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저씨 14화에 박동훈이 정희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에서 제니스 이안의 At seventeen이 배경음악으로 나온다. 정희가 살아있음을 느끼고 싶어서,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려고 가게 앞에 앉아서 하루를 여는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를 듣는다. 그때 지안이 옆에서 십 분 동안 같이 있어준다.


그렇게 죽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 제니스 이안의 엣 세븐틴이 흘러나온다. 엣 세븐틴은 제니스 이안이 17살에 겪었던 일로 예쁜 소녀들에게 관심을 주는 사람들로 인해 열일곱 소녀가 겪어야 했던 사랑에 대한 좌절을 이야기하는 노래다.




i learned the truth at seventeen로 시작을 한다. 당시 제니스 이안의 목소리에는 쓸쓸함이 가득 묻어있다. 나는 열일곱 살에 진실을 알아 버렸어,라며 제니스 이안은 그 특유의 쓸쓸함으로 그때 받은 사랑의 좌절을 노래한다. 깨끗하고 맑은 얼굴을 가지고 지난 사랑의, 당시에 받은 좌절을 쓸쓸하게 노래한다.


그건 마치 정희를 보는 것 같다. 언제나 자신감에 차 있는 정희는 혼자가 되면 더없이 쓸쓸하고 외롭다. 잠드는 것이 무섭고 아침에 눈을 뜨는 것조차 버겁다. 사랑의 좌절이 정희를 그렇게 만들었다. 누군가 정희를 안아주면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려 버릴 것만 같다. 그건 아마도 정희 옆에서 십 분 동안이나 같이 있어줬던 이지안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제니스 이안은 14살에 데뷔해서 75년에 엣 세븐틴으로 빌보드 1위에 오르고 75년 전체 히트곡 랭킹에서 19위를 차지한다. 여름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이 밤, 제니스 이안의 엣 세븐틴을 듣는 것도 이 밤을 보내는 울림으로 좋다. 더불어 이안이라는 이름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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