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불안감 길들이기 - 불안감과 공황장애에서 벗어나는 자기치유 기술
존 실림패리스.데일리 디애나 슈워츠 지음, 이연규 옮김, 최한나 감수 / 유아이북스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불안감으로 고통 받는 많은 사람들은 보통 도움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을 단념한다. 이유는 각자 다를 수 있으나 실상은 무지에서 비롯된다. 스스로 충분히 노력하면 불안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문제를 심각하게 다룰 기회를 놓치고 만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대로 감정이 통제되지 않는 무력감에 2차적으로 상처를 입을 뿐이다. - '들어가며' 중에서

 

 

불안장애는 마음의 병이다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인의 4000만 명, 즉 7명 중 1명이 불안장애를 겪고 있다고 한다. 정신 건강관리에 사용하는 총비용의 30% 이상이 불안 치료에 쓰일 정도다. 사회의 분위기가 점점 불안정함에 따라 막연한 불안감도 점점 대중화되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불안은 마음이 나약해서 생기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다. 마음을 되돌아볼 여유가 필요하다. 일단 자신이 불안감을 느끼는 상태라는 점을 인정해야 삶이 달라진다.

실체가 없는 요인에 의한 불안은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을 통해 '불안장애'로 진단받을 수 있는 만큼 치료해야 할 마음의 병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불안에 대해 전문적인 도움을 구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편견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문적인 도움 없이도 극복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는 대부분 사실이 아닌 믿음일 뿐이다. 불안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으며 대처 방법도 가지각색이기 때문에 자신의 불안을 돌아보고 자기만의 대처 기술을 익혀야 한다. 이러한 점이 바로 이 책의 탄생 배경이다. 

저자 존 실림패리스는 8살 때 불안장애를 진단받았다. 오랜 기간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증세는 심각했다. 처음엔 그도 마음이 약해서 생기는 문제라고 오해했다. 이후 전문가의 치료와 조언, 그리고 불안장애에 대한 나름의 공부를 통해 문제를 깨달았다. 만성적인 불안감을 치유하는 데 성공한 그는 대학에서 불안장애 분야를 파고들면서 자신만의 특별한 치료 기술을 개발해 냈다. 많은 사람들이 그 효과를 경험했다.

 
이 책은 워크북 형태로, 가벼운 불안에서부터 몸과 마음을 손상시키는 지속적이고 극심한 불안까지 다양한 범위에 걸쳐 불안을 다루었다. 기존의 책들과 달리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을 때부터 불안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또한 매일 다양한 연습 과제를 따라할 수 있게 구성했다.

 

 

 

 

적당한 불안감, 이는 우리를 보호한다

 

불안은 수만 년 동안 서서히 발전해 온 진화적인 반응 체제의 일부이다. 원시시대에 이를 직감적으로 감지하지 못했다면 인류는 포획자로부터 결코 안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쩌면 생존 자체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인류를 보호하는 각성기제로서, '투쟁-회피 반응 시스템' 혹은 '투쟁-회피-경직 반응 시스템'이라는 생물학적인 반응이 존재한다.

 

본질적으로 불안은 뇌에 전달되는 메시지로 현재 상황이 위험한지 아닌지를 인지할 수 있도록 한다. 불안감을 느낄 수 없다면 우리들은 항상 더없이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고 천진난만하게 각종 상황에 대처하며 단순한 위험도 감지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길거리를 걸을 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위험을 감지하지 못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아마도 자동차에 치일 것이다. 이렇듯 특정한 상황에서 불안을 느끼는 것은 자신을 보호해 준다.

 

한편, 극심한 불안은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든다. 예를 들어 아이를 돌보는 일이나 매일 출근이나 등교하는 일 등 대체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일에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스스로 이해할 수 없는 감정으로 인한 불편함은 자책감을 만들고, 이런 고통스런 감정을 없애려고 애쓰게 한다. 그러나 불안의 긍정적인 측면을 이해하고, 불안이 왔을 때의 대처법을 안다면, 불안이 그리 불리하게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인류의 조상은 늘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었기 때문에 불안의 크고 작음을 구별하는 게 무의미했을 것이다. 불안한 마음을 이해하려면 불안과 스트레스를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 왜냐하면 두 단어는 종종 함께 사용되기 때문이다. 비슷한 특징을 가진 셈인데 신체적 증상으론 빠른 심장 박동, 얕은 호흡, 근육의 긴장, 과민반응, 수면장애 등이 있고, 인지적으론 집중 방해, 과도한 걱정 등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불안은 정신적인 문제이지, 원인이 뚜렷한 스트레스와는 차이가 있다.

 

스트레스는 특정한 것에 대한 끊임없는 걱정이라고 볼 수 있으며, 지속성은 보통 짧은 편이다. 불안은 일상적인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반면, 스트레스는 주요 사건에만 국한된다. 게다가 개인의 삶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 '건강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기도 한다. 이는 사람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학교 혹은 직장 생활에서 성취 욕구를 고무시킨다. 약간의 스트레스는 살아남는 데 꼭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범불안장애는 통제할 수 없는 걱정과 스트레스를 주는 근원에 대한 과도한 몰입에서 비롯된다. 때때로 명백한 설명이 불가능한 증상이 포함되기도 한다. 사람들은 이런 통제 불가능한 감정을 끝낼 수 없어 고통스러워하고, 끊임없이 걱정스러운 생각에 몰두한다. 주로 회사 생활, 경제, 가족 건강과 더불어 자신과 관계된 것에 대해 과도하게 집착하고 걱정한다.

 

 

자신의 삶을 살아라

 

자신의 대화 습관을 살펴보라. 예를 들어, 자신이 '~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 '절대로', '항상', '모두', '모든 것', '반드시 ~하다',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등의 당위적當爲的인 단어나 문장을 사용할 때 눈여겨보아야 한다. 이런 단어들은 무의식적으로 예외나 대안을 허락하지 않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당위적인 사고는 언제 무슨 일이 있어도 융통성을 기대할 수 없도록 한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해야 한다'라는 규칙에 얽매이게 만들어, 실제로 하고 싶은 것 사이에서 갈등을 일으킨다. 가장 해로운 것은 '~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라는 부분이다. 이는 마치 매뉴얼처럼 작용하므로 그대로 하지 못한 자신을 '잘못'으로 몰고가서 죄책감과 무력감을 만들어낸다. 이런 왜곡된 신념들을 버리지 않는 한, 지속적으로 자신의 마음 안에 불안을 키울 뿐이다.

 

 

마음의 흑백논리를 넘어

 

흑백논리의 한 예로, 자신이 세운 목표 점수에 도달한 학생이 '나는 학교에서 최고의 학생이다'라고 생각하거나, 생각만큼 성적이 안 나온 학생이 '나는 완전히 망했다'라고 생각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안정감을 주고, 삶의 불확실성을 통제하는 훌륭한 방식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사실은 이러한 생각은 마치 삶을 계산하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인간이 신이 아닌 이상, 어떻게 삶을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겠는가?

만약 삶과 운명이 미리 정해져 있다고 믿는다면, 더 이상 삶에 대해 탐구할 필요도, 무언가를 새롭게 발견할 동기도 없을 것이다. 무언가 예상과 다른 상황이 닥치면 반사적으로 이래서는 안 된다는 부정적인 반응만 나타날 것이다. 그것은 마치 아주 좁은 병 속에서 사는 것과 같다. 삶에서 정의 내린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의 타협에 얽매이지 말자. 극단적인 시야를 통해 삶을 바라보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완벽주의라는 노예가 되지 말자

 

'항상 완벽해야 한다'라는 사고방식은 스스로 자신의 자유를 속박하여 괴롭히는 '노예제도'와 같다. 완벽주의는 불안을 구성하는 가장 완벽한 구성 요소이며, 자신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생각은 거대한 불안의 폭풍을 맞게 한다. 우리의 목표는 완벽해지는 것이 아니라, 한 단계씩 전진하는 것이어야 한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의 욕망이나 욕구를 포기하고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에만 집중하도록 만든다. 그런 삶은 자신에게 많은 상처를 준다. 타인이 자신에게 충분히 만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을 때 커지는 불안감은 자기 자신을 더욱 몰아세우게 만든다. 예를 들어, 타인의 반응을 바꾸려고 무리한 지출을 하면서까지 저녁 대접과 선물 공세를 펼칠지도 모른다.

 

 

건강한 자존감 세우기

 

우리는 종종 겸손하지 않거나 자기 비하를 하지 않으면 비난받을 것이라고 걱정하곤 한다. 자기 자신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허영심이나 자만심과 다르다. 물론 우리들은 모두 자신이 남들과 똑같다고 배우며 자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이 가진 아름다움과 능력을 인정하는 게 두렵게만 느껴진다면, 우리들의 자존감은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 

우리는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을 분리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자신만의 힘을 얻게 된다. 그 힘은 타인과 지적으로 차별된 상태를 유지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 '나만의 힘'은 주변 사람이나 상황에 의해 혼란이 오더라도 무너지지 않고 해결해 나가는 능력을 발휘시킨다. 또한 중심을 잡고 주변의 많은 유혹들을 뿌리칠 수 있게 한다. 

적극적인 소통 방식에서는 감정과 사고 및 행동에 대한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나'로 시작하는 문장을 사용한다. '나'로 시작하는 문장은 다른 사람을 비난하거나 손가락질 하는 의도가 제거된 중립적인 태도를 보인다. 또한, 구체적이다. 비현실적인 신념이 반영된 '항상', '절대로', '~해야 한다', '~해서는 안 된다'와 같은 당위적인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심각한 상황을 수용하는 것은 삶의 긍정적 측면에 초점을 둔다. 여러분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과 싸우는 것을 멈추게 하고 현실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돕는 대응 방식이다. 결코 바꿀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여러분은 불안을 느끼지 않고도 세상에 대해 대응 정도를 조절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쓸 수 있다. 

 

 

이성관계에서의 불안감

 

분노를 표현하는 게 자신을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자신이 얼마나 상처를 받았는지 다른 사람과 공유하지 않은 채 말이다. 상처 받았던 감정들을 계속 억누르고 표현하지 않으면 불안감은 여전히 자신의 표면적인 감정 아래 존재한다. 그리고 숨길수록 점점 거세진다. 재차 억누르면 무슨 일이 일어나도 스스로 해결할 수 없을 거라는 무력감을 느끼게 하고 쉽게 위축되게 한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어떠한 다툼 없이 모든 것에 합의하는 것을 건강한 관계라고 믿는 듯하다. 필요 이상으로 큰 싸움을 만들지만 않는다면, 말다툼은 관계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진다. 절대로 싸운 적이 없고 항상 모든 것에 동의한다고 자랑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을 침묵하게 만드는, 결국은 나타날 수밖에 없는 이면의 감정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책임감 키우기

 

매일 스스로에게 책임감을 갖는 것은 불안을 줄이는 또 다른 중요한 과정 중 하나이다. 책임감을 갖는 것은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현명하게 계획하여 스스로 인생을 책임지게 만드는 일이다. 저자는 불안으로 힘들어하는 내담자들을 오랫동안 치료하면서 그들의 불안 증상이 계획과 일상의 의미 있는 행동에 관련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책임감을 갖는 것은 다른 사람이 나 대신 뭔가를 해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가지지 않도록 한다. 또한 기적 같은 상황이 생겨서 나의 상황이 나아질 거라는 환상에 기대지 않게 돕는다. 자신에게 책임감을 가지면, 우리들은 자기 자신을 믿고 의지할 수 있어 더욱 힘이 생긴 듯한 느낌을 받는다. 

 

 

마음챙김 명상 훈련

 

이 훈련을 반복적으로 연습한다면 우리들은 필요한 순간에 큰 도움을 받게 될 것이다. 이는 불안과 화해하는 또 다른 단계이다. 이 훈련은 오랫동안 스스로의 마음을 알아채는 목적이 있기 때문에 규칙적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불안감이 크거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많은 연습을 통해서 자신에게 필요한 '자기 조절'을 가능하게 도와줄 것이다.

 

명상의 첫 번째 단계는 호흡을 조절하는 것이다. 오른손으로 배를 감싼 채로 느리고 깊게 복식호흡을 하라. 배에 숨이 가득 차도록 들이마신 후 올려놓은 손이 함께 움직이는 것을 느껴 보아라. 5초 동안 호흡을 멈추었다가 입을 통해 천천히 네쉬어라. 이 과정을 다섯 번 반복하면 된다.  

 

호흡 같이 단순한 것에 집중하는 게 지루해 보일 수 있지만 신경을 집중하는 호흡은 생각의 속도를 완화시킬 수 있다. 우리들의 마음을 즉시 진정시키는 데에 도움이 되며, 우리들은 호흡을 의식하기만 해도 안정을 찾을 것이다. 숨을 내쉴 때 자신의 부정적인 생각을 내보내고 들이쉴 때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온다고 상상해 보자. 마음을 다시 집중시킬 때마다 집중력은 커지고 마음은 점점 더 강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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