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를 위한 직업 백과 - 가슴 뛰는 내 일의 발견 꿈결 진로 직업 시리즈 꿈의 나침반 5
이랑 지음, 신동민 그림 / 꿈결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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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과 가까이 하는 직업이다보니 대화를 할 시간이 비교적 많은 편이다. 청소년들이 고민하는 내용 중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진로에 관한 것이지만 실상 대화를 해보면 진로와 관련된 뚜렷한 목표 의식을 갖고 있는 청소년들이 많지 않다. 심지어는 부모님이 원하는 쪽으로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 청소년들도 꽤 있었다. 부모님이 원하시니까..., 안정적인 직업이니까... 돈을 많이 버니까... 직업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나온 결과일 것이다. 내 자신 역시 이런 청소년들과 대화를 하면서 직업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을 매번 느낀다. 시시각각 급변하는 세상에 살다보니 새로운 직업들이 많이 생겨나고, 이런 변화에 발 맞추기 위해 이번에 읽은'십대를 위한 직업 백과'는 부족했던 진로 직업 분야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청소년들에게 ;조력가'로서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안내함으로써 자신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은 크게 8분야에 걸친 총 124개의 직업이 소개되어 있어 직업 세계 전반에 대해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직업을 비롯해 앞으로 도전하면 좋을 직업, 이색 직업 등  매우 다양한 직업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UX디자이너, 로봇고연기획자, 큐 그레이더 같은 생소한 직업도 있다. 직업을 소개할 때에 앞 부분에서는 소개하는 직업에 관한 자세한 설명으로 이해를 도와주고 있다. '큐그레이더'라는 직업을 예를 들어보면 앞 부분에서는 큐그레이더가 원두의 품질과 원산지를 꼼꼼하게 따지는 원두 감별사로 보통 커피 품질의 등급을 정하는 직업임을 설명하고 있다. 그 다음에는 '무슨 일을 할까?'라는 소제목으로  구체적으로 큐그레이더가 어떤 일을 하는지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큐그레이더는 생두의 외관을 보고 1차 평가를 하고, 그 다음에 로스팅한 콩과 원두 상태를 꼼꼼하게 확인한 뒤, 원두를 분쇄한 뒤 냄새를 맡아 커피를 평가하고, 분쇄된 원두 위에 물을 부어서 완성된 한 잔의 커피를 음미하여 최종 품질을 평가하는 직업임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다음의 소제목 '어떻게 될까?'에서는 큐그레이더가 되는 조건, 자격증 취득 방법, 자격증 취득 후 취업에 대해 상세하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 '인터뷰' 부분에서는 실제 그 직업에 종사하는 최고의 직업인의 말을 통해 여러 가지 조언을 듣게 된다.    

 

통계적으로 우리나라의 직업은 1만 2천여 개가 된다고 한다. '십대를 위한 직업 백과'는 많은 직업 중 십대가 가장 궁금해하는 직업 124개를 모아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안내해줌으로써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책은 청소년만을 위한 도서라 단정짓기보다는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 나같이 청소년들과 많은 대화를 하는 직업을 가진 분들이 모두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직업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기에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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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라이프 - 힘겨운 일상 속 행복 한 스푼
반디울 글.그림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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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라이프'는 웃음기 제로의 내용이다. 삶이란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이기에 제법 심각하게 읽어나간다. 그러는 사이 우리는 앞만 보고 달렸던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며, 나는 누구일까에 대해 생각하게 하면서 잃어버렸던 자아도 찾게 된다. 지금 이순간에도 우리는 많은 것을 잊고 살아가고 있다. 첫사랑, 친구, 부모님, 소중했던 내 꿈, 자아.... 우리고 잊고 있었던 소중한 것들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가슴 찡했다. 이 책을 다 읽은 후에는 가슴 속에서 사랑, 용기, 희망 같은 따스함을 다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을 잃어버린지도 모른 채 하루하루 힘없이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 그런 우리들에게 아직도 세상은 따뜻하다는 위로를 전하고 있다. 그 위로는 내 자신을 위한 위로이기도하지만 잊지 말고 살라는 내 자신에 대한 충고이기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한다.

"돌려받을 재간 없는 소중한 시간을 허투로 써버린 철없는 인생도둑은 바로 나였다." p45  얼마나 따끔한 충고이고 가슴 뭉클한 구절인지 모른다.

 

 

 "우리가 흔하디 흔하게 흘려버리는 시간이 그에게는 천금 같은 것이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왜 떠나는 배에 몸을 싣고 나서야 알게 된 것일까?" p55  지금 나한테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임을 알면서도  왜 잊고 살아가는지.... 왜 떠난 뒤에야 소중함을 알게 되는지... 다시는 이런 후회가 생기지 않도록 시간 시간을 의미있게 살아야하겠다.

 

잊고 살았던 우리네 부모님애 대한 이야기는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시커멓던 연탄은 화력을 잃어가는 하얀 연탄의 열을 받아 온 몸을 활활 불태운다. 분명 저 하얀 연탄도 활활 불타올랐던 그 때가 있었다. 검정 연탄을 불태우기위해서는 비록 꺼져가고 있지만, 그 연탄의 불씨가 없으면 불태울 수 없음을 우리는 알아야한다. 우리의 부모님도 한때는 저 연탄불처럼 자식을 위해 온 몸을 불태웠었다. 그리고 이제는 화력을 잃어가고 있다. 우리가 지금 굳건히 제 자리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게 된 뒤에는 부모님 세대의 희생이 있었음을 잊지 말기를....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개그프로에 나온 못생긴 여자들의 자기 외모를 망각한 멘트를 듣고 우리는 웃어제낀다. 왜일까?  주제파악을 하지못하는 그녀들의 행동을 보고 웃는 것이리라. 왜 그녀들은 그런 취급을 받을까.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풍자라고 하기엔 메시지가 너무 약하다. 결국 그 개그프로의 내용도 엉뚱하게 외모지상주의 풍자보다 부추기지는 않는지 걱정스럽다.  개그프로에서까지 못생긴 여자를 비하시키는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일까. 자신감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지만 대놓고 온 몸을 성형해주는 케이블 방송까지 있는 세상에서 많은 사람들은 외모를 성형한다. 그들을 성형의 중독에 빠뜨리게 하는 사회는 책임이 없는 것일까?  자기 만족의 시대에서 성형이 무슨 문제가 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자기 만족이 아닌 남에게 자신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바뀌게 된다면 결국 자신은 진열대 위에 놓은 상품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외면의 아름다움 못지않게 내면의 아름다움도 가꾸기를.... 

우리의 인생의 설계를 실뭉치로 뜨개질하는 것에 비유하고 있다. 우리는 실뭉치로 원하는 것을 만들어간다. 처음부터 원하는 것을 만들어 나갈 수도 있지만 설사 잘못 떠져 간다고 생각할 때는 풀어버리고 다시 뜨면 된다. 하지만 무서운 것은 실뭉치를 그대로인채로 내버려두는 것이다. 아무런 인생의 목표도 없이 살아가는 것만큼 불행한 일도 없다. 나의 뜨개질은 지금 어떤 모양으로, 또 얼마만큼 뜨고 있는지 생각해본다.

 

 

  

우리는 내가 남에게 상처 준 기억은 하지 못한다. 오직 남에게 상처받은 일만 기억한다. 인간의 기억이란 편리하고 나에게 유리한 것만을 남겨놓나보다.  "상처 받는 것에 익숙한 나지만 네가 던진 그 돌은 정말 오랫동안 아팠어. 하지만 부디 너도 빨리 잊기 바란다. 나처럼 힘들지 않게.."  p109

나도 모르게 남을 힘들게 한 일은 없는지 생각하게 한다. 기억에는 없지만 내가 무심코 내뱉어 버린 말이 다른 사람의 가슴에 비수를 꽂은 일도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앞으로의 행동과 말이 조심스러워진다. 인간을 내곁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도, 가까이 오게 하는 것도 모두 우리 자신이다. 함부로 남에게 내 감정을 폭발시키지 않았는지. 나의 쓰레기같은 감정의 찌꺼기로 남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지는 않았는지 반성하는 시간이 되었다.

 

현대라는 거대한 정글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그린 책이 '정글라이프'이다.

정글에서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으며, 약육강식이 존재하는 세계이다. 이 정글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애를 쓰며 치열한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책은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다. 강자만이 살아남는 정글이 아닌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며 같이 살아남아 살아가는 정글을 작가는 꿈꾸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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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동냥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1
나가오카 히로키 지음, 추지나 옮김 / 레드박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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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귀동냥'은 미스터리 단편 이야기 네 개로 구성되어있다. 글을 읽은 후에 가슴한복판이 묵직한 느낌이 든다. 네 개의 글 모두 밝은 색깔은 결코 아니다.  그렇지만 가슴 속에 남겨지는 그 무엇이 있다. 아마도 그것은 인위적이지 않은 인간적인 냄새가 풍겨서일 것이다.

정답이 없는 시험지를 푼 느낌이다. 이야기기의 시작은 평범하고 조용하다. 미스터리 작품에서 흔히 등장하는 살인 사건 같은 큰 일이 터지고 그것과 관련된 범인을 추적해나가는 이야기가 아니다.  구급대원, 여형사, 소방대원, 갱생보호사업체 원장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면서 그들의 주변에서 일어난 사소한 것 행동에 촛점을 두고 이야기가 전개된다.

너무도 평범한 이야기라 자칫하면 포인트를 살짝 놓칠 수 있는데 각 단편들은 마지막 부분들에 가서야 소설의 묘미를 살리고 있다. 이 중 가장 나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 이야기는 '경로 이탈'이다. 자동차 사고로 휠체어 신세를 영원히 지게 된 딸. 그러나 담당 검사는 자동차를 몰았던 의사에게 책임이 없고 갑자기 차도로 튀어나온 딸에게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하필 사고 신고를 받고 구급차에 실려운 사람은 딸의 사건을 담당한 검사였다. 칼을 맞고 피를 흘리고 있는 검사. 가까운 병원은 수술실이 이미 만원인 상태에서 무로후시는 자기 딸을 자동차로 친 의사에게 병원으로 와 줄 것을 전화로 말하지만 곧 전화를 끊는다.  무로후시는 가까운 재생회로 운전할 것을 다른 구급대원에게 지시하지만 정작 병원에 도착해서는 싸이렌을 꺼야한다는 규칙을 어겼을 뿐아니라 다시 재생회를 나와 몇 바퀴를 빙빙 돌게 지시하였다. 독자들은 이 장면에서 머릿속으로 많은 것을 상상하게 된다. 아버지와 구급대원의 입장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선급한 결론을 내린다. '원수같은 검사에게 복수를 하고 있구나. 그만큼 가슴에 맺힌 것이 많았구나' 하고... 다친 환자를 병원으로 빨리 데려가지 않는 그를 탓하지 않는다. 오히려 무로후시 편에 서서 그를 이해하고 있었다. 아버지의 그 마음을..... 독자들은 결코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다. 생각을 하게끔 그 어떤 것도 내비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러나 곧이어 깨닫게 된다. 우리들의 생각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그 후의 이야기는 직접 책을 통해 읽어보길 바란다.  딸의 원수를 맞닥뜨렸을 때 오히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직업에 충실한 무로후시를 보면서 우리의 마음은 더욱 뭉쿨해 짐을 느낄 것이다.

 

편견! 편견의 무서움과 더불어 고독사하는 노인에 대한 관심을 문제로 다루고 있는 작품이 '귀동냥'이다. 전처를 스토킹하고 상해를 가해 감옥에 들어갔다 얼마전 출소한 노숙자 요코자키. 딸과 냉전중인 여형사 게이코는 동네 이웃 주민인 후사노 할머니 집에 도둑이 들어 돈을 훔쳐간 일로 경찰에게 설명하고 있는 후사노 할머니. 집 근처에서 요코자키를 보았다는 정보로 그를 구치소에 가둔다. 모든 사람들이 지목한 범인 요코자키. 게이코 역시 그가 범인일 것이라 생각한다. 이 얼마나 무서운 편견인가. 전과자이기 때문에, 할머니 집 근처에서 그를 본 사람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범인으로 오인을 받고 구치소에 갇힌 것이다.  딸 나쓰키는 특이하게 엄마와의 직접적이 대화를 단절하고 엄마에 대한 불만을 그림 엽서를 통해 전달한다. 그것도 집배원이 배달된 그림 엽서를 통해서... 직접 엄마와 말을 하지 않더라고 며칠 후 도착하는 우편 엽서 대신 종이에 써서 의사를 전달할 수도 있었을텐데 왜 굳이 며칠 후에 배달되는 엽서를 통해 자신의 불만을 말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아이라고 생각했다. 참 철딱서니 없는 아이라고 단정을 지었다. 아무리 엄마가 하는 일에 불만이 있어도 아빠없는 집에서 단둘이 살아가고 있으면서 왜 이해를 못하는지...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번지 숫자를 9 로 똑바로 쓰지않고 구부려써서 7자로 보이게끔 쓴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그 엽서는 집으로 곧바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고 옆집 할머니 후사노의 집으로 배달된다. 엽서기 때문에 그 내용을 고스란히 읽을 수 밖에 없는 엽서...엽서의 내용은 별 내용도 없는 것들. '몇 시까지 도둑을 쫓아다닐 셈이야?"', '집털이가 뭐가 그리 좋아?', '좀도둑이랑 딸 중에 누가 더 중요해?"..... 그러나 이 단편 역시 후반에 가서는 독자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끄집어 낸다. 바로 엽서의 내용을 쓴 딸 나쓰키의 어른스러움이다.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외로운 노인들. 홀로 사는 노인이 고독을 느끼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갈수록 늘어간다. 무관심 속에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따끔한 충고를 하고 있는 글이다.

 

일본추리작가협회 단편 부문을 수상한 작품에 걸맞은 내용과 구성을 가진 걸작이라 말할 수 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우리는 떠들썩하지 않게 조용조용한 목소리로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충분히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다 읽은 후엔 뭔가 가슴 속에 따뜻함이 전달되어짐을 느낄 수 있을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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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 - 희망의 날개를 찾아서
소재원 지음 / 네오픽션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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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의 잣대를 들이대는 사람들에게 너무 화가 났다. 자식을 둔 부모 입장에서 내 자식의 일이 아니라며 잔인한 말을 내뱉는 그들이 너무 미웠다.  하루아침에 한 가족에게 일어난 이 일은 다른 누구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일이며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우리 자신의 일이다. 이 소설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조두순 사건을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이다.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 그 고통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상황을 피하지않고 꿋꿋하게 부딪혀 이겨내고자 하는 지윤이 가족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천인공노할 일을 저지른 범죄자에게 만취 상태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것때문에 20년에서12년으로 형량이 감해 판결이 내려졌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있어서도 안 될 판결이다. 한 인간을, 아니 한 가정을 절망의 늪으로 빠뜨리고도 반성조차 하지 않는 범죄자를 감싸주는 법이 과연 누구를 위한 법인가 생각하게 만든다. 성범죄는 영혼 살인이라고 말한다. 죽을 때까지 그 기억의 아픔으로 괴로워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소설을 계기로 현재 우리나라 성범죄자들에 대해 너무도 관대한 법의 개정이 절실히 필요함을 느낀다.

 

지윤이 아빠의 세상을 향한 분노는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교통 사고 후유증이 가져온 기억 상실과 어린 아이같은 지능 속에서도 딸과 아내를 사랑하고 지키내려 하는 그 마음이 오히려 나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했다. 세상을 버린다고 그 아픔이 사라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더 큰 고통을 안겨줄 뿐이다. 가족이라는 것 - 굳이 의미를 붙이지 않아도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 서로에게 큰 힘이 된다. 그렇기에 지윤이 가족이 비로소 예전의 행복한 가족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음은 당연한 것이다.

세상에는 많은 종류의 사람들이 살아간다. 지윤이 가족의 아픔을 어루만지져주기는커녕 잔인한 말을 내품어대는 시커먼 시궁창같이 더러운 입을 가진 인간들도 있지만 옆에서 그 아픔을 같이 하고자 하는 택시 기사, 경찰서 반장, 거래처 사장, 도라에몽 가면과 격려의 편지를 보내 준 사람들이 휠씬 더 많이 있다는 것을....소설의 실제 사건 나영이 아버지의 말이 가슴을 오래도록 뛰게 한다.

"잊으려 하면 안 돼요. 이겨내야지"

   

이 소설을 계기로 현실적 문제점도 다 같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턱없이 부족한 기관 시설들, 국가보조금 챙기기에 급급한 상당수의 기관들에 대해 정부에서의 철저하고도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 또한 종신형을 적용하는 많은 나라들에 비해 아동성범죄자들에 대해 너무도 관대한 형량에 대한 법 개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지윤이의 아픈 몸과 상처받은 마음은 온전히 치유될 수 없겠지만 더욱 단단해진 가족의 사랑과 행복을 느낄 수 있어 처음에 가슴이 아파 흘린 눈물은 소설을 끝맺을 순간 감동과 기쁨의 눈물이 되었다. 아동 성폭행은 악마마저 용서할 수 없는 죄이다. 우리 땅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않기를 간절히 간절히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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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은 사고뭉치 동화는 내 친구 13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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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렇게 귀여운 개구쟁이가 또 있을까요?

이 동화는 옆에 있으면 깨물어주고 싶을만큼 너무나 귀여운 소년 에밀의 이야기입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인물이 있었습니다. 요즘 어린이들은 잘 모를테지만 예전에 텔레비전에서 방송된 '말괄량이 삐삐'가 있었습니다. 정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는데 얼굴 가득한 주근깨. 짝짝이 긴 양말을 신은, 빨간 머리의 여자 주인공 삐삐가 부모없이 혼자 살아가지만 신나는 모험을 즐기며, 모든 역경을 슬기롭게 극복해나가는 내용입니다. 우리 어린이들에게 모험심과 상상력을 주었던 최고의 작품이었지요. 삐삐와 에밀이 참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바로 이 글을 쓴 작가가 '말괄량이 삐삐'라는 작품을 쓰신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에밀이 참으로 친근하게 내곁으로 다가왔답니다.  

              

삐삐는 얼굴부터 개구쟁이, 말괄량이라는 것이 느껴지는데, 에밀은 전혀 그렇지 않아요. 겉모습으로 절대 에밀을 평가하면 안된답니다. 왜냐고요? 겉모습은 무척 얌전해보이고 작은 천사처럼 사랑스러워 보이지만 실상은 세상에 둘도 없는 고집 불통에다가 말썽꾸러기이니까요.

그렇다고 에밀이 악의를 갖고 저지른 말썽이 아니에요. 그냥 어쩌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 뿐이랍니다.

에밀은 생각한 것이 있으면 즉시 행동으로 옮겨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을 갖고 있어요.

이런  적극적인 사고가 에밀을 한시도 가만히 두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요?

에밀이 저지렀던 어처구니없는 행동들을 읽으면서 얼마나 박장대소했는지 모른답니다.

수프 단지에 머리를 넣고 핥아 먹다가 머리통이 단지 안으로 쏙 들어간 사건이 있었습니다.

머리보다도 큰 수프 단지를 머리에 그대로 끼고 병원으로 찾아갔을 때 인사성도 밝은 우리의 에밀은 앞이 보이지 않는 수프 단지를 머리에 끼고 의사 선생님께 인사하다가 단지가 반으로 쪼개지는 바람에 세상을 다시 환하게 볼 수 있었답니다. 그런데 집에 도착하니 에밀의 사랑스런 여동생 이다가 묻습니다. "어떻게 수프 단지 속에 머리를 넣었어?" 그 소리를 듣고는 아빠가 접착제로 붙여놓은 단지를 들고 다시 보여주다 또 단지 안으로 머리가 쏘옥 들어갔어요.

정말이지 어린이다운 천진한 모습과 행동이지요. 한참을 웃었답니다. 옆에 있으면 귀여워 볼을 뽀뽀해 주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엄마가 병원에 가지 않고 부지깽이로 단지를 깨부수어 버렸네요. 엄마도 단단히 화가 나긴 했나봅니다. 낮에 그렇게 엄마, 아빠를 고생시키더니 또 똑같은 행동을 한 아들을 보고 화가 난 것이겠지요. 

 

또 다른 사건도 정말이지 에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었지요. 동생 이다를 국기 게양대에 대롱대롱 매단일입니다. 에밀이 사는 농장에 잔치가 열렸어요. 국기 게양대를 보면서 동생 이다가 '마리안넬룬드가 보일까'라는 말 한마디에 즉시 행동하지요. 직접 동생을 높이 매달아 보이는지 확인하면 되니까요. 그런데 동생 이다도 무서워하기는커녕 너무나 재미있어하는겁니다. 에밀은 이렇게 동생을 즐겁게 해 주려고 늘 애를 쓴답니다. 그걸 어른들은 모르고 말썽꾸러기라고 나무라지요. 그런데 딱 한 사람. 에밀의 엄마는 늘 보듬어 줍니다. 끊임없이 장난을 치는 아들을 둔 에밀의 엄마를 남들은 가엾게 생각하지만 에밀의 엄마는 똑같은 장난을 두 번씩 되풀이한 적 없는 에밀을 늘 감싸 준답니다. 그런 엄마가 옆에 있기에 에밀은 씩씩하게 자라지 않을까요?   

이 밖에도 군사 훈련을 간 알프레드 아저씨를 만나러 진짜 총과 똑같이 생긴 나무총을 갖고 늙은 말을 타고 시내에 갔다가 우연하게 도둑도 잡은 사건 이야기도 있답니다. 에밀은 또 어떤 장난을 칠까요? 장난꾸러기 에밀의 또다른 이야기는 또 다른 책에서 만나야 할 것 같아요. 에밀의 말썽이 정말로 기대됩니다. 에밀을 통해 어른들은 그동안 잊고 지냈던, 그리고 찾아야 할 동심의 세게를 찾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에밀의 말썽이 기대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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