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연애시대 원작도 읽고 일본 버전도 봤는데, 손예진과 감우성의 연애시대가 원작보다 재미있고 좋았던 이유 중 큰 부분은 ‘연애시대 음악’이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영화음악이라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연애시대를 관통하고, 배경이 되고, 연애시대 곳곳에 흐르는 음악이 연애시대의 강점이었다.
연애시대의 모든 음악이 사랑스럽게 들리는 이유는 영화음악을 노영심이 맡았기 때문이다. 연애시대는 한지승 감독의 작품으로 당시 한지승과 노영심은 부부였다. 사랑하는 사이였고 그 분위기가 의도하든 의도지 않든 연애시대에 녹아내렸다. 무엇보다 각본 70% 이상이 미리 나와 있었다. 쪽 대본이 아니었다.
한지승은 광고를 기가 막히게 연출하는 감독이었다. 광고를 마치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처럼 세련되게 연출했다. 탑 기어 코리아가 시즌 6이 되었을 때, 이전의 영상보다 훨씬 세련된 영상이었다. 마치 분노의 질주를 보는 듯한 앵글로 시청자들을 미치게 만들었다. 바로 한지승이 연출을 맡았다.
정말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뮤직비디오에서 튀어나올 것 같은 슈퍼카들의 연출이었다.
피아니스트인 노영심의 노랫말을 보면 소소하면서 따뜻함이 오소소 내려앉은 무릎 담요 같다. 연애시대 모든 곡이 노영심의 곡으로 가사가 없는 곡들도 들어보면 잔잔한 호수의 물결 같다. 정말 잔잔하고 싶어진다. 그런 노영심과 한지승이 사랑을 하게 되고 결혼을 하여 으쌰 하며 연애시대를 만들었다. 연애시대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도 ‘사랑이 뭘까?’로 시작해서 스텝들과, 고 김주혁도 모두가 자신이 생각하는 사랑에 대해서 말을 하며 끝이 난다.
어른이 되면 어릴 때 꾸던 꿈이 사라지게 된다. 꿈이 사라지는 순간 우리는 하루를 살아가는 게 아니라 견디게 되지만, 어른이 되어 연애를 하면서 내일을 기대하고 꿈꾸게 된다. 연애란 그런 것. 하지만 연애를 시작하면 사랑과 함께 두려움도 같이 자라난다. 이 모든 것을 잘 버무린 기분 좋은 ‘연애시대’였다. 이후 한지승과 노영심은 이혼을 했다.
각자 열심히 영화 만들고 음악 만들고, 그것 또한 각자가 원하는 사랑의 방식일지도.
다들 연애시대 몇 번씩 봤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