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말도 안 되고 초현실적인 오컬트 시리즈가 후반부에 가서 몹시 감동적이다. 선한 쿠퍼는 자신의 모습을 찾고 시간의 뒤틀림을 건너 25년 전의 로라를 찾아가서 손을 내밀고 25년 후의 쿠퍼가 내민 그 손을 로라가 잡는다. 그 모습이 감동을 준다.
쿠퍼는 로라를 데리고 온다. 연출적으로 25년 전에 촬영해 놓은 영상과 시즌 3 촬영 분을 그래픽으로 합성을 했는데 부자연스럽지 않고 아주 좋다. 좋다고 할 수밖에 없는 장면이다.
로라 던이 연기한 다이엔은 현실에서 툴파(클론 같은 존재)지만 쿠퍼를 만나서 키스를 나누는 장면도 감동적이었다. 쿠퍼와 함께 모텔로 들어가기 전 다이엔은 저 멀리 떨어진 진짜 다이엔을 보며 아침에 쿠퍼를 두고 떠난다.
다이엔은 시즌 3의 미스터리와 시간의 뒤틀림, 즉 멀티버스의 사건을 강화시키는 존재였다. 시즌 3은 정말 기묘하다. 2017년이지만 촬영의 미장센은 25년 전과 흡사하다.
휴대폰을 사용하지만 적극적으로 최소한으로 사용하며 선한 쿠퍼를 중심으로 25년 전 인물들이 모여드는 모습도 감동적이다. 모두가 나이가 들었지만 25년 전에 하던 일을 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기묘하다면 기묘한 일이다.
마지막 역시 시즌 1, 2처럼 확실하게 끝맺음을 하지 않는다. 이후 시리즈가 더 나오기를 너무나 바라지만 이젠 그럴 수 없어졌다. 고든 부국장이자 연출을 맡았던 데이비드 린치가 이 세상에 없기 때문이다.
통나무 여인으로 나와서 시즌 3에서 겨우 말을 하며 보안관과 통화를 하며 이제 눈을 감는다며 고요하게 죽음을 맞이한 페기 립튼은 2년 전인 2015년에 이미 사망했다. 미리 촬영해 놓은 영상이었다.
그리고 고든 부국장 옆의 요원 알버트 역의 미겔 페러도 죽었고, 그리고 프랭크 트루먼 보안관의 로버트 포스터 역시 죽고 말았다.
시즌 3은 25년이 지난 후 시간의 뒤틀림을 깨고 선한 쿠퍼와 악한 쿠퍼의 대결구도와 시간과 차원의 왜곡 그리고 인간은 꿈속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메시지를 던지며 열린 결말로 끝을 맺는다.
마지막에 로라를 데리고 현실로 온 쿠퍼는 아마도 자신들이 있는 현실이 원래 있어야 할 현실의 세계가 아니라는 걸 알까 모를까.
1990년 로라 파머의 살인사건을 따라서 시작된 수사는 1991년 미스터리로 이어져 1995년의 영화 버전을 거쳐 2017년 시즌 3에서는 시간의 왜곡 속 분리된 쿠퍼로 인해 로라의 운명을 재 탐구하며 현실과 꿈의 경계를 넘나들며 매우 난해하지만 감동적으로 이어졌다.
트윈 픽스가 만들어 낸 압도적인 분위기에 도취될 수 있었음에 즐거웠고 내내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