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화가 진진방을 바라보는 눈빛은 설명할 수 없는 슬픔이 가득하다. 어떤 어떤 종류의 슬픔인지 제대로 알 수는 없지만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밑에서부터 올라오는 슬픈 눈빛이다.
왜 하필 두 사람이 주연일까. 장국영이 눈을 감고 그 해 말 매염방도 그 뒤를 따라갔다. 장국영의 소식을 듣고 오열하며 대성통곡했던 매염방. 두 사람은 죽어서도 사람들에게 시달렸다. 참 비참한 일이다.
연지구 이 영화를 지금 보면 두 사람의 미래가 불행하게 이어질 거라는 걸 아는 것처럼 장국영과 매염방은 서로 위태로운 사랑을 한다.
한 사람을 얼마나 사랑했으면 50년을 뛰어넘어 그 모습 그대로 나타나 사랑한 이를 찾아다닐까. 그런 사랑이 현실에 있기나 할까.
영화는 진진방을 찾으려고 50년을 건너뛰어 온 연화의 이야기다. 여화는 87년의 홍콩에서 50년 전의 홍콩을 생각하며 이야기할 때는 그렇게나 기쁜 얼굴을 한다.
그리움에 사무치면 때로는 타인에게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몸은 여기에 살고 있지만 마음은 그리움이 가득한 곳에서 사니까.
연지구의 주인공은 장국영보다 매염방이다. 34년 오직 사랑하나만으로 진방을 바라보는 여화의 눈빛과 시선, 표정이 안타깝게 죽 그려진다.
신분차이 때문에 두 사람은 함께 자살을 하지만 87년에 깨어난 여화가 진진방을 찾아 헤맨다. 그리고 여화를 도와주는 현생의 커플.
34년 진방이 여화에게 연지를 목걸이로 선물한다. 연지구라는 의미는 화장품의 붉은 연지와 매다는 장식이나 약속의 구. 그래서 사랑의 증표이자 운명을 묶는다는 의미다.
[3811 거기서 기다릴게요] 많은 영화의 문구를 연상케 했던 이 문구를 신문에 광고해 진진방이 볼 수 있다면. 과연 두 사람은 만나게 될까. 다시 보면 슬프고 안타깝기만 [연지구]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