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치, 파란만장
장다혜 지음 / 북레시피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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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꼭 읽고 싶었던 이유가 분명하게 있다. 바로 '탄금'을 쓴 장다혜 작가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탄금'은 탄탄한 구성으로 마지막 장까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흡입력 최고의 작품이었다. 드라마로 만들어지면 너무도 멋진 작품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아니나다를까 지금 TV 드라마 제작중이란다.... 슬픈 운명을 지닌 세 사람의 가슴 저린 사랑이야기 '탄금'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이날치'는 어떤 내용의 작품일지 너무도 궁금해하면서 읽기 시작한다.

이번 작품의 차례를 보면서 작가가 우리 것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소설은 정월에서 시작하여 십이월까지 각 달의 세시풍속을 소제목으로 하고 있으며, 작품 곳곳에 우리의 다양한 소리를 소개하고 있다. 얼마나 작품에 공을 들였는가를 대번 알 수 있었다. 미천한 신분의 광대 사당패와 조선시대의 천대받는 민초들의 삶.... 그 중심에 줄꾼이면서 소리꾼을 갈망하는 '이날치'가 있다. 제목처럼 이날치의 파란만장한 삶이 주된 소설의 내용이다. 그리고 '이날치'만큼이나 고단한 삶을 살았던 곡비 '백연'이 있으며, '이날치'와 연적 관계인 부마도위 '채상록'이 등장한다. 장다혜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각 인물들을 살아 숨쉬게 만들었다. 단지 소설 속의 인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소설을 다 읽고 나서도 애틋함이, 가슴저림이 오래도록 독자의 가슴 속에 남길 것이다.

씨종에서 조선 최고의 소리꾼이 된 이날치의 삶은 제목 만큼이나 파란만장했다. 아홉 살 씨종 계동은 대단한 소리꾼이 될 것이라며 도망치라는 아버지 말을 뒤로 하고 떠난다. 그러나 어디 쉽게 소리를 배울 수 있을까? 이 때부터 아홉 살 계동은 이경숙이라는 이름으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기 시작한다. 무엇보다 가슴 아팠던 것은 화정패라 불리는 사당패에 들어간 어린 계동이 구용천에게 팔려가 당했던 일일 것이다. 이 글을 읽은 독자라면 아마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구용천이 벌인 일은 사람이 아닌 괴물이나 요괴가 할 짓이다. 이런 시련 속에서 주인공은 목숨을 건지고 한양 최고의 줄꾼이 되었다. 그러나 줄꾼 '이날치'가 진정 원하는 것은 바로 소리꾼이 되는 것.....계동, 이경숙, 이날치..... 어떤 이름으로 불리던 조선 시대 천대받던 미천한 신분임은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독자들은 구용천에게 복수하는 장면을 읽으며 통쾌해 하고, 최고의 소리꾼으로 입궐을 하게 된 그를 보며 감동을 하는 것이리라....

이날치 만큼이나 비련한 삶을 살아간 두 사람도 애처롭다. 이날치와 연적 관계이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인물 '채상록'과 상갓집에서 곡을 해주는 미천한 신분의 맹인 '백연'.... 이들의 애틋하면서 어긋난 사랑도 이 소설의 몰입감을 더해주는 요소이다. 두 번째 만나본 장다혜 작가의 작품 '이날치, 파란만장' 역시 '탄금'처럼 탄탄한 구성으로구성으로 재미와 감동을 주고 있다. 이 책 역시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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