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 한우버거는 돼지국밥보다 비싸다. 롯데리아 햄버거 하면 새우버거인데 요즘도 새우버거 팔겠지. 결정적으로 햄버거를 나는 달 단위도 아니고 년 단위로 먹을 것이다. 남들이 나에게 햄버거에 대해서 하는 말이 아주 특이하다는 것인데 그중에서도 나는 편의점 햄버거가 가장 맛있다고 느끼고 있다. 일전에 버거킹의 햄버거를 주식으로 먹는 형님이 나에게 하나 사주었는데 패티의 맛이 뭔가 불맛이 약간 나는 게 나와는 맞지 않았다. 무척이나 커서 하나 다 먹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맥도널드 햄버거 중에서는 치즈버거가 단연코 제일 맛있는데, 특유의 맛이 있다. 그 맛이 좋아서 그런지 맥도널드는 치즈버거, 롯데리아는 새우버거지. 여분으로 치즈가 있다면 치즈버거든, 새우버거든 그 안에 하나 더 넣어서 먹으면 좋다. 이렇게 먹는 맛이 나에게 가장 좋은 것은 편의점 햄버거다. 적당히 시원하며(굳이 따뜻하지 않아도 된다 햄버거는) 식감이 있어서 빨리 먹게 되지 않는다. 천천히 씹어 먹기에 편의점 햄버거가 제일이다.


햄버거가 사실 내가 딱 좋아할 만한 음식이다. 나는 김밥을 무척 좋아하는데 가장 큰 이유가 이것저것 다 김밥 안에 있어서 귀찮지 않은 음식이기 때문이다. 햄버거 역시 그렇다. 그 안에 필요한 것이 다 들어 있어서 그냥 햄버거만 들고 먹으면 된다. 김밥처럼 귀찮지 않다. 숟가락으로 뜨고 젓가락 질을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몇 달에 한 번 정도 먹을 뿐이다. 그건 김밥도 그렇다. 김밥을 일 년 동안 거의 매일 사 먹을 때가 있었는데 1년 정도로 끝이 났다.


그런 것을 생각해 보면 좋아한다고, 그 좋아하는 것이 손에 쉽게 쥘 수 있다 하더라도 자주 하게 되지는 않는다. 인간의 삶이라는 게 그런 식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 티브이 프로그램 생로병사에서는 햄버거를 매일 먹는 사람이 가지는 질병에 대해서 나오고, 미국의 다큐 영화 ‘슈퍼사이즈 미’를 보면 매일 햄버거 슈퍼사이즈를 먹고 난 후 안 좋은 쪽으로 몸이 변하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나는 햄버거가 좋다. 햄버거가 좋은데 매일 먹게 되지는 않는다.


햄버거가 정말 눈물이 날 만큼 맛있게 느껴졌을 때가 언제였더라 생각해 보면 몇 번 있었다. 내가 아주 어릴 때 아버지 회사에서 특식으로 나오는 햄버거가 있었다. 아버지는 점심대신 나오는 그 햄버거를 드시지 않고 들고 와서 나를 먹였다.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또 군대에서 나온 군대리아다. 군대리아는 먹는 방법도 다양하고 가지각색이다. 딸기잼을 활용하는 놈, 내용물은 그냥 먹고 빵은 우유에 말아먹는 놈 – 빵을 우유에 말아서 먹으면 맛있었다, 기존 햄버거처럼 빵과 빵 사이에 내용물을 넣어서 야무지게 먹는 놈 아무튼 군대리아는 맛있었다. 정말 눈물이 쏙 나올 만큼 맛있었던 것이다.


영화 ‘더 메뉴’가 얼마 전에 나왔다. 억지춘향 같은 영화였다. 안냐 테일러 조이가 나오고, 니콜라스 홀트에 랄프 파인즈가 나오는 기상천외한 요리이야기라 아주 기대하며 봤지만 똥망인 영화였다. 유명셰프가 된 볼트모트가 돈 많은 재벌들을 식사에 초대해서 아작 내는 스릴러 이야기라지만 재미는 없다.

전위적이고 아방가르드, 아크로바틱 한 스토리와 장면을 요리라는 것에 접목시켜 뭔가를 보여주려고 했지만 뭘 보여주겠다는 건지 아무도 모를 영화였다. 세상의 불만을 잔뜩 품은, 정신이 확 돌아버린 유명 셰프가 된 볼트모트가 지 요리에 스토리텔링을 입혀 멋진 방법으로 모두를 죽이면서 끝내려 했으나 결국 치즈버거로 마무리 짓는 영화였다.


이 영화에서 치즈버거가 가지는 어떤 메타포를 말하라고 했던 모양인데 마지막에 치즈버거를 먹는 장면, 그 한 장면이라도 맛있게 보였다면 참 좋겠지만 살아남은 안냐 테일러 조이가 맛있게 먹지 못한다. 치즈버거 먹방은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가 1편에서 살아 나와서 먹을 때 아주 맛있게 먹는다. 치즈버거는 그렇게 먹어야 한다.


그래도 한우버거는 가격이 세다. 소고기를 구워서 편의점 햄버거에 안에 넣어서 먹어봐야겠다. 어떻든 햄버거는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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