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출처: 네이버 블로그 원더풀 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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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압니다. 크리스마스가 코앞이고 날은 추우나 마음이 따뜻한, 이런 12월 중순에 느닷없이 아베 신조라니요. 몹쓸 짓이라는 걸 압니다. 그래도 아베 신조 정말 웃기고 재미있는 사람 같습니다. 아베의 코를 보면 꼭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나오는 마녀, 그 마녀가 마법이 풀렸을 때의 코가 떠오르지요. 너무 닮은 거 같아요. 게다가 그 어린이 마스크를 쓴 모습, 그 모습으로 일본 전역으로 나가는 카메라 앞에 서다니요. 그런 아베가 총리에서 물러가고 현 기시다 후미오가 총리를 합니다. 그런데 총리가 있음에도 마치 총리 인양 발언을 해서 일본 내에서는 말이 많지요. 아베는 도대체 어떤 인간일까. 참 재미있는 사람입니다.


우리 인간에게는 욕망이라는 게 있습니다. 누구나 다 있죠. 제가 구치소에서 2년 정도 근무를 했는데 그 안에서는 술과 담배를 못 합니다. 하던걸 하지 못하게 하면 금단현상 때문에 흡연욕구와 음주욕구가 엄청납니다. 그래서 몰래몰래 거래가 되기도 해서 구설수에 휘말리는 경우가 가끔 뉴스에 나오기도 하지요. 이런 걸 통틀어 욕망이라고 한다면 욕망 그 위에, 그 너머에 위치한 것이 아마도 야망일 겁니다. 아베는 이 야망이 엄청난 인간입니다. 아마도 이 야망 속에는 자신이 속해 있는 자민당이 일본을 60년 이상 지배하리라는 속내가 있습니다.


하루키의 가장 최근 장편 소설 ‘기사단장 죽이기’는 일본의 대형서점 매대에서 대체로 빠져있습니다. 이 장편 소설 1권 ‘현현하는 이데아’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른바 난장 학살사건입니다. 일본군과 격렬한 전투 끝에 난징 시내를 점거하고 거기에서 대량의 살인이 저질러졌습니다. 전투와 관련된 살인이 있었고 전투가 끝난 뒤의 살인이 있었습니다. 일본군에게는 포로를 관리할 여유가 없었기에 항복한 병사나 시민 태반을 살해해버렸습니다. 정확히 몇 명이 살해되었는지 세부적인 것은 역사학자 사이에서도 이론이 있습니다만. 어쨌든 엄청난 수의 시민이 전투에 말려들어 살해된 것은 부정하기 어려운 사실입니다. 중국인 사망자수를 40만 명이라고 하는 설도 있었고 10만 명이라고 하는 설도 있습니다. 그러나 40만 명과 10만 명의 사이는 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요?-


이 구절 때문에 일본은, 일본 정부, 일본 우익은 하루키를 아주 안 좋은, 나쁜, 일본에 저항하는 그런 작가로 치부하는 경향이 짙습니다. 그래서 대형 서점의 매대에 ‘기사단장 죽이기’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난데없지만 일본에서 최초의 복어 전문점이 있는 곳이 시모노세키입니다. 이 복어 전문점을 ‘춘범루’라고 합니다. 이 춘범루에서 시모노세키 조약이 체결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동학혁명을 진압하려고 청. 일, 지들끼리 대립하다가 시모노세키 조약이 체결이 되었는데, 시모노세키 조약을 체결한 놈이 누구냐 하면 이토 히로부미입니다. 이 놈의 스승이 누구냐 하면 ‘요시다 쇼인’이라는 사람입니다. 이름을 기억합시다. 요시다 쇼인. 이 요시다 쇼인이라는 자가 독도는 일본 땅이라 우긴 최초의 인간입니다. 그리고 ‘일군 만민론’의 창시자입니다.


일군 만민론이 뭐냐면, 우리나라처럼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왕이 먼저 있고 그 밑의 국민이 평등하다는 것이 일군 만민론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왕을 욕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는 나라가 일본입니다. 이 요시다 쇼인의 제자 중에는 ‘오사마 요시사마’라는 자가 있습니다. 이 자는 1893년 새벽 4시에 온통 잠들어 있는 궁에 쳐들어와 고종을 깨웁니다. 그리고 협박을 하죠. 협박으로 얻어낸 것이 동학군을 잡는 전시 작전권입니다. 이를 일본으로 넘겼고, 안중근 의사에게 사형을 선고한 인간이 이 오사마 요시사마라는 자입니다. 이 자가 바로 아베 신조의 고조할아버지입니다. 아베 신조가 공공연하게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저 위의 ‘요시다 쇼인’이라는 말을 했죠.


요기까지 읽으셨다면 지금부터가 더 재미있습니다. 일본은 원래 300여 개의 소국가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우리와 다르게 힘 있는 자가 작은 국위를 가졌죠. 왕좌의 게임처럼. 왕좌의 게임 봤죠? 스핀오프가 나온다는데, 아무튼 그중에서 현 야마구치, 예전에는 조슈 번이라는 곳, 기타큐슈 그 일대에 왜구가 살았습니다. 왜구는 해적집단입니다. 뭐 일본인이라고 약탈하지 않고 그러지 않습니다. 마구 약탈하고 죽이고 그럽니다. 이 왜구가 살고 있는 그곳은 화산지대라 다른 지역에 비해 논밭이 드물었습니다. 배가 고프니까 아침에 눈을 뜨면 노략질을 했는데 거기서 부산이 가까웠으니 부산으로 자주 침략을 했습니다. 거기서 부산까지는 200킬로미터, 돈 많은 도쿄까지는 500킬로미터 떨어져 있기 때문에 조선으로 쳐들어왔고 임진왜란 출병이 그곳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그곳에서 아침에 해가 쨍하게 뜨면 조선의 부산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부산에서는 그곳이 보이지 않습니다. 해가 뜨면 그곳은 깜깜하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조선’이라는 말은 ‘아침이 선명한 나라’입니다. 현재 야마구치 사람들은 왜구의 후손들이죠. 그 야마구치의 유명한 포구가 시모노세키입니다. 위의 춘범루가 있는 곳입니다. 지금도 부산에서 페리가 그곳으로 갑니다. 복어를 처음 먹었던 곳입니다. 일본과 한국은 오랫동안 독 때문에 복어를 먹지 못했습니다. 일본에서 복어 금지령을 내린 인간이 도요토미 히데요시였어요.


왜?


조선으로 침략하기 위해 일본 병사들이 시모노세키에 와글와글 떼로 몰려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도 배가 너무 고팠습니다. 복어는 지느러미가 짧아서 헤엄을 친다기보다 물 위에 떠다니기 때문에 병사들이 단백질 섭취를 위해 수월하게 잡아서 먹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복어를 먹고 다 죽으니까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복어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이것들아! 복어를 먹고 죽지 말고 조선으로 가서 죽어라!


그렇게 우르르 조선으로 침략을 해 온 것입니다. 시간이 흘러 흘러 후에 복어를 먹게 한 인간이, 그러니까 먹을 수 있게 만든 인간이 ‘이토 히로부미’였습니다.


이토 히로부미, 이 인간이 시모노세키 복어 전문점 춘범루에서 조약을 체결합니다. 자신이 개발한 복어 독을 제거하는 기술로 복어의 요리를 먹으며 청일전쟁의 결과물인 시모노세키 조약을 체결한 것입니다.


현재는 그 춘범루가 박물관으로 되어 있습니다. 야마구치의 시모노세키 그 동네를 가면 한국에 쳐들어 온 일본 총독들이 그곳에 다 모여 살고 있었던 거지요. 그 인간들, 왜구의 총독들이 스승으로 삼는 인간이 누구다? 그렇습니다. 바로 저 위의 ‘요시다 쇼인’이라는 자입니다. 웃기지만 요시다 쇼인은 아주 젊은 29살에 죽었습니다. 이 요시가 쇼인의 망령이 그의 제자인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로, 또 그 제자인 이토 히로부미에게로 망령이 들어가고, 오사마 요시사마, 아베 신조 이렇게 이어집니다.라고 생각이 듭니다.


최초의 임진왜란이 출범한 곳이 여기이며 이후 근대 한국까지 꾸준하게 침략을 하는 곳이기도 하며 그곳 출신 왜구들이 한국을 침략한 것입니다.


그리고 현 가고시마, 구 사쓰마 사람들이 야마구치 사람들과 동맹을 맺는데 이를 사초 동맹이라 하고 이들이 메이지유신을 일으키죠. 일본의 왕비는 웃기게도 가고시마와 야마구치 이 두 지역의 출신만이 왕비가 됩니다. 신기하고 웃기지 않습니까. 즉 일본의 통치가 여기 사람들이 다 한다는 말입니다. 이 사람들에게서 시작하여 죽 이어져 현재 자민당까지 오게 됩니다. 아베 신조의 야망이 꿈틀거리는 곳이죠.


일본에는 헌법이 없습니다. 없다기보다 한국은 국민이 헌법을 만든 반면 일본은 맥아더가 2년 동안 일본을 통치하면서 만들어 놓은 법이 일본의 현재 헌법입니다. 이 헌법을 바꾸고 싶어 하는 사람이 바로 아베 신조입니다. 아베가 바꾸고 싶은 것이 헌법 9조인데 평화 헌법 조항을 바꾸려는 야망이 큰 인간입니다. 헌법 9조에 ‘전쟁할 수 없다’가 있는 이것을 뜯어고치려고 하죠.


아베의 야망은 요시다 쇼인의 망령으로부터 시작하여 도요토미 히데요시로 히토 히로부미에서 오사마 요시사마까지 내려와 결국 아베에 이르게 됩니다. 아베는 55년 창당한 자민당이 일본은 거머쥐고 나아가서는 아시아를 먹으려는 야망이 있었습니다. 올림픽을 개최하여 세계의 이목과 세계의 사람들과 세계의 돈을 일본으로, 정확하게 도쿄로 집중시키려고 했었죠. 그리고 서서히 계획했던, 한국을 배척하여 일본 자국민으로 하여금 혐한 감정을 부추겼고 한국의 경제를 말살시키려 했고 독도를 일본의 영토로 먹으려 했고, 가장 긴 총리를 하면서 무엇보다 자민당 100년 이상 일본을 통치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이 일본의 도움 없이도 경제가 무너지지 않았고 코로나 때문에 올림픽은 연기되었고 세기말적인 적자가 일본에 났습니다. 그 후로 아베는 시름시름, 나락으로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일본 국민들에게 외면을 받았지요. 아베가 궤양성 대장염으로 2006년에도 일 년밖에 총리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 병이 도져서 이번에도 총리를 사퇴하게 되었는데요, 한 번 했던 총리를 다시 한번 더 한다는 게, 이게 보통 야망이 아닌 것입니다.


시모노세키 조약 후에 삼국간섭 중 라오뚱 반도를 물려주는 과정이 이뤄지는데요, 이전에 일본이 뤼순(여순)으로 쳐들어갑니다. 뤼순은 평양에서 텐진 쪽으로 보면 죽 비어져 나온 요동반도 끝자락의 도시인데요, 일본은 거기 한 도시의 병사와 민간인들, 약 2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을 전부 싹 학살을 했습니다. 2만 명을 전부 죽였는데 단 36명을 살렸습니다. 그 36명은 일본군을 도왔기에 살려두었고 나머지, 아기들, 여자 할 것 없이 전무 몰살했습니다. 대단했죠. 중국에서는 이를 학살이라 하지 않고 뤼순 도살이라 합니다. 이 대학살이 근대 군국주의 대학살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하루키는 2015년 교토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죄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과거 일본의 침략 사실을 인정하고 상대국이 됐다고 할 때까지 사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총보다 팬이 더 강하다고(이거 인정하십니까), 이렇게 할 말을 하는 작가가 있는 일본은 하루키를 존경해야 할 텐데 업신여기고 있다니 참 요사스럽습니다. 그 중심에는 아마도 아직 힘을 내려고 하는 요사스러운 아베가 있지 싶습니다. 아베의 야망은 죽어야 끝날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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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1-12-18 13: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루키는 아주 용기있는 작가군요. 일본이 존경하지 않는다니 제가 존경해야겠네요.

그리고 왕좌의 게임 스핀오프, 깨알같은 정보 감사합니다.

교관 2021-12-19 11:56   좋아요 0 | URL
그렇죠 멋진 작가라고 생각해요 ㅎㅎ.

왕게, 그걸 다 찍어 놓고 다시 스핀오프로 갈아엎었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