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위대하다고 느끼는 건 고등어를 구워 먹기 때문이다


인간이 정말 위대한 존재이고 만물의 영장이라고 느낄 때가 고등어를 노릇노릇하게 구워 먹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말을 하면 야이 고등어 같은 놈아,라고 할지 모르지만 루시드 폴의 [고등어]를 들어보면 ‘돈이 없는 사람들도 배불리 먹을 수 있게, 서울의 꽃등심보다 맛도 없고 비린지는 몰라도, 수많은 가족들의 저녁 밥상’을 지켜준 반찬이라면 고등어 같은 놈이라도 좋다. 노라조의 [고등어]를 들어보면 고등어는 ‘푸른 꿈과 푸른 등, 푸른 하늘로 높이 날아올라 새우등을 터트린 고래처럼 힘이라면 킹왕짱 물개처럼 굳은 심지 굳은 깡 굳은 의지로 거친 파도 헤쳐 헤쳐’ 그런 존재가 고등어다.


고등어는 구워 먹으면 맛도 좋고 분명 몸에도 좋다. 그건 정설이기도 하다. 그러나 베이컨, 이 베이컨을 아침마다 먹는 미국인들에게 베이컨이 좋은 음식으로 파고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에드워드 버네이스에 따르면, 일정한 자극을 반복해서 가하면 습관으로 굳어진다는 것이, 바꾸어 말해 어떤 생각을 자꾸 하다 보면 확신으로 자리 잡는다는 것이 행동주의 심리학의 학성 가운데 하나였다.


과거의 영업인이 정육업자의 위탁을 받아 베이컨 판매 촉진을 모색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아마도 그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전면 광고를 반복해서 무수히 내보냈을 것이다.


“베이컨을 많이 드세요. 가격 싸고, 몸에도 좋고, 여분의 에너지를 비축해 줍니다. 베이컨 드세요.”


새로운 영업인은 사회의 집단 구조와 대중심리학의 원리를 이해하기에 우선 이런 질문부터 던질 것이다.


“사람들의 식습관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누굴까?”


그 답은 명확하다.


“그래, 의사들이지.”


그러고 나면 새로운 영업인은 의사들을 찾아가 베이컨 섭취가 건강에 좋다고 공개석상에서 말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는 의사에게 의지하려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해하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의사의 충고를 따르리라는 것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


아침 방송은 전 세계 어느 나라나 가정의 중심에 있다. 그런 아침 방송에서 의사들이 나와서 오전에 먹는 베이컨에 대해서 칭찬을 늘어놓는다. 매일, 자주, 여러 의사들이 그런 말을 한다. 미국인들은 빵과 빵 사이에 베이컨을 넣어서 먹기 시작했다. 베이컨은 미국인들의 국민적인 사랑을 얻게 된다. 점점 세계를 확장하더니 많은 나라의 호텔 조식에도 베이컨은 빠지지 않게 되었다.


지금에 와서 베이컨이 몸에 좋지 않고, 몸에 좋다는 말은 거짓말이라고 해봐야 한 번 굳어진 베이컨의 세계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저 앞에서 먼저 쓴 생활 속의 오류에서 영양제에 대해서 한 번 언급을 했는데 과연 매일 몇 알씩 먹는 영양제는 내 몸에 좋은지 어떤지 제대로 알고 먹는 사람이 몇 이나 있을까.


베이컨처럼 영양제 역시 이런 광고와 선전을 통해서 하나의 완전한 세계가 되었다. 그 아성을 무너뜨릴 수 없는 지금이 되었다.


좀 다른 얘기로,

지드래곤은 머리카락, 손톱 발톱 모두 음성이 나왔다. 마약에 대해서 무죄다. 지디에 대한 기사는 수십 곳의 언론이 지드래곤의 무죄는, 지드래곤의 마약 혐의는 무죄가, 지드래곤은, 지드래곤, 지드래곤 라며 꼭지에 지드래곤이 무죄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나와도 사람들은 애초의 떠들썩한 기사와 인터뷰 때문에 마약을 하지 않은 지드래곤보다 마약을(하지 않았어도) 한 지드래곤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지디는 마약을 꾸준하게 하는 가수로 인식을 할 것이다.


누군가 지디는 마약을 하지 않았다고!라고 하면 뭐? 그래? 그렇지 뭐. 같은 반응으로 사람들은 일관할 것이다.


버네이스는 말한다. 자동차를 구입할 때 자동차의 어떤 면을 보고 구입하는지. 보통 자동차는 이동수단으로 구입을 하지만 자동차의 종류를 고르는 건 그것과는 무관하게 얼마 전에 그 형님이 이 자동차를 구입하여 자랑을 하더라, 아내나 애인이 이 자동차를 좋아하더라, 이 차를 몰고 다니면 사람들이 쳐다볼 것이다, 같은 생각이 자동차를 구매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보통 자동차는 나의 월급 곱하기 넉 달 치가 내가 구입할 수 있는 적절한 자동차의 가격이지만 대부분은 훨씬 비싼 자동차를 구입한다.


그간 우리가 철썩 같이 믿어왔던 것들이 뭐야? 아니잖아? 하는 기사. https://n.news.naver.com/article/029/0002839278


인간은 이렇게 수월하게, 집단적으로, 단체적으로 혹 넘어가는 경향이 있지만 고등어를 구워서 먹는 유일한 존재다. 인간은 위대하다는 말이지.



루시드 폴의 고등어나 들어보자 https://youtu.be/vTOLyOlVCD0?si=WpoMO_5zx2oyBZq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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