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고교얄개처럼 깨발랄할 줄 알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완전히 대척점에 있는 내용과 분위기의 영화다. 줄거리를 네이버에 잘 정리해 놨다.

이런저런 이유로 송석여고의 미례와 은명고 태호가 설악산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조난 비슷한 것을 해서 굴 같은 곳에서 같이 보낸다. 교복을 입고 산행을 하기에는 터무니없는 복장의 미례를 등산 장비를 갖춘 태호가 챙겨준다.

그렇게 밤을 보내고 나왔는데 미례의 어머니와 태호의 학교 측에서는 두 사람의 말을 믿지 못하고 순결하지 못한 행동을 했다고 하여 교칙과 규율의 위반을 내세워 태호를 퇴학 처분한다.

미례의 어머니는 산부인과 의사를 집에 불러 몸에 이상이 있는지 강제로 알아보려고 한다. 미례는 울면서 반항한다. 그 장면이 당시에는 꽤 충격이었을 것이다.

어른들은 미례의 말 따위는 믿지 않고 믿고 싶은 것들만 믿는다. 그럴수록 미례와 태호는 점점 고립되어 가고. 두 사람은 파멸의 수순을 밟는 과정이지만 서로 사랑이 싹튼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미례는 결혼식을 하는 장면으로 영화가 끝난다. 그 옆의 남편은 태호가 아니었다. 마지막 장면이 롱테이크로 조금 길게 이어지는데 식장의 신부와 남편 그 뒤의 가족의 시선이 카메라를 응시하는 게 예사롭지 않다. 특히 미례의 얼굴이 클로즈업되는데.

태호의 인솔교사로 이순재가 나온다. 이순재는 당시에 태호의 말을 믿고 학교 측과 대립한다. 그러나 선생님들이 한 번 세워버린 그 두꺼운 벽을 깨기는 힘겹기만 하다.

미례의 소문은 학교에 퍼지고 결국 미례도 학교에 나가지도 못하게 되고 부녀회장의 미례 엄마도 결국 병 져 눕는다. 영화 내내 가수 이수미의 여고시절이 흐르는데 그루미 한 내용과 잘 어울린다.

요즘도 이런 상황이 되면 미례와 태호는 소문에 시달리고 자신들을 믿지 않는 주위 친구들과 선생님들 때문에 점점 고립으로 몰라다가 어떻게 될지도 모른다. 당시에는 더 했을 것이다.

아마 당시에 학생들을 주인공으로 이런 이야기를 만들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훨씬 뒤에 나온 할리우드의 빽 투 더 퓨처에서도 과거로 간 맥플라이가 결혼 전 엄마와 함께 차 속에 있는 장면 때문에 투자를 받지 못했을 정도니까.

여고시절 노래 내용과 영화가 비슷하다. 연출한 강대선 감독은 50년대 영화 기자로 활동하다가 경영과 연출을 하게 되었다. 60년대 엄청난 감독인 신상옥 감독과 최은희와 함께 신필름의 창립 멤버로 합류해서 영화 전반의 일들을 하기 시작했다.

감독은 80년대에도 전두환 군사 정권 시절에 표현의 자유를 위한 검열 폐지 운동에도 앞장섰다. 창작의 자유 보장을 위해 만든 영화법 개정추진위원회 위원장을 하기도 했다. 1934년에 태어난 감독은 3년 전 23년에 심근경색으로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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