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노 시온의 작품으로 첫 장면부터 끝장난다. 삼체의 그것처럼, 버스에 탄 여고생들의 몸이 어떤 무엇에 의해 전부 반으로 잘려 버리면서 시작한다. 영화는 프로이트적이다.

거기에 슈뢰딩거의 고양이와 독일의 끝내줬던 시리즈 [다크]처럼 다중 우주가 섞여 있다. 몹시 어려운데 시적이라 좋다. 답이 없다. 그저 멍하게 보면 된다. 멍하게 보는 이들은 대부분 여미새처럼 그냥 보면 되는 남자들이겠지.

징그러우면서 잔인하고 야한 장면이 가득하다. 소노 시온의 이 같은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은 극히 드물 것이다. 영화는 정말 난해하고 몹시 야한 시를 콜라주해 놓은 것 같다.

영화의 장점이라면 1시간 30분 중에 1시간 가까이 나오는 세계에 남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는다. 소노 시온의 영화를 소비하는 건 남자들이다. 영화에 온통 여자들만 나온다는 건 참으로 장점이 아닐 수 없다.

모든 세계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이 전부 여자들이다. 그것도 젊고 예쁜 여자들만 세계에 있다. 주인공은 다중 우주를 통과할 때마다 세 명의 주인공으로 바뀐다.

처음에는 알 수 없는 날카로운 것에 의해 친구들과 여자들이 몸이 반으로 쓸려 나가고 선생님들에게 살육당한다. 두 번째 주인공은 결혼식을 앞두고 웨딩드레스를 입고 난타전을 벌이고 세 번째 주인공은 마라톤 선수로 등장한다.

자신이 누구인지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지 보는 이들은 너무 깊이 있게 알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온 세상이 여자만 가득한데 1시간이 넘어가면 남자들이 나온다. 개인적으로 양자경의 [에브리씽 에브리워어 올 앳 원스]와 괴를 같이 하는 영화처럼 보인다.

거기에 몹시 잔인하고, 변태적이며 더 난해하다. 이런 이야기의 원형이라면 하루키의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다. 그 세계에서는 샤프링시스템을 통하면 육체는 이 세계에서 죽어도 저쪽 세계에서 정신은 영원히 살아갈 수 있기에 육체가 죽는 것에 크게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

단지 그 세계에는 음악이 없고 그림자가 서서히 죽어가고 마음이 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나’라고 하는 존재가 나를 찾기 위해 무엇을 선택하는가, 그건 살아있을 때 해야 하며 그 선택에 있어서 옳은 결론이 나지 않더라고 받아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튼 소노 시온의 변태적이고 이 허무맹랑한 영화를 보면 생각할 거리가 많다. 표층적인데 심층적으로 보면 더 많은 것들이 보이는 영화, 말도 안 되는 영화 [리얼 술래잡기]였다. 이 영화가 시리즈로 5편까지 있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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