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민족의 아픈 상처 속에서 홀로 미국땅에 버려진 소녀가 인간승리를 이룬 이야기라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고 싶고,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않고 스스로 삶의 행로를 결정해간 그녀의 모습은 오늘같이 어려운 시기에 작가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배울 점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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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였을 때
민카 켄트 지음, 공보경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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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출간된 여성 심리스릴러 소설 '훔쳐보는 여자'를 한 달 전쯤 읽어보았다. 두 여자의 시점에서 써 내려간 소설은 처음에는 평범한 내용의 소설이구나 생각했다가 소설 뒷부분에서 전혀 나의 예상을 뛰어넘는 반전을 선물하였다. 추리소설의 묘미는 뭐니뭐니 전혀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반전에 있다. 이런 것에 부합한 소설이 바로 '훔쳐보는 여자'였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민카 켄트라는 작가를 참 매력있는 작가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참에 새로운 소설 '내가 너였을 때'를 읽을 기회가 생겼다. 이전의 책을 너무도 재미있게 읽었기에 내심 많은 기대를 하고 읽을 수밖에 없었다.


내용 역시 '훔쳐보는 여자'처럼 두 사람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제1부에서는 여자 주인공인 브리엔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독자는 브리엔의 내면 심리 묘사를 통해 그녀가 지금 어떠한 상황에 처해있으며, 그녀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찾게 된다. 그리고 자연스레 얼마 전 읽었던 '훔쳐보는 여자'의 연장선상에서 상상의 나래를 펴보게 된다. 기억장애로 전혀 떠올리지 못하는 과거....  혹시 그녀가 다중인격장애자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나의 추측대로 소설은 그녀가 개인 비서를 스토킹하고 그녀가 되고 싶어 집착을 하였던 다중인격자였음이 밝혀졌다. 내 예측대로 전개되는 스토리라면 이건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평을 할 수가 없는데.....


그러나 소설의 진짜의 재미는 제2부 나이얼의 시점에서 써내려간 부분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것 참 내용이 재미있게 서술되어가네.'  - 바로 반전이 제2부에서 나타난 것이다. 1부에서 브리엔이 보았던 것들이 착각이 아니었음이 밝혀진 것이다. 브리엔이 다중인격자라 추측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작가 민카 켄트의 '훔쳐보는 여자'의 주인공 '오텀'과 이 소설의 브리엔'을 동일시하면서 읽은 결과에서 비롯된 것이다. 나의 생각이 여지없이 빗나가는 반전이었다. 나이얼의 실체가 밝혀지고 정신 병원에 갇힌 브리엔이 과연 사건의 내막을 알아차릴 수 있을까 조마조마하며 속도가 붙으면서 소설을 읽어나가게 된다.


제3부에서는 두 사람의 시점이 번갈아 나오면서 사건이 긴박하게 흘러간다. 브리엔의 어마어마한 재산을 노린 가짜 나이얼이 성공하느냐 아니면 정신 병원에 입원한 브리엔이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고 막느냐 .... 사건이 속도감있게 전개되다보니 소설이 끝날 때까지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 이게 민카 켄트 소설의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속도감 있는 전개,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반전, 뛰어난 심리 묘사, 동일 선상의 내용 파악이 용이한 시점 전환 등이 이 소설을 손에 잡으면 놓지 않게 되는이유가 아닐까.


습한 장마철, 그리고 찾아올 한여름의 무더위에는 무거운 주제의 소설을 읽기보다는 반전이 있는, 재미있는 소설 읽기를 추천한다. 민카 켄트의 '훔쳐보는 여자'와 '내가 너였을 때' 두 권을 추천한다. 읽는 재미를 톡톡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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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런트 브레스 - 당신은 어떤 죽음을 준비하고 있습니까?
미나미 교코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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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런트 브레스' - 조용한 일상 속에서 평온한 종말기를 맞는 것

- 당신은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우리는 나이가 들거나 혹은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이 운명을 달리할 때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다. 나 역시 죽음이라는 것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언젠가는 나에게도 닥칠 일, 이 세상을 떠나는 일 정도로만 단순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꽉 채웠다.

병상에 있는, 그리고 이미 이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나는 과연 어떤 죽음을 준비하고 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더이상 나아질 수 없는 병에 걸렸을 때 과연 죽음을 수용할 수 있을까? 고통을 감내하면서 희미한 의식 속에서 목숨을 이어나가는 것이 올바른 선택일까? 아니면 편안하게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올바른 선택일까?......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나 건강하게 살다가 편안하게 눈을 감는다면 이보다 더한 축복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죽음이라는 것이 언제올지, 어떤 형태로 다가올지는 아무도 모르기때문에 우리는 죽음을 두려운 것으로 생각한다.

작가 '미나미 교코'는 종말기의료 전문병원의 현직 의사이다.

죽음을 앞둔 환자 가까이에서, 그들이 죽음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봐왔던 그녀이기에 우리에게 '사일런트 브레스'를 통해 '죽음을 어떻게 맞을 것인가'하는 화두를 던질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 대학 병원 종합진료과 의사 린코는 대학 병원이 아닌 방문클리닉으로 부임하게 된다.

방문클리닉은 환자가 있는 집으로 의사가 직접 방문해서 진료를 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린코는 죽음에 처한 환자를 대하게 된다.

병으로 인한 고통 속에서도 그 어떤 치료를 거부하고 마지막을 의미있게 보내고 떠나는 저널리스트 아야코

수많은 목숨을 수술로 살린 의사이지만 자신이 암에 걸린 것을 알고 치료를 거부하고 자택에서 눈을 감은 곤도 교수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근디스트로피 진단을 받고 가슴 아픈 죽음을 맞이한 다모쓰

연명치료를 거부하다 아들의 권유로 위루 수술을 받고 고통 속에서 죽어간 후미에

부모에게 버림을 받고 팔려 일본에 온 폐용성 증후군의 하나코,....

이 다섯 명 환자 이야기를 통해 의사 린코는 많은 것을 생각한다. 그리고 오랜 병상에 누워 있는 자신의 아버지의 마지막을 평온하게 보내드린다.-

 

- 당신은 어떤 형태의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가?

죽음의 모습은 어떤 형태로 우리에게 다가올지 아무도 모른다.

원하는 삶만큼 살다가 아무 고통없이 이 세상과 이별할 수 있는 시간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죽음은 우리가 원하는 모습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불치의 병, 암, 사고, 노쇠....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든 죽음은 분명 두려운 것임은 분명하다.

만약 나 혹은 여러분에게 도저히 치료로 호전을 기대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의 죽음이 온다면....

의식이 혼미한 상태에서도 병원에서 연명치료를 하겠는가? 아니면 연명치료없이 평온한 최후를 맞이하겠는가?

정답은 없을지라도 언젠가 다가올 죽음에 대해, 그리고 어떤 형태의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지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분명 책 '사일런스 브레스'를 통해 기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죽음에 이렇게 대처하겠다고 장담할 수는 없을지라도 분명 죽음도 삶의 일부라는 말에 공감하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죽음을 앞둔 환자의 입장이 되어보기도 하고 그 곁을 지키는 가족이 입장도 되어보기도 하고, 종말기 환자를 대하는 의사도 되어보기도 했다.

내가 이런 상황을 겪고 있기 때문일지 몰라도 읽는 내내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시울을 붉혔다.

감동과 여운 속에서 깊이있는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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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현대문학 가가 형사 시리즈 개정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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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악의'는 노노구치와 가가 두 사람 시점이 번갈아가면서 내용이 전개된다.

주인공 노노구치 오사무와 가가는 과거 중학교 교사로서 같은 학교에 근무한 적이 있었던 사이지만, 현재 살인자와 진실을 파헤치는 형사로 다시 만나게 된다.

살해된 자는 노노구치의 중학교 친구이자 문학상을 탔었던 유능한 작가 히다카이며, 살인자는 현재 동화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노노구치이다.

소설 '악의'는 읽어가는 재미가 있다. 독자는 노노구치의 수기를 읽으면서 선입견에 빠지게 될 것이다. 나 역시도 그의 수기를 읽어나가면서 진실이라 믿었으니까.....중학교 국어 교사 출신, 현재 아동문학가, 그의 집에서 발견된 대학 노트와 원고지, 에이프런, 여행 신청서, 금목걸이..... 이런 모든 것들이 진실을 감싸기 위한 트릭이라는 것을 누가 알았으랴.

선입견은 범죄를 다루고 있는 형사에게는 절대적으로 배제해야 할 사항이다.

나 역시 처음의 노노구치의 수기를 읽어나가면서 나도 모르게 그 선입견에 사로잡혀서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가가 형사 역시 선입견에 빠져 잠시 헤매이는 듯 싶었지만 이내 범인의 의도를 파악하면서 노노구치의 입을 다물게 한다.

소설이 마무리 되기기전까지 가가 형사는 일언반구의 힌트도 독자에게 주지 않는다. 독자로 하여금 선입견에 사로잡혀 진실을 찾을 수 없도록 만든다.

그리고 마지막에 나타나는 밝혀지는 진실. 반전의 재미가 톡톡히 드러난다. 추리 소설를 읽는 묘미가 이런 것이 아닐까?

이 소설의 재미는 전혀 예상치 못한 '뒤집음'에 있다. 범인인 노노구치가 철저하게 숨기려 했던 진실을 가가 형사는 말 한마디, 작은 움직임도 놓치지 않고 파헤져나간다. 그의 날카로운 관찰력이 빛을 발하는 소설 '악의'

우리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사람의 이기심이 이토록 무섭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될 것이다.

철없었던 시절 저지른 일, 노노구치 자신에게는 지울 수 없는 과거이다. 그리고 자신의 잘못을 덮고자 선의를 베풀었던 친구를 죽이기 위해 치밀하게 계획하고 실천했다. 그것을 준비하는 과정 역시 철두철미했다. 인간의 이기심의 끝은 어디까지일까...과연 노노구치에게 선함이 존재하는 것일까....

노노구치 자신이 만들어낸 고스트라이터. 철저하게 자신의 과거 모습을 숨기기 위해 모든 것을 뒤집어 만들어 놓았다. 살인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던 상황 역시 노노구치가 만들어 낸 것이다. 전직 교사라는 신분, 동화작가라는 것이 그를 선량한 사람으로 착각하게 만들었다. 그런 선입견의 늪에 독자는 나처럼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간이 인간에게 어찌 이같은 악의를 품을 수 있을까?

죽은 히다카는 말이 없다.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다면 그는 친구를 협박한 후 그를 고스트라이터로 만들고, 그의 작품을 훔쳐 출간한 파렴치한으로 영원히 남았을 것이다. 가가 형사가 아니었다면......

노노구치가 히다카를 죽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들이 과거에 숨어있다.

중학교 동창이었던 히다카와 노노구치 과거. 그리고 노노구치가 끝까지 숨기려고 했던 과거의 실체.

모든 것을 용서하고 친구로서 받아주고, 그에게 선의를 베풀었던 히다카에 비해 노노구치는 열등감에 사로잡혀 결국 악의를 품고 세상을 속이려하였다.

철없는 시절 저질렀던 폭력이 결국 노노구치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노노구치는 학교 폭력의 피해자였기에 그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어느 순간 학교 폭력의 가해자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일어난 그의 발목을 잡은 사건. 영원히 밝혀지지 않을 수 있었던 일이었는데 자신의 잘못된 판단에 의해 자신이 쌓아온 모든 것들을 다 허물어버렸다.

두 얼굴을 가진 노노구치. 노노구치의 실체가 그의 수기에서 보여주었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르다는 것에 놀랐고, 노노구치가 품은 악의의 처음과 끝이 자신보다 더 뛰어난 친구에게서 느낀 '열등감'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에 놀랐다.

소설 '악의'에서는 형사가 되기 전에 교직에 몸담고 있었던 가가 형사의 과거 모습이 살짝 나온다. 가가 형사가 등장하는 소설을 읽으면 그가 소설 속의 인물이 아니라 실존하는 인물이라는 착각을 한다.

우리의 사랑스런 가가 형사는 소설 '악의'에서도 사건의 모든 것을 뒤집어 놓은 맹활약상을 보여 주었다.

다음 소설에서는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무척이나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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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훔쳐보는 여자를 읽고 민카 켄트의 매력에 폭 빠졌었습니다. 

이번에 나온 새로운 책은 어떤 내용으로 전개될지 궁금합니다.
놀라운 반전의 재미가 그녀의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는 어떤 반전을 보었줄지 너무 기대되며, 여성작가의 심리스릴러물에서만 느낄수 있는 섬세한 묘사를 다시한번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믿고 보는 민카 켄트의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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