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이 아닌 잘못
아사쿠라 아키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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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선의 마술사 - 아사쿠라 아키나리

이 책을 읽기 전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단연 띠지에 써 있는 '복선의 마술사 아사쿠라 아키나리'라는 문구이다. 낯이 익은 작가인 것 같아 찾아보니 아하! 나는 이미 아사쿠라 아키나리의 작품을 읽은 적이 있었다. '교실이, 혼자가 될 때까지'를 통해 이미 만났다. 이 책은 독특한 소재 설정으로 읽는 재미를 주었던 작품이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수취인'이라는 이름의 능력자들이 등장하여 벌이는 새로운 소재의 미스터리 추리소설이다. 그래서인지 '내 것이 아닌 잘못' 역시 읽기 전부터 무척 기대되었다. 제목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일까? '내 것이 아닌 잘못'... 내 잘못이 아니라는 말일까? 나름 제목이 주는 의미를 추측해보며 책을 읽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 책을 마무리할 즈음 왜 아사쿠라 아키나리를 복선의 마술사라 부르는지를 여실히 깨닫게 된다.

쉽지 않은 범인 찾기 - 범인은 누구일까?

누가 자신의 계정을 도용했을까? 꼼짝없이 범인이 되어버린 주인공 야마가타 다이스케... 인터넷과는 좀 거리가 먼 생활을 하는 그로서는 하루아침에 SNS에서 퍼져버린 피를 흘리고 길에 쓰러진 여대생 사진 한 장으로 살인범으로 몰린다. 자신이 아닌 누군가가 자신의 계정을 도용해 글을 올리고 사진을 올린 것이다. 그리고 그 사진 을 리트윗에 리트윗....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엄청난 파문을 일으킨다. 네티즌 수사대에 의해 야마가타 다이스케 신상털기는 물론 일거수일투족 모든 정보가 SNS에 올라온다. 아! 무서운 세상. 야마가타가 범인이라면 SNS는 정말이지 경찰보다 더 나은 수사관일지모른다. 하지만 범인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미 범인이 되어버린 현실. 바로 인터넷 마녀 사냥이 시작된 것이다. SNS가 얼마나 무서운 공간인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온 국민이 자신을 잡기위해 눈에 불을 켜고, 손에는 무기를 들고 찾아다닌다면?

여대생 살인 사건이 연속적으로 일어난 시점에 야마가타 다이스케는 도망가는 길밖에 달리 방도가 없다. 그리고 진범을 스스로 찾으려 한다. 모두가 그를 범인으로 지목하는데 과연 그가 범인이 아님을 믿어주는 사람이 있을까? 과연 누가 범인일까? 야마가타 다이스케 자신이 원한을 살 정도로 악하게 산 것은 아니다. 그래서일까 그 자신도 범인이 누구인지를 종잡을 수 없다. 당연히 독자인 나도 오리무중..... 범인을 좀처럼 추측할 수 없었던 이유는 소설 후반에 가서야 알 수 있었다. 이 책이 주는 반전이랄까? 앞 부분에 서술했던 많은 이야기들이 결국 복선의 역할을 했던 것이다.

남의 잘못이 아닌 나의 잘못이라는 생각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소설은 '인터넷 마녀사냥'이나 '무책임한 허위 정보 유포', '부화뇌동하는 대중' 등 우리 사회의 문제를 날카롭게 꼬집고 있다. 또한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하기보다는 그럴듯한 이유를 들어 자신의 입장을 정당화하는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있다. 주인공 야마가타 다이스케는 갈 곳 없이 쫒기는 상황이 되자 그간의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본다. 자신은 잘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던 처음과는 다르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이 주변 사람들에게 했던 말과 행동을 되돌아보고 문제가 자신에게 있음을 깨닫게 된다. 사쿠라, 쇼마, 후유코 역시 문제의 원인을 처음에는 자신에게서 찾지 않았다. 남 탓으로 돌렸던 이들 역시 야미가타 다이스케처럼 힘든 상황을 겪으면서 자신을 성찰하게 되고, 깨닫게 된다. '미안해. 내 탓이야' ... 이 책을 읽는 시간은 여러 등장 인물들처럼 나 자신을 성찰해볼 수 있었던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잘못된 일에 대한 책임을 남에게 돌리기 앞서 내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지를 먼저 돌아봐야겠다. 그리고 나에게 그 잘못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변명이 아닌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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