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 MIDNIGHT 세트 - 전20권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열린책들에서 창립 35주년을 기념하여 주옥같은 세계문학 중단편을 모아 noon 세트 10권과 midnight 세트 10권을 출간하였다. 이번에 읽은 '인간실격'은 다자이 오사무의 대표작이면서 자신의 삶에 큰 이슈가 되었던 사건들을 곳곳에 심어놓으며 소설로써 풀어나간 지극히 자전적 이야기로, 1948년 완성된, 일본 전후 시대를 대표하는 소설이다.

화자인 '나'가 한 남자의 세 장의 사진을 본다. 사진 속 남자의 표정과 인상이 기괴하다고 생각하고 그 사람의 수기를 읽는 것으로 소설은 시작한다. 사진 속의 인물 요조의 기괴한 표정은 다분히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있지 않음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왜 그럼 요조가 이런 기괴한 표정과 인상을 갖고 살 수밖에 없었을까? 그의 수기를 통해 요조의 삶을 들여다보자.

첫 번째 수기는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유조가 인간에 대한 불안과 공포, 두려움에 시달리다 광대 짓을 통해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인간에 대한 두려움, 공포, 고뇌, 우울감, 긴장감을 철저히 감추면서 장난꾸러기로 행세한다. 인간을 극도로 두려워했던 요조와 광대 짓으로 사람들을 웃기는 요조는 정반대의 모습이기에 어느 누구도 요조가 우울하고도 아픈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사람들의 야비하고 위선적인 행동을 보면서도 결코 이세상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안 어린 요조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 자신을 철저히 숨기고 살아가는 방법 뿐이었을 것이다. 자신을 특별한 존재가 아닌 우습게 보아도 괜찮은 존재로 봐 주기를 원하는 요조. 그런 가면을 쓴 요조의 자아는 점점 바닥으로 추락할 수밖에 없는 결과를 낳고, 이런 소통의 부재는 결국 자신을 자기만의 세계에 가둔 채 부정적이고 자기혐오적인 인간으로 변해간다.

두 번째 수기는 중학생이 되면서도 광대짓을 계속하는 요조에 대한 이야기이다. 요조는 생각한다. '겉으로는 쾌활하게 웃으면서 사람들을 웃기고 있지만 실은 이렇게 음울한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이다.' 여전히 광대 짓을 하지만 어이없게 다케이치에게 가면을 쓴 자신의 모습을 들켜버린다. 철저히 일관되게 자아를 깊숙이 숨긴 채 또다른 자아로 살아가는 요조는 화실에서 만난 호리키 마사오에게 술과 담배와 매춘부와 전당포와 좌익 사상을 배우게 되고 그것이 인간에 대한 공포를 잠시나마 무마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호리키를 만나 퇴폐적인 생활을 하는 요조는 술집 종업원 쓰네코와 동반 자살을 시도하지만 그녀는 죽고 자신만 살게 된다. 항상 자신을 두렵게 만드는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었던 요조. 그가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길은 두려움을 잊게 만드는 술, 담배, 매춘 등의 추악한 행동뿐이었을 것이다. 더러는 요조를 자기혐오에 빠진 나약한 인간이라 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약함의 원인이 결국 어린 시절의 성적인 학대와 위선에서 온 트라우마였고, 그것이 정신적인 우울감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면 요조의 삶이 더없이 불쌍하게 생각된다.

세 번째 수기는 동반자살미수사건으로 퇴학을 당하고 무명만화가로 생계유지를 유지하는 요조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시즈코와의 동거와 이별, 담배가게 아가씨 요시코를 만나 처음으로 안정을 경험하고 동거를 하지만 요시코가 성폭행을 당하는 모습을 목격하면서도 그녀를 위해 아무 행동도 하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모든 일에 자신감을 잃게 되고, 사람을 의심하기 시작한 요조는 결국 술에 의존. 수면제를 복용하고 자살을 시도하지만 실패한다. 몰핀 중독, 마약.... 이런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시 자살을 결심하는데 그날 호리키가 찾아와 그를 정신병원으로 데려간다. 요조는 생각한다. 이곳에 들어온 이상 미치광이, 폐인이라는 각인이 찍히게 되었고 자신을 인간 실격이라 규정짓는다. 정신병원을 나온 후 고향 근처에 가 살게 되지만 27살의 그는 백발의 중년으로 보인다는 말을 하며 수기를 마친다.

자신을 인간 실격이라 말하는 요조는 과연 인간으로서 실격일까? 위선과 가식으로 가득한 인간의 삶을 이해하지 못할만큼 순수함을 갖고 있던 요조는 부모님에게까지 거리감을 느낀다.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요조는 광대 짓을 통해 사람들과 인위적인 관계 맺기를 한다. 이 얼마나 저절한 몸부림인가. 가면을 쓰면서까지 사람들 속에서 살고자 했던 요조였다. 끝없이 인간사회에 이질감을 느끼며 방황하며, 정신적 아픔 속에서 홀로 처절하게 살아가야했던 요조. 그가 다소나마 위안을 찾을 수 있는 길은 퇴폐적인 삶이었다. 사람들에게 상처 받고, 사람들과 다름을 두려워했으며, 그들을 끝없이 인식하며 그들에게 소외되는 것이 더없이 두려워 철저하게 가면을 쓴 채 살다가 결국은 어두운 바닥으로 떨어져버린 요조. 그는 사회적으로 적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그를 실격된 인간이라 할 수 있을까? 요조 스스로 인간 실격이라 말하고 있지만 실격된 인간은 이 세상에 없다고 말하고 싶다. 단지 삶의 모습이 다를 뿐이지 인간이라는 본질은 사라질 수 없는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트]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 MIDNIGHT 세트 - 전20권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열린책들에서 창립 35주년을 기념하여 주옥같은 세계문학 중단편을 모아 noon 세트 10권과 midnight 세트 10권을 출간하였다. 오늘 읽어본 작품은 세계적으로 너무도 유명한 작가 프란츠 카프카, 그리고 그의 대표작인 '변신'이다. 1916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그레고르 잠자는 한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인물이다. 자신이 어느 날 갑자기 갑충으로 변하였음에도 출근 걱정을 한다. 그러나 그의 모습을 본 가족들과 다른 사람들에게는 혐오감을 줄 뿐이다. 그레고르는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으로 다시 돌아가지 못하고 죽고 만다.

혼자 열심히 일하면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그레고리를 고맙게 생각했던 아버지, 엄마, 여동생은 벌레로 변신한 그를 보면서 상당한 충격을 받는다. 이런 그를 처음에는 돌보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가족들은 지쳐간다. 그에 대한 애정이 사라져갔고, 증오심, 적의까지 깃들인 행동을 하지만 그레고르는 벌레로 변신 이후에 가족에 대한 걱정과 애정을 변함없이 갖고 있다. 여동생의 바이올린 소리를 듣고 방을 나온 그를 하숙인들이 발견하게 되고 자신을 내쫒아야 한다는 말을 듣고도 여전히 가족들을 사랑하는 그레고리. 그리고 가족을 위해 자신이 사라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데 결국 그는 벌레의 모습으로 아무것도 먹지 못한채 죽고 마는데 가족들의 반응은 슬픔보다 후련함이었다.

벌레로 변해 하루아침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그레고리. 사람이 벌레가 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벌레로의 변신은 무엇을 의미할까? 벌레는 은유이다. 그레고리는 벌레가 된 후 경제적인 활동은 물론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심지어 가족은 그런 그에게 냉대를 가하고, 그가 죽은 후에는 기뻐하며 인생의 새로운 희망을 느낀다.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모두 그레고리가 죽어 없어졌으면하고 바란다. 결국 물질만능주의 사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벌고 싶어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경제적으로 무능력한 그레고리 같은 소외된 존재가 벌레인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본다면 벌레 같은 인간은 실제 누구인가? 외연이 벌레이지만 내면에는 인간적인 사랑을 끝까지 갖고 있는 그레고리가 벌레인가? 아니면 생계를 책임졌던 아들이, 오빠가 벌레가 되어 무능해지자 점점 그를 대하는 태도가 변화하고 끝내 비정하고 잔혹하게 변해버린 가족들이 벌레인가? 던진 사과가 그레고리의 몸에 박혀 그레고리를 죽음으로 몰고가는 아버지와 엄마, 여동생 모두 그레고리를 벌레의 혐오스러운 모습보다 이제는 더이상 경제적으로 가족을 책임질 수 없다는 사실과 앞으로는 그 벌레를 보살펴야한다는 심리적 부담감으로 끝내 비정하게 변해버린, 결국 끝까지 인간의 내면을 간직한 그레고리의 죽음에 기뻐했던 그들이 진짜 벌레가 아닐까 생각한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얼마나 많이 버느냐가 사람 판단의 기준이 되어버린 요즘의 현실을 생각할 때 더욱 카프카의 '변신'이 주는 의미가 가슴에 와 닿는다. 인간이라는 존재보다 돈이 우선시되는 현실 속에서 자연스럽게 인간 소외적인 문제까지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전 세계인의 사랑을 꾸준히 받고 있는 책. 단연 베스트셀러라고 말할 수 있는 책이 '어린 왕자'이다. 학창시절 필독서에 꼭 들어있는 어린 왕자. 이토록 오래도록 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한마디로 말한다면 나는 퇴색된 어른들의 마음 속에 잊혀져간 순수함을 되찾아준 마술 같은 힘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어린 왕자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이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생략하고 명문장에 밑줄 긋기를 해 볼까 한다.

- "어른들도 처음엔 다 어린이였다.(그러나 그걸 기억하는 어른들은 별로 없다.) " -

어린이의 의미는 '순수함'이다. 순수했던 어린 시절을 거쳐 어른이 되면서 해맑고 깨끗하고 순수했던 동심의 세계는 사라지고 타인과 비교하고 경쟁하면서 물질적 욕망에 사로잡혀 사는 어른이 되어 간다. 이런 어른들도 분명 어린이였던 시절이 있었을텐데... 오랫동안 꽁꽁 잠겨있던 추억의 상자에서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보자. 그리고 기억하자. 내 자신이 얼마나 순수했는지를....마치 어린 왕자처럼 상자를 꿰뚫고 그 속에 있는 양을 보듯이...

-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 -

그에게 어른은 숫자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비쳐진다. 예쁜 집도 가격으로 환산하고, 새 친구에 대해서도 숫자로 질문하고 숫자로 답을 해 주기를 바라는 사람. 바로 어른이다. 소행성 B612 발견도 천문학자의 옷 때문에 천문학회에서 처음에는 믿지 않다가 그가 11년 뒤 우아한 양복을 입고 논증하자 그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겉으로 비쳐진 모습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는 사람도 바로 어른인 것이다.

-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 필요하게 되지. 너는 나한테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이 될 거야." -

길들임은 관계 맺기이다. 바로 어린 왕자와 꽃과의 관계처럼... 어린 왕자가 길들여서 더욱 소중한 꽃. 물을 주고 유리 덮개를 씌워 주고 벌레를 잡아 준 꽃이기에 이세상에 단 하나뿐인 어린 왕자의 꽃인 것이다. 김춘수의 '꽃'이 생각난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마음으로 보아야만 잘 보인다. 중요한 것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눈으로 보고, 귀로 듣은 것만을 진실이라 믿으며, 자신의 눈에 보여지는 것으로 타인을 평가한다. 어린 왕자의 별에 살던 심술궂고 허영심이 있는 장미꽃의 어설픈 거짓말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의심하고...장미꽃이 어린 왕자의 마음을 밝게 해 주었던 그 향기 속의 따뜻한 마음도 헤아리지 못하고 떠난 것에 후회를 한다. 그래 나도 내 눈에 비쳐지는 행동만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지 않도록, 그리고 긍정적인 관점에서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지....

- "네가 길들인 것에 너는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어. 너는 네 장미에 책임이 있어...." -

타인과의 관계 맺기는 결코 쉽게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상대방의 마음이 내 마음과 어느 정도 맞을 때 비로소 내 마음을 보여주게 된다. 그러나 요즘은 충분한 마음의 오감이 없이 너무도 쉽게 만나고 헤어진다. 금세 싫증을 잘 낸다. 한마디로 책임감이 결여된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어린 왕자는 자신이 길들인 이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자신의 장미꽃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기 별로 다시 돌아가려 한다. 잠시 생각해본다.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책임을 회피한 적은 없는지를..... 그래, 내가 길들인 것에 대해서 내가 끝까지 책임지마.

어린 왕자가 만난 왕, 허풍쟁이, 술꾼, 사업가, 가로등 켜는 사람, 지리학자.... 소행성에서 어린 왕자가 만난 어른들은 자기만의 세계에 갇힌 채 만족함을 모르고 살아간다. 지구에서 본 사람들 역시 자신이 찾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채 목적 없이 바쁘게만 살아간다. 이런 모습이 바로 당신과 나의 모습은 아닐런지.... 반성 모드로 들어가본다.

"사람들에겐 별이라고 해서 다 똑같은 별은 아니야. 여행을 하는 사람에겐 별이 길잡이일 거고, 어떤 사람에겐 작은 빛에 지나지 않을 거야. 학자들이라면 별을 문젯거리로 생각하겠지. 내가 만난 사업가한텐 별은 황금이야. 그러나 별은 말이 없어. 아저씨가 보는 별은 다른 사람들하곤 다를 거야." 별이 빛나는 밤 하늘을 올려다보자. 그리고 어린 왕자가 살고 있는 별을 찾아보자. 아름답게 피어있는 장미꽃도 있고 부리망이 씌어진 양도 있고, 활화산도 사화산도 있는 별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별에 앉아서 해가 저무는 모습을 보고 있는 영원한 나의 어린 왕자도 보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한과 극소의 빵 S & M (사이카와 & 모에) 시리즈 10
모리 히로시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모리 히로시의 S&M 시리즈 첫 편 '모든 것이 F가 된다'에서 시작하여 드디어 마지막 편 '유한과 극소의 빵'을 마무리하는 시간이 왔다. 오랜 시간 나에게 미스터리추리소설의 새로운 재미를 느끼게 해주었던 모에와 사이카와교수의 만남을 끝낼 시간이 온 것이다. 시리즈 작품 중 현재 두 권이 절판된 상태라 온전한 시리즈를 읽었다고 할 수 없지만 중고서적이라도 구해서 꼭 읽어볼 생각이다. '유한과 극소의 빵'에는 '모든 것이 F가 된다'에 나왔던 천재 중의 천재 마가타 시키 박사가 재등장한다. 내 주위에는 천재라는 느낌이 드는 사람이 전혀 없는데.... 아쉽지만 이 책을 통해 천재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려본다. 천재성을 좋은 곳에 쓰면 좋으련만....


모리 히로시의 S&M 시리즈는 내가 기존에 읽었던 다른 미스터리 작품과는 확연히 다르다.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다. 독자가 추리다운 추리를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든다. 가끔씩 난해한 부분이 있어 몇 번을 다시 읽어보게 만든다....... 이번 작품은 이것말고도 이공계와 관련된 내용들이 많이 나와 나를 이해불가로 만들어버렸다. 뭐 시험공부하는 것은 아니니까 영 이해가 되지않는 내용은 그대로 패쓰~~~ '유한과 극소의 빵'은 한마디로 통째로 속았다는 말이 가장 적절한 표현일듯하다. 모에마저도 속았으니 말이다. 트릭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주지 않는다. 겨우 소설 뒷부분에 가서, 그것도 사이카와 교수의 입을 통해서 사건의 전말을 알 수 있게 되니....


소설은 이미 '모든 것이 F가 된다'에서 모습을 드러낸 후 사라진 마가타 시키 박사를 등장시키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나노크래프트 사장은 그녀를 위해 본사 건물 밑에 지하시설인 다크 룸을 만들었다. 이 곳은 출입 금지 구역.... 일본 최대 소프트웨어 회사인 나노크래프트와 그 회사에서 운영하는 테마파크. 소설 속의 인물들은 시간차를 두고 이곳에 하나 둘 모이게 된다. 먼저 모에와 요코. 러브가 방문을 하면서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이번 소설에서는 사이카와 교수가 소설 시작부터 등장하며 활약한다. 동생 기도 세쓰코 집을 방문한 그 역시 동생에게서 나노크래프트에서 만든 게임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메시지를 듣게 되고, 결국 그는 모에가 있는 테마파크로 향한다. 모든 사람이 모인 이 곳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모리 히로시의 상상력은 소설 속 천재 마가타 시키만큼 대단하다. 예측불가였다. 단 한 사람을 속이기 위해 만든 게임. 그 게임의 크기는 너무도 방대했다. 그래서 눈으로는 그 실체를 다 볼 수 없었을 것이다. 모에도, 모에의 주변인물도, 나도 다 속았다. 이 중 한사람, 사이카와 교수만이 나중에서야 모든 것을 꿰뚫어 보았다. 천재는 천재를 알아보는 것인가? 가상 현실에서 마가타 시키 박사가 사이카와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한다. 이 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이 곳 테마파크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과 그 모든 일의 궁금증이 밝혀진다. 결국 이 테마파크가 바로 버추얼 리얼리티였던 것이다. 이런 반전이 미스터리추리소설의 매력이지....


'이렇게 이야기가 마무리되는구나'하고 생각할 즈음 또 한번의 반전이 있음에 놀란다. 소설 앞부분에 이미 마가타 시키 박사와 사이카와의 만남이 있었다는 사실.... 마가타 시티도 놀랍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마가타 시키의 실체를 알아채고 늦게나마 다시 그녀와 만난 사이카와였다. 이런 재미로 미스터리 작품을 보는 것이다. 미스터리 추리소설은 끝까지 방심하면 안된다. 과연 천재 마가타 시키 여사는 어디로 떠나갔을까? 그녀가 모습을 감추고 떠나는 것으로 소설이 마무리되지만 독자들은 다시 소설에서 이 세 사람이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할 것이다. 나처럼....... 몇 달에 걸쳐 읽은 모리 히로시의 S&M 시리즈, 모에와 사이카와를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아쉽기만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기 모형 S & M (사이카와 & 모에) 시리즈 9
모리 히로시 지음, 박춘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모리 히로시 작가의 S&M 시리즈 제1탄 '모든 것이 F가 된다'를 시작으로 사이카와 교수와 모에를 만난 이후 이들의 매력에 푹 빠졌다. '수기 모형'은 이들과 일곱번 째의 만남이다. S&M 시리즈 전부가 제각각 다른 소재를 바탕으로 쓰여졌다. 남들은 평생 살인사건을 한 번 볼까말까하는데 모에 주변에는 살인사건이 너무도 자주 일어난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이번 '수기 모형'은 모형작품 전시회와 관련하여 서로 다른 장소에서 밀실살인사건이 일어나게 된다. 당근 모에도 살인사건 가까이에 있었고....

모에는 궁금한 것은 절대 못 참는 성격이다. 그래서 사건현장을 직접 보고,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고... 너무 겁이 없는 대학생이다. 이런 물불 안 가리고 덤벼드는 성격 때문에 사이카와 교수는 불안불안한 마음일 것이다. 모든 것을 사이카와 교수와 공유하고자 하는 모에이지만 때로는 사이카와 몰래 일을 벌일 때가 있다. 모에의 직진 성격때문에 자신의 목숨을 잃을 뻔했으니까.... 그리고 모에를 구하기 위해 온 몸을 불사르는 사이카와 교수의 행동은 두 사람을 더욱 끈끈하게 묶어놓을 수밖에...

각기 다른 두 곳의 장소에서 일어난 밀실살인사건. M공대에서는 대학원생이 목이 졸려 죽었고, 모형 전시회가 열린 공회당에서는 여성 모델이 목이 잘린 채 죽었다. 두 사건 모두 한 사람이 벌인 사건일지, 각기 다른 사람의 벌인 사건인지... 강력한 용의자는 목이 잘린 시체 옆에서 기절해 있었던 대학원생 데라바야시... 정황으로보아 데라바야시가 살인범일 확률이 크지만 범인이 대놓고 '내가 범인이다'하겠는가? 그렇다면 누가 이 두 여성을 죽였을까?

S&M 시리즈 작품들이 그렇듯이 전혀 범인을 유추할 수가 없다. 보통 미스터리추리소설은 독자가 범인을 추리해나가는 여지를 주는데 S&M 시리즈는 그렇지 않다. 많은 부분이 모에의 눈을 통해서 보여진다. 모에가 감을 잡을 수 없으면 독자도 감을 잡을 수가 없다. 하지만 사이카와 교수는 늘 말을 아끼고 자기만의 세계에서 범인을 유추해 나간다. 그리고 모에와는 다르게 범인이 누구인지를 안다. 하지만 입밖으로 내뱉지 않으니....

가장 궁금증을 유발시킨 내용은 왜 모델의 머리를 잘랐을까였는데 그에 답은 전혀 의외였다. 소설을 다 읽고 난 후에도 쓰쓰미 기요토가 모에에게 보낸 편지가 머릿속에 계속 남아있다. 그 편지의 내용을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직도 이해불가... 에필로그 마지막 부분과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지만 의미 파악이 정확하게 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더욱 궁금해진다. 내일 다시 책을 읽어볼 수밖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