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포르노그래피 - 테러, 안보 그리고 거짓말
로버트 쉬어 지음, 노승영 옮김 / 책으로보는세상(책보세)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2001년 9월 11일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세계로 전해졌다.
미국 뉴욕의 110층 건물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과 워싱턴 국방부 건물에 납치된 항공기에 의한
자살테러가 감행되어 탑승객 266명 전원사망, 세계무역센터에서 사망 또는 실종 등 약 3천명의 인명피해와 11억 달러가치의 무역센터 건물이 붕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부와 권력을 상징하던 초강대국 미국의 이미지가 크게 손상 받았다. 특히, 건물 붕괴 장면은 생중계되면서 전 세계인을 경악시켰다. 이 사건의 배후엔 빈 라덴과 테러조직 <알 카에다>임이 밝혀 졌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 테러를 21세기 첫 전쟁으로 규정하고 " 테러와의 전쟁 "을 명분으로 내세워
탈레반의 거점인 아프카니스탄을 침공하여 한달 여만에 함락시켜 반 탈레반 과도정부를 수립했지만 미국의 최종 목표인 빈 라덴과 알 카에다를 뿌리 뽑는데 실패했다.

이후 2003년 3월 명분이 부족한 對 이라크전쟁을 일으켜 20일 만에 후세인 정권을 함락시키고 새로운 과도 정부를 출범시키는 등 소위 對 테러전쟁을 계속하고 있다.

저자 로버트 쉬어는 전직 기사출신으로 이 책에서 왜 이런 전쟁이 자행되고 있는지에 대하여 심층분석을 하면서 소위 군산복합체의 음흉한 음모를 낱낱이 공개하고 있다.

911 테러 이전 10 년은 脫 冷戰시대였다.
911 사건 발발 후, 미국은 테러 집단인 빈 라덴과 그 일당들을 무찔러야 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군사적 도발을 감행했다. 얼핏 보면 충분한 동기처럼 보여지지만 문제는 이면에 숨겨진 거짓과 위선,
진실의 날조, 부정한 로비 등으로 얼룩져 있는 음모의 종합선물세트라는 고발이다.
즉, 이라크는 빈 라덴과 무관하며 또한 생화학무기 같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했다는 確證이 없음에
도 " 날조된 敵 " 이라크를 만들어 전쟁놀이를 자행했는데 이는 모두 軍産複合體가 중심이 된 강력한 로비탓이었다는 것이다.

네오콘 골수분자 리처드 펄이 기초한 < 새로운 미국의 세기 프로젝트, Project for the New American Century >의 정신은 " 세상에 뿌리내린 惡과 맞설 존재는 오로지 미국뿐이다 " 는 帝國主義의 표방 그 자체이다. 로마 제국의 번영기 이후 팍스 브리태니카를 거쳐 <팍스 아메리카나>를 부르짖는 패권주의 사고방식과 인간의 탐욕심이 만나 소위 軍産複合體가 탄생했다.

록히드마틴, 보잉 社 등 세계적인 軍需業體와 군 내부인사, 로비스트, 정치권 인사 들이 결탁하여 對 테러전쟁을 앞세워 국방예산을 흥청망청 사용한다는 비리 고발이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한 마디로 911 테러는 軍 産業體에 돈벼락을 안겨준 선물이었다.
군수업체는 무기를 팔아서 먹고 사는 회사이다. 탈 냉전시대가 도래하여 舊 소련과의 군비경쟁도 사라지면서 일거리가 급감되는 추세에 있었다. 그러나, 911 테러 이후 인간의 탐욕심이 개입하면서 엄청난 호황기를 누린 셈인데, 여기엔 군수업체의 노동조합과 경영자는 일자리 보장이라는 달콤한 유혹에 빠지고 정치권 인사들은 지역구 유권자 관리 차원의 예산 확보에 눈이 멀어 " 눈먼 돈은 먼저 본 사람이 임자 " 란 말처럼 국방예산은 로비스트의 먹이감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내용이다.

911 테러후 부시대통령이 긴급 요청한 예산만 200 억 달러였다. 실제론 더 많은 예산이 낭비된다.
국방부 예산을 주무르는 권력자는 군납업체와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여 수십 만 달러의 자문료를 챙기고, 군납업체는 막대한 이익을 거두는 식의 " 無主空山 " 예산이었다.

아이로니컬하게도 국방비 지출이 안보와 무관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사람은 당시 국방장관 도널드 럼즈펠드 였다. 그는 2001년 9월 10일 " 국방부 개혁 " 이란 주제로 연설하면서 국민의 소중한 세금이 낭비됨을 비판, 성토했다. 이로부터 24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국방부 건물이 항공기 테러로 굉음에 휩싸이면서 이 프로젝트도 함께 무너지고 말았던 것이다.

舊 소련과 대적하기 위해 개발되었다가 소련의 붕괴후 고아신세로 전락했던 B -2, F -22 전투기種은 대 테러전쟁용이라는 새로운 존재이유를 찾았으며, F -16 기종이 아직도 공군조종사들이 최고의 기종으로 손꼽고 있음에도 F -35 기종 개발에 3 천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거나, F -22 스텔스 전투기는 테러공격을 막을 능력이 없음에도 650 억 달러를 소모하는 이유가 대체 무엇인가 ? 하고 저자는 반문하고 있다.

눈먼 돈을 낚아 채려는 로비스트, 후원금과 유권자의 일자리에 신경 쓰는 정치인, 신형 무기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경력을 쌓고 만족을 느끼는 군 장성들이야 예외겠지만 일반 국민은 100만과 10억도 잘 구분하지 못하기에 막대한 예산 낭비를 지적한 노벨상 수상 경제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의 苦言도 " 쇠 귀에 경 읽기 " 정도일 뿐이다.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의 고별사에 이처럼 " 부당한 영향력 " 을 이미 경고하고 있었다니 놀랍기도 하다. " 정부 위원회는 군산복합체의 (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 不當한 영향력에 맞서야 합니다.
제자리를 벗어난 권력은 비대해져 재앙을 일으킬 가능성이 尙存합니다. "

미국의 국방 예산은 전 세계 나머지 나라의 예산을 모두 합친 것과 맞먹는다. 보트도 없는 테러리스트를 상대한다며 臺當 25 억 달러짜리 잠수함을 요청하는 상원의원도 있다니 충분히 그럴만 할 것이다. 미국이 국방비에 쏟아 붓는 만큼 미국민의 채무는 늘어만 간다. 어쩌면 지금 쓰는 돈은 안보란 당면한 임무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 무기를 더 많이 만들면 더 안전해지는 게 아니라 [덜] 안전해진다 " 고 말하면서 저자는 책의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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