오래도록 감상하고 싶다.

내 귓가에 바람 비켜가는 소리 들릴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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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가 된 수진이 청년사 고학년 문고 10
박혜경 지음, 박지영 그림 / 청년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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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 만능주의, 외모 지상주의..등 요즘은 뭐든 돈이면 해결되고 이쁘지 않은 외모가 없어서 누구가 외모때문에 고민들을 해본다. 이쁜 사람은 더 이뻐지기 위해 노력하고 덜 이쁜 사람은 이뻐지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이렇게 각자의 개성보다는 사회의 변화에 자신의 외모까지 맞추어 간다.

이런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는 어디에다 자신의 기준을 두어야 할 지 가끔은 혼돈이 오기도 한다.

 

나의 경우는 외모에 집착할 나이는 지났지만 아들이 가끔 그런다.

얼굴에서 볼을 살짝 비켜난 자리 쯤..귀와 가까운 자리 점이 있는데 그 점이 신경 쓰인다고 빼달라는 말을 종종 한다. 내가 보이엔 정면으로 보이는 것도 아니고 그 정도 있다고 외모에 크게 해될 것도 없는데 아이는 보기 싫다고 한다.

물론 점이야 수술이라 할 정도도 아니고 그렇지만 어린 아들조차도 외모에 관심을 두는 것을 볼 때 사회가 참 많이 변했구나 하는 걸 절감한다.

 

이 책에 나온 인어공주인 수진이는 비만이다.

아빠와 딱 닮아서 뭐든지 먹을 땐 즐겁다. 하지만 그 결과 늘어진 뱃살과 아줌마같이 고무줄이 들어간 청바지며 오동통한 얼굴 들이 하나같이 친구들에게 놀림감이 된다.

자신이 안 당해보면 모르는 일이긴 하지만 요즘 학교에서 아이들 왕따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일본의 이지매와 같은... 그러나 부모의 무관심, 혹은 선생님들의 무관심...이런 것들이 아이들을 자꾸만 한쪽으로 몰아가고 있다.

원인을 파악해 해결해주려는 시도가 있어야 하나 자칫하다 더 심각한 문제를 가져오기도 하는 문제라 아이들의 일은 늘 조심스럽다.

 

보람이와 늘 비교대상이 되어 놀림감이 되기도 하는 수진이가 이웃 떡볶이 집 아들인 영식이를 위해 벼룩시장을 개최했다. 돈 때문에 심장 수술을 못 받는 영식이를 위해 일주일간 열심히 준비하고 애쓴 보람으로 뿌듯했지만 그 행사에 대한 칭찬은 보람이가 듣자 수진이는 매우 속상하다.

간혹 자신이 했지만 성과에서 남의 가로챌 때 무지 속상하다. 수진이의 마음이 백 번 이해된다.

하지만 사랑하는 수진이의 가족들이 수진은 인어공주라 한다.

영식이를 구해낸 인어공주...

좀 오동통한 공주면 어떠랴..

마음이 이쁜 공주가 얼굴 예쁜 공주보다 훨씬 낫다.

 

 

두 번째 "기러기 아저씨" 편도 우리 사회의 문제를 다룬 이야기다.

부인과 딸 둘을 미국으로 유학보낸 이웃 아저씨를 재호가 지켜보면서 아저씨의 외로움을 알게 된다.

하지만 재호의 교육을 위해 미국으로 떠나려는 엄마 때문에 고민이다.

재호는 아저씨와 아빠를 보며 절대로 미국에 가려고 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없는 빈 자리를 아빠를 그 아저씨처럼 혼자 외로워하고 혼자 아파하고 혼자서 많은 날을 눈물로 보내야 할 것을 알기에...

 

공부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는 유독 더 심하다.

그런면에서 보면 엄마도, 공부하는 아이들도, 아빠들도 모두모두 안됐다.

다 같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그러나 표정만은 밝게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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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스 2
오진원 지음 / 풀그림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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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을 먼저 읽어서인가. 각각의 내용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모든 이야기가 연결되고 있었다.

마법의 책 "파파스" 글자도 거꾸로고 크게 만화영화처럼 "펑!"하고 요정이 나타나 도와주고 하는 건 아니지만 이 세상 살아가는데 가장 위대한 힘인 사랑을 느끼게 해준다.

 

아주 어릴 때 입양된 제인과, 다리를 못 쓰는  리나 그리고 치매를 앓고 있는 양어머니 이사벨라가 사는 집에 파파스가 찾아왔다. 물론 요한씨가 전해주었고 언니인 리나는 엄마 이사벨라가 치매가 된 후 따로 살고 있고 제인은 따로 살다 엄마의 간호 때문에 다시 들어와 살지만 자신은 사랑받지 못한다는 생각 때문에 가족들을 싫어한다. 늘 자신은 불행하다 생각하고 복지사가 되어 남을 돕는 일도 마땅찮아 한다. 그런 제인에게...

 

'라이카챠 라이카나 라이카챠나' 하고 주문을 외우는 파파스가 찾아왔다.

 

나도 저 주문을 외우고 소원을 말하면 이루어질까?

파파스는 소원을 들어주는 대신 항상 조건을 제시한다.

제인에겐 상처를 고백하고, 기억을 변화시키고, 삶의 우선 순위를 다시 정하고, 하루가 지난 뒤 가장 우울해 보이는 사람에게 파파스 책을 전해주는 것을 제시했다.

단 하나의  소원을 이야기해서 이루어지는 시간..

제인은 하루라도 좋으니 엄마의 기억을 되돌려 달라고 한다.

엄마가 정말 멀쩡한 기억으로 우산을 들고 제인에게 왔다. 그 동안의 치매였다는 기억은 어디에도 없다.

그 엄마와의 밤을 세워가며 나눈 대화...

자신보다 왜 그리 언니인 리나만 위해줬는지 ..묻고 엄마의 입에서 자신의 연극발표회에 갔었다는 것과 좀 더 강하게 키워 리나를 지켜줄 정도로 강한 제인으로 키우려 했다는 엄마의 말...

아주 오래 전부터 엄마는 제인을 가족으로 받아들였는데 제인만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제인은 가족을 되찾았다. 그 동안 애써 자신이 찾지 않았던 가족..

사실 그 가족은 늘 제인 곁에 있었는데도 말이다.

 

가족간의 사랑이 이런거구나 싶었다.

뭘 해도 따뜻하게 감싸줄 수 있는 사랑...

마음에 벽을 허물고 경계 밖에 있던 사람이 경계선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기적은 이루어지는 것이다.

외우고 싶다. 주문을.

 

라이카챠 라이카나 라이카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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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선생님과 함께 읽는 현대시
김권섭 지음 / 산소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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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들뜬 마음을 고요하게 진정시키는 힘이 있다.

그래서 종종 시를 읽고 마음에 드는 싯귀절은 음미해 보기도 한다. 이 책엔 현대시 중에서도 많이 알려져 있는 시들을 작가별로 몇 편씩 엮어 자세한 해설과 더불어 소개하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에 접했던 시들도 있고 후에 접했던 시들도 있지만 여전히 반갑고 마음에 안정을 가져다 주는 시들이다.

 

고등학생들이 국어시간에 자주 접하는 시 142편의 시를 상세한 설명과 함께 읽어볼 기회가 되어서 그런가  시어도 쉽고 배경에 관한 설명이나 그 시대적 배경, 시간적 공간적 배경까지 쉽게 설명되어 있어서 좋다. 시어에 포함된 숨은 의미나 서정적인 자아...등도 설명하고 있어서 올해 고등학교 들어가는 아들이 읽기에 정말 안성맞춤이다.

 

보통 단편소설들은 아이들이 많이 접하긴 하지만 시는 잘 읽지 않는다.

그래서 다른 장르의 문학에 비해서 비유법이 많은 시를 제대로 해석해서 읽자면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이다. 평소에 시 읽기가 제대로 되어 있다면 모를까 이 기회에 제대로 된 시 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강은교에서부터 황지우까지...

대부분 현대시라 이미 고인이 된 작가도 있지만 아직 왕성한 활동을 하는 작가들도 많다.

활동하던 시기에 따라 독립이나 해방에 촛점을 맞춘 시도 있고 암울한 시대를 드러낸 시도 있고 순수한 서정을 그린 시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송수권 시인이나 이용악 시인의 작품도 실려 있어서 긴 해설이 있는 것에 비해 전혀 읽기가 지루하지 않다.

박목월 시인의 작품은 이 책에선 주로 이별에 관해 다루었는데 나그네, 만술아비의 축문, 이별가,하관과 같은 작품이 실려 있어서 그런가보다.

유치환 시인이나 이육사 등... 모든 시인들이 짧은 몇몇의 시로 자신들의 색깔을 다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 함축적인 의미가 많은 이 짧은 시가 참 매력적인가 보다.

 

모든 시가 일부분이 아닌 전문을 싣고 있어서 읽기가 좋았고 어려운 말이 없어서 이해가 쉬웠다. 또한 배경이나 그 시를 쓸 때의 시대적인 상황, 일화, 생애등을 곁들여 창작배경을 이해 시켰다. 누구나 읽는 시지만 한 편의 시를 막힘없이 외우고 그 시가 창작된 배경이나 일화까지 알고 있다면 그 사람이 달리 보일 것이다. 쌀쌀한 겨울 날 ...이 한 편 한 편의 시가 따스한 아랫목에서 마음 나누기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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