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끝줄 소년은 호불호가 꽤 갈리는데, 나는 아주 재미있게 봤다. 마치 홍상수 감독 영화에 나오는 지질하고 자존심만 엄청 강한 무쓸모에 가까운 지식인의 몰락을 보는 것 같아서 통쾌하면서, 그 과정이 스릴러처럼 가슴을 조여 오는 구조로 되어 있어서 재미있었다.

허문오가 무너져 가는 과정. 그 꼴이 묘하게 통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했다. 그 몰락을 스릴러처럼 조여 오는 방식이 꽤 인상적이었다. 치정과 오만, 관음증적인 시선까지 숨기지 않고 밀어붙인다.

허문오는 홍상수 영화에서 익숙하게 볼 법한 인물이다. 영화나 소설 속에도 이런 인간은 늘 있다. 그런데도 눈을 떼기 어려운 건 결국 최민식의 연기 때문이다. 허문오라는 인물을 밉고 한심하게 만들면서도 계속 따라가게 만든다.

이강 역의 최현욱은 회가 거듭될수록 유아인이 겹쳐 보였다. 보다 보면 ‘원래 이 역할을 유아인이 하려던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실제로 유아인이 연기했다면 지금과는 또 다른 결의 광기가 나왔을 것 같다. 신입생 역할이 조금 걸리긴 하지만, '참교육'에서 고등학생들 역할을 대부분 30대가 했으니 괜찮을 수도 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나이 많은 배우들이 학생을 연기하는 경우도 흔하니 크게 이상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문학수업으로 시작 된 이야기는 집착이 점점 커지면서 결국 서스펜스로 넘어간다. 그리고 하나씩 뒤집히기 시작한 것들이 끝내는 파멸까지 밀어붙인다.

열등감은 시간이 지난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가난을 딛고 자수성가한 사람이 어려운 사람을 돕기도 하지만, 반대로 과거의 자신이 떠올라 더 냉정해져 경멸하는 사람도 있다. 가장 보기 싫은 얼굴이 예전의 자기 자신인 경우도 있으니까. 시간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해결해 주지 못한다.

허문오 처음이자 마지막 소설의 주인공 은주를 끝내 잊지 못하고, 사랑하는 아내와 결혼까지 해 놓고도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우리 은주”를 찾는 허문오를 보고 있으면 정말 속이 터진다. 답답하고, 화가 나고, 그래서 더 눈을 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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