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여지도 1 : 중구편 대전여지도 시리즈 1
이용원 글.사진 / 월간토마토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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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토마토에서 대전여지도 1이 출간됐다. 저자 이용원은 2007월간 토마토를 창간해 창간 초기부터 대전여지도라는 꼭지로 대전의 유래와 역사, 흔적을 찾아 마을을 답사하고 취해하여 월간 토마토에 실었다. 그는 희미해진 마을을 찾고 싶었다.”라고 검정 잉크로 그 마음을 책날개에 박아두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대전은 자주 간 적이 없어 생소한 도시다. 그런 도시를 책 한 권을 안다는 것은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그러나 이 책이 풀어가는 방식은 조금 남다르기 때문에 조금은 알 듯 하다. 왜냐면 대전의 전부가 아닌 사라져 가는 보존하고 싶은 그런 동네만 골라서 보여주기 때문이다.

3부로 나누어 1, 골목에서 만나다, 2, 산자락에 기댄 마을, 3, 원도심의 기억으로 나누어 각각의 작은 마을을 부 안에서 다시 소개하고 있다. 표지에서 받은 깔끔한 인상을 본문에서도 볼 수 있다. 마을과 마을 사이 길 역할을 하는 간지가 참 깔끔하다. 소개하는 마을은 산자락 밑이나 좁은 골목 등, 사라져 가는 뒷골목인데 책은 너무 도회적이지 않은가?

대도시의 양면성 중 사라져 가는 한 면을 저자는 이 글에서 발로 뛰며 사진으로 글로 실었다. 여는 글에 짧은 타이틀, “아들, 밥은 먹었어?” 책을 펼쳤을 때 이 문장이 확 와 닿아서 읽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살아야 한다에서부터 밥으로 아침, 점심, 저녁인사를 대신하는 한국인이다보니 이 글도 그런 친숙하고, 느린 걸음으로 읽어야 따라 읽기 좋다.

사라져간다는 기록으로라도 남겨둬야 하는 것이다. 공간에 대한 기록을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인데 이 일을 대전의 월간 토마토에서 해서 반갑고 사라져 가는 것들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고맙다.

이런 작업을 통해 누군가에게는 위안이 되고 또 누군가에게는 다시 찾고 싶은 그리움의 단서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이 책 한 권을 들고 희미해져 가는 마을을 찾아 나선 사람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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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모아 사람모아 - 동네의사 백원장의
백승희 지음 / 학이사(이상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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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이름 앞에 수많은 수식어가 붙을 경우 보기 좋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거의 없다.

수식어들이 그만큼 그 사람을 돋보이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왠지 자기 과시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해서다.

그러나 이 사람

동네 의사 백 원장에게 붙은 많은 수식어는 화려한 것 같으면서도 소박한 모습을 돋보이게 한다.

이런 경우도 있을까?

동네 의사 백 원장이 쓴 사랑모아 사람모아를 읽어 보았다.

총 5부로 간결한 문체에 내용이 길지 않아 지루하지 않게 읽혔다.

자란 환경, 학창시절, 의사로서의 일상생활, 본인이 좋아하는 삼국지 깊이 읽기 등으로 한 권을 엮었는데 한 권을 읽고 나면 동네 의사가 어느새 이웃 같은 느낌이 든다.

바쁜 일상 중에서 누군가를 위해 봉사하는 삶, 쉽지 않다. 그런데도 격투기 선수, 테니스 선수를 후원하고 요양원과 희망원에 봉사다니는 걸 보면 반성을 하게 한다. 평소에 시간이 없어서라고 외쳐대던 자신이 참 부끄럽다.

문학적으로 뛰어난 작품은 아니지만 인간적인 면을 돋보이게 하는 책이다. 나태해진 자신을 바로잡고 싶다면 한 번쯤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나는 어떻게 살고 있나?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되돌아 보게 할 것이다. 

"천하를 얻고자 하는 자 스스로 다가가는 수고로움도 있어야 하지만 스스로 다가오도록 기다리기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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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책하다 학이사 독서아카데미 서평모음집 1
정화섭 외 지음 / 학이사(이상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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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꾸짖고 비평하고 권하고 취하고 하는 것들을 통틀어 한자어로 責하다로 쓸 수 있다. 이번 서평집 책하다는 그런 모든 것들이 통용되는 서평집이다.

회원간에 책을 읽고 나름대로의 해석 과정을 거쳐서 한 권의 책으로 내놓은 책이다.

다양한 장르의 다양한 인물들이 모여 쓴 책, 책을 책하다.

저자건 독자건 책할 수 있는 안목이 있다는 건 좋은 것이다. 자신을 발전을 위해서도 그렇고 다른이의 발전에도 영향이 끼칠 수가 있다.

 

독후감을 쓰던 비평에서 벗어나 서평으로 한차원 높은 서평으로 책의 품격도 높여보자.

권한다고 솔깃해지는 부분도 있지만 직접 읽어보다면 다양한 장르의 책 몇 권을 읽은 듯한 기분이다.

나와 다른 이의 생각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나 책을 읽고 나서 메모라도 남겨두고 싶은 사람이 읽는다면 더없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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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특별한 여행
이종은 지음, 김예진 그림 / 노루궁뎅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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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책을 한권 만났다.

하드 표지에 풍선타고 여행을 떠나는 할머니의 모습과 그 할머니를 배웅하는 가족들의 모습이 담긴 표지 그림이다.

노루궁뎅이에서 이종은 작가의 작품이 그림책으로 출간되었는데  삶과 죽음을 동화로 풀어 주인공인 어린아이의  시각을 통해서 묘사되어 있다. 

흔히 죽음이라고 하면 장례식장의 무거운 분위기와 눈물로 며칠을 지내우는 걸 떠올리는데 이 그림으로 봐선 죽음을 또 하나의 여행으로 표현해서 그런지 몰라도 슬픔보다는 또 하나의 기다림으로 보인다.

 

물론 나 자신도 어린 시절 할머니와 보냈고 나이를 먹은 뒤 할머니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샛별이처럼 할머니를 기다린다는 자체가 없었다.

순수함을 잃고 살았다고나 할까?


 

할머니, 아빠, 엄마, 누나, 그리고 샛별이 함께 사는 집.

모두가 할머니를 좋아하고 따르는 집이다. 가족간에 아주 화목한 집이다.

그런 집에서 어느 날부터인가 할머니가 번데기처럼 거실 쇼파에 누워있고 하나, 둘 잊어버리기도 하고 평소 하시던 일을 뒤로 미루기도 한다.

할머니에게 일상이 점점 버거운 일이 된 것이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 가족 모두 할머니를 그리워 한다

함께 했던 시간 안에서 기억으로만 남은 할머니는 그리움의 대상이다.

모두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할머니를 그리워한다.

 

할머니 없는 빈 집.

같이 살던 집에서 누군가 한사람이라도 빠지면 집이 텅 빈 절간 같은 느낌이 드는 건 경험들 해봤을 것이다.

2박3일 짧은 여행에서도 그런 걸 느끼는데 영영 돌아올 수 없다는 걸 실감하게 되면 그 상실감은 참 크다.

모든 것은 그 그대로인데 오직 한 사람만 없다는 것.

그걸 받아들이는 데는 시간이 참 오래 걸린다.

 

 

샛별이는 기다리기로 한다.

백일 뒤에 웃으며 돌아오실 할머니를 .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자기만의 할 일을 씩씩하게 해가면서 그리고 할머니가 무사히 건강하게 돌아오시도록 기도하는 것도 잊지 않고

할머니를 기다린다.

 

그러는 중에 할머니를 꿈에서 만난다

편찮으시던 할머니는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계셨다.

수영도 잘 하고 달리기도 잘 하고 거기다가 할머니의 얼굴은 아주 행복한 얼굴을 하고 계신다.

 

드디어 샛별이의 기도 덕분인지 할머니가 길을 나섰다.

지도와 노란우산을 들고서 샛별을 보기 위해 오셨다.

 

 

샛별이와 할머니는 오랫만에 만나 기쁨을 나눈다.

그러면서 새로운 약속을 하게 된다.

할머니의 소원을 들어주는 약속.

할머니의 세상 구경에 샛별이가 아무 말 않고 들어주는 것이다. 오히려 날개를 달아준다.

샛별이가 잠에서 깨어 났을 때 창 밖에는 새들이 날아가고 있었다.

샛별이는 그 새를 할머니라고 굳게 믿었다. 자신이 달아준 날개를 달고 여행을 떠나는 할머니를 배웅해 주는 것이다.

 

 

돌아가신 할머니의 생일 날이다.

맛있는 음식으로 할머니를 기억하는 가족들.

샛별이가 부쩍 자랐다. 꿈에서의 약속을 입 밖으로 내면 안 될까 봐 꼭 삼키면서 할머니와의 약속을 지킨다.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는 걸로

그러면서 샛별이 무럭무럭 자라날 것이다.

할머니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삶과 죽음이라는 다소 무거운 소재로 시작하는 동화지만 읽고 나면 이 땅에서 할머니와 함께 하는 아이들에게는 유대감을 계속 이어가게 하는 효과를 가져다 주는 것 같다.

단절이라는 느낌이 아닌 지속적인 소통, 그리움, 기다림.

이런 것이라면 아이들도 충격이 덜 하지 않겠나 싶다.

다만 오줌을 자고 싸고 하던 샛별이가 할머니가 돌아가시자마자 저렇게 스스로 뭐든 알아서 하는 의젓한 아이로 변했다는 것이 좀 급작스럽지 않나 싶다. 저 나이대에 어른들의 뒤뜸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스스로 저런 대견한 생각을 하고 시도한다는 게 가능할까?

주위 사람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대처하는 자세가 어른보다 더 현명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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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감자 - 박승우 동시집
박승우 지음, 김정은 그림 / 창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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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와 해학이라는 자신만의 색으로 두 번 째 동시집을 들고 나타난 박승우 시인.

이번 동시집은 첫 번 째 동시집 백점 맞은 연못보다 더 자신의 색깔이 드러난다.

염소와 감자를 축으로 해서 우리 주변 사물이나 실생활도 살짝살짝 건드려 준 것이 읽는 독자로 하여금 재미를 느끼게 한다.

염소나 감자가 단순히 염소나 감자를 관찰하는 것에서 끝이 났다면 사정이 달랐겠지만 박승우 시인의 동시에 등장하는 염소나 감자는 사람처럼 생각을 한다.

미래를 생각하고 고민도 하고 현재의 삶에 대해서 반성과 함께 다른 길을 모색해 보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동시다.

시인의 마음이 아닌가 싶다.

 

구석이 좋고, 풀밭에 누우면 지구의 등이 든든한 걸 느끼고 사람들의 삶이 거기서 거기인 것 또한 삶에서 이미 터득한 것이다 보니 독자층 구분없이 공감을 얻을 거라 본다.

 

염소야, 감자야

아니 세상 모든 사물들아

복 받았구나^^

해묵은 동시가 아닌 신선한 소재로 다시 태어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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