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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런트 브레스 - 당신은 어떤 죽음을 준비하고 있습니까?
미나미 교코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사일런트 브레스' - 조용한 일상 속에서 평온한 종말기를 맞는 것
- 당신은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우리는 나이가 들거나 혹은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이 운명을 달리할 때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다. 나 역시 죽음이라는 것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언젠가는 나에게도 닥칠 일, 이 세상을 떠나는 일 정도로만 단순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꽉 채웠다.
병상에 있는, 그리고 이미 이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나는 과연 어떤 죽음을 준비하고 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더이상 나아질 수 없는 병에 걸렸을 때 과연 죽음을 수용할 수 있을까? 고통을 감내하면서 희미한 의식 속에서 목숨을 이어나가는 것이 올바른 선택일까? 아니면 편안하게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올바른 선택일까?......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나 건강하게 살다가 편안하게 눈을 감는다면 이보다 더한 축복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죽음이라는 것이 언제올지, 어떤 형태로 다가올지는 아무도 모르기때문에 우리는 죽음을 두려운 것으로 생각한다.
작가 '미나미 교코'는 종말기의료 전문병원의 현직 의사이다.
죽음을 앞둔 환자 가까이에서, 그들이 죽음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봐왔던 그녀이기에 우리에게 '사일런트 브레스'를 통해 '죽음을 어떻게 맞을 것인가'하는 화두를 던질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 대학 병원 종합진료과 의사 린코는 대학 병원이 아닌 방문클리닉으로 부임하게 된다.
방문클리닉은 환자가 있는 집으로 의사가 직접 방문해서 진료를 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린코는 죽음에 처한 환자를 대하게 된다.
병으로 인한 고통 속에서도 그 어떤 치료를 거부하고 마지막을 의미있게 보내고 떠나는 저널리스트 아야코
수많은 목숨을 수술로 살린 의사이지만 자신이 암에 걸린 것을 알고 치료를 거부하고 자택에서 눈을 감은 곤도 교수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근디스트로피 진단을 받고 가슴 아픈 죽음을 맞이한 다모쓰
연명치료를 거부하다 아들의 권유로 위루 수술을 받고 고통 속에서 죽어간 후미에
부모에게 버림을 받고 팔려 일본에 온 폐용성 증후군의 하나코,....
이 다섯 명 환자 이야기를 통해 의사 린코는 많은 것을 생각한다. 그리고 오랜 병상에 누워 있는 자신의 아버지의 마지막을 평온하게 보내드린다.-
- 당신은 어떤 형태의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가?
죽음의 모습은 어떤 형태로 우리에게 다가올지 아무도 모른다.
원하는 삶만큼 살다가 아무 고통없이 이 세상과 이별할 수 있는 시간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죽음은 우리가 원하는 모습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불치의 병, 암, 사고, 노쇠....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든 죽음은 분명 두려운 것임은 분명하다.
만약 나 혹은 여러분에게 도저히 치료로 호전을 기대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의 죽음이 온다면....
의식이 혼미한 상태에서도 병원에서 연명치료를 하겠는가? 아니면 연명치료없이 평온한 최후를 맞이하겠는가?
정답은 없을지라도 언젠가 다가올 죽음에 대해, 그리고 어떤 형태의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지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분명 책 '사일런스 브레스'를 통해 기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죽음에 이렇게 대처하겠다고 장담할 수는 없을지라도 분명 죽음도 삶의 일부라는 말에 공감하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죽음을 앞둔 환자의 입장이 되어보기도 하고 그 곁을 지키는 가족이 입장도 되어보기도 하고, 종말기 환자를 대하는 의사도 되어보기도 했다.
내가 이런 상황을 겪고 있기 때문일지 몰라도 읽는 내내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시울을 붉혔다.
감동과 여운 속에서 깊이있는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