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학원물이 인기라고 한다지만, 그리고 학원물 중 가장 먼저 만들어졌다고 하지만, 이 정도로 엉망으로 만들 줄이야.

채원빈은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에서의 연기가 좋았는데 [오늘도 매진 했습니다]와 이 영화에서의 연기를 보면 감독을 잘 만나야 연기가 살아나는 것 같다. 오늘도 매진~ 에서 채원빈의 연기는 중학생들 연극을 보는 것처럼 대사를 쳤다.

이 영화에서는 액션이 이게 뭐람? 그런 수준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영화는 2020년에 만들어진 영화로 채원빈 얼굴이 근래에 비해 아주 앳되게 보인다.

정말 학원물이 사람들이 좋아하는 영역이라고 해서 개똥망으로 만들고 거기에 후속편 예고까지 하다니. 농락당한 기분이다.

게다가 영화에는 채원빈만 나오는 게 아니라 한선화도 나오고 연기 아주 잘하는 조복래 배우도 나온다. 하지만 전부 스테레오 타입으로 나오면서 뭐야? 하는 말이 튀어나오는 캐릭터다.

학원물의 3요소 중 하나는 욕설인데, 여기 캐릭터들이 내뱉는 욕설은 굉장히 이질적이다. 심한 욕설을 하는데 이전의 학원물과 다르고 박화영처럼 처절하게 들리지도 않는다.

이 영화의 가장 문제점은 액션이다. 이게 무슨 액션인지. 남자애들이 채원빈의 느리고 약하게 휘두르는 주먹에 몸과 얼굴을 갖다 대준다. 발로 툭 건드렸는데 몸이 알아서 날아가는 이런 연출을 2026년에 보게 되다니.

물론 6년 전에 만들어졌다고 해도 이미 학원물의 눈높이가 오를 대로 오른 대중에게 이런 액션은 좀 그래.

또 다른 주인공으로 나오는 강희구는 약한영웅의 배나라와 비슷한 외모다. 엄청 닮은꼴이다. 이제 학원물에서도 이런 외모의 계보를 잇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신혜선의 [용감한 시민]의 학생 버전으로 보일 뻔했으나(물론 먼저 만들어져서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그냥 망해버린, 어쩌면 학원물 중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져서 이렇게 되어버린 영화 [소녀심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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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용할 수 있는 수백만 단어가 있음에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고 문어인 마셀러스가 말한다. 우리 인간은 항상 진실을 원하지만 진실과 마주하는 건 두렵다. 그런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인간과 교감을 하는 문어 마셀러스가 이어준다. 이 영화는 근래에 나오는 영화 중 보기 드물게 감동적인 영화다.

초반에는 짐작이 가는 설정으로 흘러가지만 마지막에 가면 아! 하며 주인공 할머니 토바와 청년 캐머런의 대화를 보는데 코끝이 시큰해진다. 물론 마지막까지 짐작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눈치채지 못했다. 제목의 의미는 말 그대로 수족관이 문을 닫은 후 토바 할머니가 청소를 하면서 문어 마셀러스와 교감을 하는 의미다. 이 영화에 나오는 인간과 교감을 하는 문어 마셀러스는 인간 그 위에 존재하는 생명체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 다큐멘터리 문어 선생을 보고 보면 이 영화에 더 깊게 몰입할 수 있다. 마셀러스가 수족관을 뛰쳐나온다던가, 토바의 손을 빨판이 달린 다리로 감싼다던가. 문어는 지능이 아주 높은 생물로 알려져 있다. 가끔 밥상에 다리가 하나 없는 문어가 올라올 때가 있다. 그건 문어는 가두리가 안 되어서 양식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통발이나 죽창으로 문어를 잡을 수밖에 없는데 문어가 인간의 죽창을 피해 바다 밑으로 내려가면 바뀌는 수온에 움직이지 못한다.

그렇게 바위틈에서 꼼짝 않고 있다가 뱃속의 새끼들이 굶고 있으면 움직이지 못하는 문어는 새끼들을 위해 자신의 다리를 하나 떼서 먹고 영양분을 공급한다. 그런 존재라는 걸 알고 마셀러스를 보면 학 와닿는다. 아쿠아리움에서 청소를 하는 귀여운 할머니 토바는 평생 가슴에 상처를 가지고 지낸다. 아들이 죽었는데, 아들의 죽음이 자신 때문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마을에 온 캐머런은 토바의 일을 이어받아 아쿠아리움에서 청소를 하며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찾으려고 한다.

마셀러스는 토바와 캐머런의 행동으로 마음속에 있는 고민을 눈치채고 두 사람의 고민을 해결해 주기로 한다. 그러면서 무척 나이가 많은 마셀러스 역시 그것이 자신의 마지막이라는 걸 알고 두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 주고 바다로 돌아가서 눈을 감는다. 토바는 아들을 잃고 캐머런은 엄마를 잃었다.

토바와 캐머런은 굉장한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가까워진다. 뻔하게 흘러가서 뻔하게 끝날 줄 알았는데 뻔하지 않는 결말로 끝이 나게 된다. 영화는 잔잔한데 곳곳에 좋은 영상이 많다. 밴드 활동이 좌절된 캐머런이 바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나, 그 노래에 푹 빠져 있는 토바의 모습이나. 주인공 토바 할머니는 80세에 가까운 나인데 무척 귀엽다. 귀엽고 활발하지만 상실의 공백을 채우지 못하는 아픔을 제대로 표현했다. 토바 역의 샐리 필드는 전설이 된 배우로 우리가 잘 아는 포레스트 검프에서 엄마 역으로 나왔다. 영화는 아픔을 딛고 희망을 말한다.

개인적으로 근래에 대체로 자극이 극에 달하는 영화만 보다가 이렇게 잔잔하면서 감동적인 영화를 오랜만에 봐서 희망이라는 단어가 주는 빛을 좀 느끼게 되었다. 샐리 필드 외에 조안 챈을 비롯해서 연기파 배우들이 잔뜩 등장해서 보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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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나온 공포영화 중에 가장 고어고어한 영화지 싶다. 잘리고 썰리고 터지고 피가 낭자하는 장면이 제지 비츠가 나온 [데이 윌 킬 유]보다 훨씬 적나라하고 덜 그래픽적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로건의 딸로 나왔던 다프네 킨이다. 로건의 딸로 나오고 그 후속편을 기다렸지만, 점점 밀리고 밀리더니 다프네 킨은 성인이 되어 버렸다.

엑스맨 영화가 언젠가는 새로 나올 것은 분명하다. 1세대 주인공들이 벌써 20년 전이니까 이제 세대교체는 필수고, 다프네 킨은 새로운 울버린이 되는 것은 확실하지만 언제 나올지 궁금하다.

이정재와 함께 스타워즈 시리즈에도 나왔지만, 외계인으로 분장한 얼굴이었고, 이 영화에서 주인공을 맡았다.

아즈텍 문명인가 그런 의미의 작은 해골 휘슬 인형이 저주를 퍼붓고 해골 인형을 한 번 분 사람은 반드시 끔찍하게 죽게 되는 영화다. 피할 수 없는 죽음을 형상화한 설정은 데스티네이션을 떠올리게 한다.

불어서는 안 되는 해골 휘슬을 불어 버린 사람은 반드시 죽는 규칙이 점점 다가오는 공포와 옆에서 잘리고 썰리고 녹아내리는 동료를 보는 공포. 그리고 등장인물 중에 규칙을 어기고 거기에 따른 저주 공포를 보는 재미가 있다.

별 내용은 없다. 데스티네이션 초기작처럼 틴 호러에서 출발하여 미스터리로 틀어서 죽음의 현상을 추적한다. 동양이나 서양이나 학교라는 공간은 아주 묘한 공간으로 공포의 배경이 되기에 안성맞춤이기도 하다.

저주를 통해서 나타나는 죽음의 악령은 자신의 모습이라 더욱 무섭게 다가온다. 내용은 너무 흔해서 볼 것 없고 다프네 킨의 연기, 그리고 고어 액션을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 ‘휘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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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넨버그의 팬이라면 모를 수 없는 영화다. 비디오드롬이 미시적으로 표현하는 작품에 가깝다면 스캐너스는 좀 더 거시적인 영역의 이야기라 생각한다.

아마 이 영화가 먼저 나오고 바디호러 장르의 문을 열었지만, 철학적인 면모가 많아서 다음 해인가? 비디오드롬이 나오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 이 영화는 초능력자들, 스캐너스에 관한 이야기다.

바디호러답게 머리통이 안에서 터져 버리는 장면이나 피를 흘리는 장면이 많다. 그러나 그런 고어적인 장면보다 더 잔인한 장면은 무방비의 스캐너들에게 총질로 그대로 죽여 버린다거나 하는 모습이다.

인간은 어쩌면 날 때부터 악하게 태어났는지도 모른다. 나와 다르면 그저 괴롭히고 죽이고 싶어 하는 본성을 가진 것이 인간이지 않을까. 영화에는 한창 혈기 왕성한 크로넨버그의 의식이나 스타일을 잘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알 수 없는 약물의 이름과 화학작용과 함께 샤이닝 같은 초능력을 사용하는 스캐너들의 공존 같은 것을 보여준다. 영화 속 공간을 나타내는 배경도 조각 미술품의 장소가 나오는데 그 전시 역시 기괴하다.

다 알다시피 이 영화는 이후 많은 영화에 영감을 주었다. 전화로 서버에 접속하는 설정이나 여러 염력의 영화설정, 그리고 약물에 의해 초능력자인 스캐너가 탄생한 이야기는 가장 근래의 안토니 스톤이 지질하고 공포스러운 홈 랜드로 나오는 더 보이즈의 설정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는 크로넨버그의 영화 중 처음으로 박스 오피스 1위를 하게 된다. 덕분에 크로넨버그라는 이름을 할리우드에 알리게 된다. 크로넨버그는 80년대에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했다.

인간이 인간과의 관계를 벗어나 약물, 파리 같은 곤충, 비디오, 게임기, 자동차 같은 것들과 관계를 맺으면 이 세계가 어떻게 변하는지 잘 보여주었다. 나에게 크로넨버그의 영화는 프로이트와 니체가 합쳐진 철학적인 면모가 많이 느껴진다.

이 영화도 굉장히 철학적이라고 생각된다. 제니퍼 오닐의 멋진 연기를 볼 수 있고 정통 바디호러를 가감 없이 볼 수 있어서 빠져들어 보다 보면 정신이 이상해질지도 모를 영화 [스캐너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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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를 예전에 영화로 봤고, 원작은 유튜브로도 봤다. 현재는 시리즈로 디즈니플러스에서 해준다. 내가 이걸 왜 전부 보고 있느냐 하고 생각해 보면 순전히 보들레르의 ‘악의 꽃’ 때문이다.

보들레르는 21세기 청춘들도 좋아하는 시인이다. 특히 악의 꽃은 당시 프랑스 정부에서 금지했다. 판매하지 못하게 했다. 죄악, 탐욕, 어리석음의 인간 군상을 표현했다는 이유였는데, 그 이유로 사람들은 열광이었다. 문학도에게 가장 사랑받은 시인이 보들레르다.

영화는 비주얼을 강조해서 이토 켄타로가 지질한 주인공 역할을 했지만, 드라마에서는 원작에 가깝게 비주얼을 포기한 것처럼 보여서 더 괜찮다. 사춘기로 시달리는 청소년들에게 바치는 시리즈라며 시작한다. 이제 한창 불끈불끈 온통 성적 호기심으로 가득해서 뭘 어찌해야 할지 모를 사춘기들을 향해서 말하는 것 같다.

드라마에는 아노가 나온다. 일본에서 유명한 아노는 갤럭시 폴더 일본 광고를 하는 바람에 한국에도 유명하게 되었다. 목소리 때문에 그저 귀엽게만 보이는 것 같지만 다른 배우들과 서 있는 거 보면 키도 크고, 아이 같은 모습이 전혀 아니다.

이 이야기는 지질한 주인공 카스가 군이 좋아하는 같은 반 여고생 사에키의 체육복 냄새에 취해 훔치게 되고 그 장면을 나카무라(아노)에게 들켜 계약하고, 없어진 사에키의 체육복의 행방을 찾으면서 방향이 다른 쪽으로 흐르면서 우당탕탕하는 얘기다.

보들레르의 '악의 꽃‘에서 표현하는 죄악, 탐욕, 어리석음이 전부 나온다. 보들레르는 흑백 혼혈 잔 뒤발이라는 여자를 사랑했을 때, 퇴폐성 짙은 사랑에 빠지면서 찬란한 시가 나왔다. 미칠 것 같은 사랑, 나의 의지로 제어가 되지 않는 터질 것 같은 사랑을 했을 때 굉장한 작품이 나오는 시인들이 많았다.

백석도 자야를 만났을 때 가장 찬란한 시들이 탄생했다. '나타샤'부터 '흰 바람벽이 있어' 같은 시는 온통 자야를 향한 이야기다. 백석이 가장 좋아한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 역시 12살 많은 루 살로메를 사랑했을 때 최고의 시가 나왔다.

릴케는 루를 향한 사랑에 미칠 지경이었다. 이 여자가 아니면 안 된다고 할 정도로 목숨을 걸었다. 루는 인기가 너무 많아서 목을 매는 남자가 많았다. 니체와 프로이트도 루의 남자들이었다. 루는 자신의 처녀성을 바친 사람은 아버지뻘의 교회 목사였다. 그 목사가 루의 재능을 눈치챘다.

루 살로메라는 영화도 있다. 단테 역시 베아트리체를 사랑했을 때 최고의 글들이 나왔다. 일본의 ‘악의 꽃’ 원작은 엄청난 판매를 했다고 한다. 마음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사춘기 시절의 이 참을 수 없는 사랑을 그린 지질한 카스가 군의 이야기.

한창 성에 눈을 뜬 카스가 군의 시선으로 보는 모든 것들을 볼 수 있는 ‘악의 꽃’이었다. 주제가도 아노가 부르는데 앵앵 거리는데 이상하게 중독성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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