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만에 마음에 드는 공포 영화다. 찝찝하면서 잔인하고 인간의 잔혹성을 무섭게 표현했다. 형제 감독의 첫 번 째 장편 공포 영화 톡 투 미가 무섭다고 하지만 첫 영화보다 이 영화가 훨씬 무섭고 좋다. 형제 감독은 소포모어를 깨버린 것 같다.
이런 공포물은 언제나 환영이다. 형제 감독은 690만 회원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유튜버 출신이라는 편견이 따라붙었다. A24에서 주최한 감독 모임에 참석을 했지만 형제 감독은 다른 감독들을 보면서 경외심을 느끼며 우리가 왜 이 자리에 있지?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이 영화는 톡 투 미 각본과 동시에 썼다고 한다. 영화를 본 사람은 알겠지만 딸 캐시를 잃은 엄마의 집착이 낳은 괴물 이야기다. 각본 초기 단계에서 형제 감독 사촌이 두 살 아이를 잃는 모습을 보면서 로라 캐릭터의 방향에 깊게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파이퍼 역의 사라 웡은 첫 연기이며 사라의 어머니가 페북에서 발견한 ‘시각장애 소녀를 찾는’ 오디션 공고를 통해 합격하여 이 영화에 출연하게 되었다. 사라 웡은 실제 선천성결손과 소안구증을 가지고 있다.
파이퍼의 설정은 형제 감독의 친구 여동생이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는데 어느 날 그녀와 대화를 하다가 [세상을 볼 수 있다면 어떤 기분일 것 같아?]라고 물었는데, 그녀는 [세상의 추한 걸 보지 않아도 되니 오히려 다행]이라는 말을 듣는다. 감독은 이 말에 큰 영향을 받아서 사라 웡이 맡은 파이퍼 설정을 만들게 되었다.
원래 각본 초기 단계에서는 앤디가 죽지 않고 살아남는 설정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면서 결국 생존할 수 없는 운명을 지닌 캐릭터로 설정이 되었는데 감독이 너무 힘들었다고 한다.
남매로 나오는 사라 웡과 빌리 배랫은 촬영 3주 전부터 자주 만나 유대를 쌓았다고 한다. 그리고 가장 잔혹한 인간으로 나온 로라 역의 샐리 호킨스는 배역에 몰입해 캐릭터 상태로 동네를 다니고 마트에서 쇼핑하고, 소품을 직접 구입해서 세트를 꾸몄다고 한다.
재미있는 건 로라의 의상이 점점 시들어가는 나뭇잎을 연상시키도록 디자인되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로라의 내면이 점점 죽음에 잠식되어 가는 모습을 표현했다.
영화 속 가장 충격을 주었던 올리버 역의 조나 렌 필립스는 절대 이 역을 맡지 않으려고 했다. 머리를 밀어야 하기 때문에. 하지만 형제 감독의 유튜브 영상을 보고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초반에 성기를 드러내고 죽은 앤디의 아버지는 실제 조나 렌 필립스의 아버지인 스티븐 필립스라고 한다.
영화를 통틀어 눈을 돌리게 만들었던 장면, 올리버가 입술이 잘리고 피를 철철 흘리면서 칼날을 씹어 먹는 장면은 고무 재질의 가짜 칼과 마네킹이 사용되었지만 전혀 눈치챌 수 없는 촬영이었다. 또 테이블 모서리를 미친 듯이 씹어 먹는 장면 역시 의치를 끼우고 발사나무로 만든 테이블을 실제로 씹으며 촬영했다.
마지막에 올리버가 악마의 형상으로 변하는 장면을 위해 조나 렌 필립스의 몸 전체를 본뜬 주형에 제작되어서 촬영을 했다고 한다. 마른 뚱뚱이 스타일의 이티 형태로 설계되었다. 형제 감독은 각본 집필 중 실제 사이비 종교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었다고 한다. 공포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