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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라이프 - 힘겨운 일상 속 행복 한 스푼
반디울 글.그림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9월
평점 :
'정글라이프'는 웃음기 제로의 내용이다. 삶이란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이기에 제법 심각하게 읽어나간다. 그러는 사이 우리는 앞만 보고 달렸던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며, 나는 누구일까에 대해 생각하게 하면서 잃어버렸던 자아도 찾게 된다. 지금 이순간에도 우리는 많은 것을 잊고 살아가고 있다. 첫사랑, 친구, 부모님, 소중했던 내 꿈, 자아.... 우리고 잊고 있었던 소중한 것들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가슴 찡했다. 이 책을 다 읽은 후에는 가슴 속에서 사랑, 용기, 희망 같은 따스함을 다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을 잃어버린지도 모른 채 하루하루 힘없이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 그런 우리들에게 아직도 세상은 따뜻하다는 위로를 전하고 있다. 그 위로는 내 자신을 위한 위로이기도하지만 잊지 말고 살라는 내 자신에 대한 충고이기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한다.
"돌려받을 재간 없는 소중한 시간을 허투로 써버린 철없는 인생도둑은 바로 나였다." p45 얼마나 따끔한 충고이고 가슴 뭉클한 구절인지 모른다.
"우리가 흔하디 흔하게 흘려버리는 시간이 그에게는 천금 같은 것이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왜 떠나는 배에 몸을 싣고 나서야 알게 된 것일까?" p55 지금 나한테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임을 알면서도 왜 잊고 살아가는지.... 왜 떠난 뒤에야 소중함을 알게 되는지... 다시는 이런 후회가 생기지 않도록 시간 시간을 의미있게 살아야하겠다.
잊고 살았던 우리네 부모님애 대한 이야기는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시커멓던 연탄은 화력을 잃어가는 하얀 연탄의 열을 받아 온 몸을 활활 불태운다. 분명 저 하얀 연탄도 활활 불타올랐던 그 때가 있었다. 검정 연탄을 불태우기위해서는 비록 꺼져가고 있지만, 그 연탄의 불씨가 없으면 불태울 수 없음을 우리는 알아야한다. 우리의 부모님도 한때는 저 연탄불처럼 자식을 위해 온 몸을 불태웠었다. 그리고 이제는 화력을 잃어가고 있다. 우리가 지금 굳건히 제 자리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게 된 뒤에는 부모님 세대의 희생이 있었음을 잊지 말기를....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개그프로에 나온 못생긴 여자들의 자기 외모를 망각한 멘트를 듣고 우리는 웃어제낀다. 왜일까? 주제파악을 하지못하는 그녀들의 행동을 보고 웃는 것이리라. 왜 그녀들은 그런 취급을 받을까.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풍자라고 하기엔 메시지가 너무 약하다. 결국 그 개그프로의 내용도 엉뚱하게 외모지상주의 풍자보다 부추기지는 않는지 걱정스럽다. 개그프로에서까지 못생긴 여자를 비하시키는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일까. 자신감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지만 대놓고 온 몸을 성형해주는 케이블 방송까지 있는 세상에서 많은 사람들은 외모를 성형한다. 그들을 성형의 중독에 빠뜨리게 하는 사회는 책임이 없는 것일까? 자기 만족의 시대에서 성형이 무슨 문제가 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자기 만족이 아닌 남에게 자신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바뀌게 된다면 결국 자신은 진열대 위에 놓은 상품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외면의 아름다움 못지않게 내면의 아름다움도 가꾸기를....
우리의 인생의 설계를 실뭉치로 뜨개질하는 것에 비유하고 있다. 우리는 실뭉치로 원하는 것을 만들어간다. 처음부터 원하는 것을 만들어 나갈 수도 있지만 설사 잘못 떠져 간다고 생각할 때는 풀어버리고 다시 뜨면 된다. 하지만 무서운 것은 실뭉치를 그대로인채로 내버려두는 것이다. 아무런 인생의 목표도 없이 살아가는 것만큼 불행한 일도 없다. 나의 뜨개질은 지금 어떤 모양으로, 또 얼마만큼 뜨고 있는지 생각해본다.
우리는 내가 남에게 상처 준 기억은 하지 못한다. 오직 남에게 상처받은 일만 기억한다. 인간의 기억이란 편리하고 나에게 유리한 것만을 남겨놓나보다. "상처 받는 것에 익숙한 나지만 네가 던진 그 돌은 정말 오랫동안 아팠어. 하지만 부디 너도 빨리 잊기 바란다. 나처럼 힘들지 않게.." p109
나도 모르게 남을 힘들게 한 일은 없는지 생각하게 한다. 기억에는 없지만 내가 무심코 내뱉어 버린 말이 다른 사람의 가슴에 비수를 꽂은 일도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앞으로의 행동과 말이 조심스러워진다. 인간을 내곁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도, 가까이 오게 하는 것도 모두 우리 자신이다. 함부로 남에게 내 감정을 폭발시키지 않았는지. 나의 쓰레기같은 감정의 찌꺼기로 남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지는 않았는지 반성하는 시간이 되었다.
현대라는 거대한 정글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그린 책이 '정글라이프'이다.
정글에서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으며, 약육강식이 존재하는 세계이다. 이 정글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애를 쓰며 치열한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책은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다. 강자만이 살아남는 정글이 아닌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며 같이 살아남아 살아가는 정글을 작가는 꿈꾸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