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물이다. 이 영화의 공포 주제는 밀림을 방불케 하는 거대한 숲과 사람이다. 에릭 바나가 초반에 잠시 등장하는데 예전 클리프 행어처럼 절벽 등반 중 사망하는 역으로 나온다.

배경이 호주다. 호주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로 인식되어 있지만 영화 속 호주는 실종자가 많은 나라, 그리고 절대 찾을 수 없는 것으로 나온다.

그런 호주의 실종 영화가 많다. 일명 벙글벙글 숲에서 일어나는 기괴한 이야기가 많다. 벙글벙글 숲에서의 끔찍한 일을 다룬 일본의 추리소설도 있는데 제목이 생각이 나지 않네.

이 영화는 내용은 너무 간단하다. 호주의 거대한 숲에서 미친 사이코패스 살인마에게 쫓기는 여성 등반객의 이야기다.

샤를리즈 테론과 테런 에저튼 주연 치고는 뭐랄까 액션이 조금 아쉽지만 보기에는 나쁘지 않다. 생각보다 잔인하고 끔찍한 장면과 설정이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 사샤는 연인이 죽은 슬픔을 달래기 위해 호주의 대자연,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으로 래프팅을 비롯한 모험을 하는 던 중 살인마를 만나서 도망가게 된다.

미친 살인마답게 사샤를 잡았다 풀었다 하며 가지고 노는데, 죽 이렇게 반복되어야 했지만 벤에게 가족 서사의 과거가 입혀지면서 좀 재미없어 진다. 그냥 미친놈이어도 충분하다. 이유 같은 거 없이.

왜냐하면 육포를 계속 먹고 사샤에게도 주는데 그게 인육으로 만든 육포다. 거기에 사람을 잘 먹기 위해 모든 이빨을 뾰족하게 갈았을 정도로 미친놈인데 거기에 서사를 입혀서 재미가 반감된다.

돌에 맞아서 다리가 찢어지고 터져 뼈가 드러나고 파리떼가 붙어서 징그럽게 보이는 장면 같은 것들은 좋으나 정작 주인공 두 사람에게 힘이 빠져 있다.

그래도 러닝타임이 길지 않고 연기력 쩌는 두 배우를 볼 수 있다. 절벽이나 급류에서 두 사람의 액션도 볼 만하다. 테런 에저튼의 미친 살인마 연기가 끝내주는 영화 [정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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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 존재가 나오지 않지만 인간으로 인한 오컬트를 원한다면 김기영 감독의 이 영화를 꼭 보라 말하고 싶다. 굉장하다.

이 영화는 77년에 나왔지만 그 당시에는 극장에 간판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다가 90년대 들어서 김기영 감독이 재조명받으면서 그의 영화들도 여기저기 방영되기 시작했다.

현재는 복원작업으로 인해 21세기에 만든 영화처럼 아주 깔끔하다. 그래서 더욱 소름 돋는 영화다. 이 영화를 보면 박찬욱과 봉준호가 김기영 감독을 얼마나 좋아했나 하는 장면들이 가득하다.

봉 감독의 경우 기생충에서 공간으로 보여주는 심리가 끝내줬는데, 이어도에서의 공간이 바로 그러하다. 그리고 욕망의 절정에 다다른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박찬욱 감독의 모습도 이 영화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고립된 섬이라는 공간, 그 속의 여자들만의 장소, 그 사이를 뚫고 들어가는 섬으로 온 남자들. 그 중심에 있는 인간의 욕망이 꿈틀거리는 모습이 무척이나 생생하다.

스릴러처럼 죽은 사람의 사건을 파헤쳐가지만 점점 미궁으로 치달으며 인간! 근원적으로 인간을 보여주고 탐구한다.

마치 김기영 감독이 의사나 과학자가 되어 영화라는 매개로 인간을 벌리고 파헤치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히치콕이나 많은 거장들이 해왔다. 70년대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끔찍한 장면들이 있다.

남석이 민자를 파도가 철썩이는 곳에서 성폭행(장면은 나오지 않는다)하고 그대로 방치해 두는데 카메라가 뒤로 빠지면서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가 점점 다가오면서 아악 하는 상상을 하게 만든다.

영화의 모든 장면에 은유다. 직접적인 장면은 나오지 않지만 신윤복의 사시장춘처럼 바위와 파도, 바다의 모습으로 기가 막히게 신체를 표현했다. 더욱 충격적인 건 시체와의 정사 장면이다. 남자의 시체를 무속으로 발기시켜 시체와 관계를 갖는다.

감독은 영화로 보이는 공간, 인물, 장소라는 이미지를 통해 보는 이들을 압도해 버린다. 독특하며, 실험적이고, 무엇보다 파괴적이다. 섬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다 떠난다.

그러나 이 섬은 저주받았고 홀리듯 다시 돌아오지만 죽어 시체가 되어도 이 섬을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을 지녔다. 상상력을 동원하면 몹시 무시무시한 영화 [이어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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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 인터뷰 참조

김기영 감독이 국제적으로 알려진 영화는 [고려장]이었다.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이 칸느에서 그랑프리를 받았던 영화가 고려장을 표절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정도로 뛰어난 작품이었다.

박찬욱 감독이 이장호 감독의 막내로 들어와서 충무로에서 일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 사무실에 웬 행색이 초라한 할아버지 한 분이 들어오시자마자 이장호 감독이 벌떡 일어나서 구십 도로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 박찬욱 감독이 아? 이분이 바로? 했던 적이 있었다.

또 당시에 동명이인 감독이 있었다. 젊은 김기영 감독이었는데 이 감독이 만든 영화 포스터에 자신의 이름이 나오는데, 그 위에 [제정신인 김기영 감독]라고 적었다. 그러니까 노인네 김기영 감독은 뭐랄까, 완전 틀에서 벗어난, 돌아이 기질의, 너무나 자유분방한 인물이었다. 왜냐하면 충무로에서 가장 괴짜로 소문난 감독이었다.

김기영 감독의 영화들을 보면 도저히 한국에서 나온 영화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의 영화들이었다. 한국적에서 벗어난 기괴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김기영 감독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좋아하는 정신세계다.

김기영 감독하면 스페인의 루이스 부뉴엘의 초현실 주의, 프로이트의 경도[김기영 감독은 프로이트의 세계관은 아직도 유효하다고 70살이 넘을 때까지 말했다], 그리고 도저한 염세주의가 있었다. 김기영 감독의 세계관에서는 한국영화에서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이 세상에 대한 비극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탈리아의 파졸리니 감독을 연상시키는 과도한 성묘사 장면과 폭력 장면들, 일본 영화의 영향을 받은 잔혹취미, 개인적으로 마르크스를 존경해서 부르주아 세계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이 김기영 감독의 영화 세계관을 지배하고 있었다.

70년대까지는 주류에 속하는 감독이었지만 80년대를 지나면서 비주류로 밀려나면서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김기영 감독은 서울대 의과대학을 나왔다. 대학극으로 시작하여 다큐멘터리를 거쳐 상업영화를 하고 연극으로 다시 돌아가기도 했다.

항상 스스로 각본을 쓰는 지적인 감독이었다. 동승, 이어도, 장미희가 벙어리로 나왔던 느미 같은 작품이 좋다. 당시 충무로에서 김기영 감독과 같이 작업을 한 스텝은 그에 대한 에피소드를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정도로 괴짜였다고 한다.

예를 들어 콘티를 짜오는데 남에게는 절대 보여주지 않고 작은 종이에 자기만 볼 수 있게 조그마하게 그려 온다거나, 세트촬영 중 레일을 깔아야 하는데 세트장이 협소해서 레일을 깔 수 없다고 하니까 콘크리트 벽을 허물게 해서 촬영을 감행하기도 할 정도로 괴짜였다.

스타를 발굴하는 재능까지 있던 감독이었다. 김지미, 안성기 배우들이 김기영 감독의 영화로 데뷔를 했다. 김기영 감독의 가장 괴짜력은 세계에서도 없을 리메이크 경력이다. 가장 유명한 60년에 나온 [하녀]를 71년에 [화녀]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트를 했고, 82년에 [화녀 82]로 또 리메이크했다.

또 [충녀] 시리즈도 있고, [수녀]도 있다. 충녀는 80년대 [육식동물]로 리메이크했다. 김기영 감독은 엄청난 시나리오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꽂히는 영화는 계속 리메이크를 했다.

하녀 시리즈의 내용은 시골출신 촌뜨기 처녀가 서울의 대중가요 작곡가의 집에 식모로 취업을 하고 거기서 부부와 삼각관계가 이루어지며 서로가 서로를 죽이려고 하는 심리 스릴러가 펼쳐지며 결국 주인남자와 식모가 동반자살을 하는 결말로 이어진다. 아주 비극적이고 기괴함이 당시에는 한국 사회에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먹히지도 않았다.

김기영 감독의 영화에 나오는 남자는 우유부단하고 여자들에게 휘어 잡혀 어쩔 줄 몰라하는 지질한 인물이다. 남자의 아내는 부르주아 중산층의 여자로 가정을 지키려고 모든 걸 다 바치는, 다른 건 안중에도 없는 그런 인물로 그려진다. 시골에서 올라온 하류계급의 처녀는 동물적이고 본능적은 세계에 사로 잡혀 있다.

이런 서로 다른 세 부류의 주인공들이 얽히고 서로 죽이려 드는 심리물이다. 성착취와 폭력 그리고 정신질환의 문제를 장면장면으로 이어서 보여주는 게 특징이다. 하층계급이라 해서 선한 인물로 그려지지 않는다.

구조를 따지고 보면 아주 재미있는 영화가 김기영 감독의 영화다. 특징이라고 하면 감독이 박자에서 엇나간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클리셰에서 벗어난다. 이 대목에서 이렇게 나가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공포스러운 상황에서도 웃음이 터지게 나오는 장면이 많다.

김기영 감독 영화의 대사는 거의 문어체다. 자연스러운 대사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책을 읽는 듯한 대사처리가 특징 중 하나다. 가장 큰 특징은 세트촬영과 조명의 사용이 대가에 속한다. 정일성 촬영감독이 김기영 감독을 두고 최고의 감독이라 칭했다.

세트촬영의 극치를 보여주는 [반금련]을 만들었는데 당시 신군부 시대에서 퇴폐감독으로 낙인찍혀 영화가 난도질 당한채 개봉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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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우스톤에서 지미가 카우보이 목장에서 말의 그걸 해주는 장면을 보니 떠오른 기억이 있다.

예전에 경주 가는 길목에 말 목장 같은 곳이 있었다. 목장은 아니지만 말 한 마리가 있어서 가까이서 쓰다듬을 수 있고 볼 수 있는 곳이었다.

그때 주말이라 말 구경하는 사람들이 좀 있었다. 말은 울타리 저 안쪽에 있어서 만질 수는 없고 볼 수밖에 없었다.

일행과 나는 울타리에 매달려 말을 보고 있었다. 말은 사람들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눈치였다. 인간? 흥? 하며 사람들이 손을 뻗으면 귀찮다는 듯 저만치 가버렸다.

그런데 말이 일행과 내가 있는 쪽으로 왔다. 말을 가까이서 보니 신기했다. 큰 눈으로 일행을 보는데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았다.

사람들이 우리 주위로 몰렸다. 사람들이 쓰다듬으려 하면 말은 저만치 가버렸다. 잠잠해지면 다시 나와 일행 쪽으로 왔다. 신기한 일이었다.

일행이 쓰다듬으면 가만있었다. 그러다가 사람들이 오면 또 가버리고. 일행은 말의 머리를 쓱쓱 쓰다듬었다.

말도 일행의 손길이 좋은지 머리를 만지라고 내주었다. 다른 사람들은 못 만지게 하면서 일행의 손은 저어하지 않았다.

그런데 일행이 계속 쓰다듬으니까 수컷이었던 말의 그것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그게 실제로 보니 상상 이상이었다.

일행이 오빠, 얘 XX 좀 봐! 엄청 커졌어!라고 하자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맙소사. 그건 정말 엄청났다.

옐로우 스톤에서 지미가 말의 그걸 잡고 있는데, 와 화면으로도 그 크기와 묵직함이.

그나저나 그 말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한 것일까.

뭘 볼까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옐로우스톤을 보자. 시즌이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제대로 된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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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장점은 마법이라는 것이다. 팍팍하고 눈을 감으면 보이는 세계가 미래인 현생에서 영화는 마법을 부린다.

이 영화는 마법 같은 영화이며, 영화가 마법을 부린다는 걸 보여주는 영화다. 영화 속에 영화가 나오며 영화배우는 영화 속 영화배우와 조우하는 이야기.

정말 마법 같은 이야기다.

1930년대의 미국. 술주정뱅이 남편에 희망이 보이지 않는 웨이트리스 생활에 지친 시칠리아. 그녀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이 유일한 낙이다.

그런데 어느 날, 아무것도 특별할 것이 없는, 그저 영화를 좋아할 뿐인 평범한 여자에게 아주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이 날도 극장에서 [카이로의 붉은 장미]라는 영화를 하루 종일 보고 있는데, 갑자기 영화 속 주인공 탐이 그녀에게 말을 걸어온다.

저요?

그래요, 당신. 매일 와서 이 영화를 보는 당신 말이에요.

그리고 영화 속 다른 인물들이 말리는데도 불구하고 주인공 탐은 영화 밖으로 걸어 나와서 시칠리아와 데이트를 한다.

늘 자신의 영화를 보러 와주는 관객에게 사랑을 느껴서 자신의 의지로 화면 밖으로 걸어 나올 때, 지금은 참으로 이 별거 아닌 장면일 뿐인데 이 장면이 너무 마법 같아서 뭉클하다.

이것이야 말로 영화광 감독이 만들어낸 영화광다운 마법 같은 이야기가 아닐까.

영화라는 마법에 걸린 인물을 영화 속에서 보는 재미. 당신은 영화를 좋아하십니까? 그렇다면 당신에게 영화는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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