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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포 템포 - 모든 시대는 그들만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칼 하인츠 A. 가이슬러 지음, 신혜원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템포템포
- 시간은 인간이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있다
시간은 무엇인가? 라는 물음에 대한 역사적, 철학적 대답이 있다. 당신도 한번 시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기 바란다. 시간은 금이다, 돈이다 등등의 경제적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들은 많이 들었지만 시간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은 그렇게 많이 하지 않았을 것이다.
시대적 구분을 프리모던(근대이전),모던(근대),포스트모던(근대이후-현대)한 후 시간이 어떻게 규정되었는지를 밝힌다. 대학시절 나는 포스트모던에 대한 답을 한참동안 찾고 있었다. 무한질주해온 근대의 모순에 대한 답을 포스트모던시대의 방식으로 찾을 수 있을 것인가하는 것이었다. 여러 책을 탐독한 후 내린 결론은 ‘동시성과 비동시성’의 답이었다. 이 책에서 내린 결론과 비슷하다. 포스트모던시대는 시간의 소유와 재량권이 개인에게로 넘어왔다. 가속화와 경제계량화를 이끌어온 시간이 이제 본격적으로 개인의 소유로 넘어오면서 개인은 그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 활용하느냐, 즐기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지고, 행복도 논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의 결론이다.
이 책의 결론에 앞서 시대구분에 따른 시간의 활용도, 시간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밝혀놓은 내용들이 무척흥미롭다.
근대이전(프리모던) 시간은 시간과 일정의 압박에 쫓기지 않는 시대였고, 자연과 하나된 자연의 변화에 따른 삶이었다. 그리고 종교가 삶을 규정하였다. 자연은 곧 신의 시간원칙이었다. 시간은 신의 소유였기에 신의 시간을 이용하여 돈을 버는 고리대금업은 최대의 죄악이라고 여겨지지도 했다. 또한 밤에는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 걸로 여겨 밤노동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한다. 참으로 행복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시간과 시간의 지속성을 사회적인 시간으로서만 경험할 수 있는 시대였다.
모던(근대)에는 시계가 새로운 신이 되었다. 그 신은 ‘가속화’를 앞장서서 명령했고 그 속도를 활용하는 상인들이 주도권을 가지게 되었다. 시간은 신의 것이 아니라 개인이 소유하고 활용하는 소중하고 가치있는 것이 되었다. 누구나 자연의 변화 곧 신의 시간이 아니라 그 시간을 얼마나 활용하느냐가 부와 행복의 관건이라 여겼다. 시침만 있던 시계의 정확성의 한계가 점점 분침, 초침으로 세분화되었다. 노동시간을 돈으로 환산하는 돈중심의 불행한 사회가 시작된 시점이기도 하다. 반복과 순환이라 여겨졌던 시간이 돌이킬 수 없는 직선상의 물리적표현이 되었다. 일정표에 다른 삶으로 시간통제가 시작되는 시대였다. 인간에게 물질적인 풍요를 가져다주는데 있어서 시간, 그리고 시간을 계산하는 시계의 역할이 컸다. 과연 그런데 이제 ‘가속화’에 따른 ‘행복’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하는 시대로 넘어왔다.
포스트모던(현대)라고 일컫는 지금은 지난 시기 산업화시대, 근대의 가속화에 대한 성찰과 가속화에 따른 균형이탈로 인한 재앙, 재난에 대한 대안마련하기에 바쁘다. 생태적인 단면만 보더라도 지구온난화에 따른 산업화시대의 가속화가 주범임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일률적인 시간통제에 따른 노동과 개인의 삶의 규정에 회의가 시작되었다. 시간은 이제 개인에게로 왔고, 그 개인에게 조차 동시성을 요구하지 못한다. 휴대폰, tv,인터넷은 포스트모던시대의 시간경험을 이전과는 획기적으로 바꿔놓았다. 탈규제화, 비직선,비지속성이 새로운 시대의 시간에 대한 이미지다. 수천가지의 시간이 발생하게 됨으로써 이전 시대의 시간개념은 무력화되었다. 개인차에 의한 비동시성이 존재하지만 세계적인 동시성또한 존재하는 과학의 시대이기도 하다. 다양한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인류의 또 하나의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어렸을 적 썸머타임이라는 시간경험을 해본 사람을 알게 될 것이다. 한시간을 당겨놓아 낮시간이 길어진 시간을 노동시간에 활용하려는 산업자본주의 시대의 시간통제정책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시간에 대한 시대적 변천과 개념의 변화, 그리고 철학적함의를 다시한번 고민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야구공을 칠때 배트가 먼저 돌아가거나 늦으면 파울이 되거나 삼진을 당하게 된다. 적절한 타이밍 이것은 시간도 마찬가지다. 모든 사람이 동일한 시간활용을 하지 않지만 적절한 시간계획과 활용이 개인의 삶을 행복으로 이끌게 될 것이다. 언뜻 봤을때는 자기계발서 같지만 시간에 대한 역사적 철학적 답에서부터 우리가 접하는 문명의 이기들에 대한 비판적 시각까지 제시한다.
시간활용법에대한 조언 밑줄긋기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싶다면 ‘기다려주기’와 ‘참고지켜보기’에대해 조금이라도 관대해져야 한다 p253
우리가 신중하고 지속적으로 미래를 발전시키고 꾸미기 위해서는 신기술 세계와 그것의 시간패턴만을 지배해야 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문화적인 존재만이 아닌 자연적 존재로도 이해하고 시간과 우리의 육체적 특성과의 연관성을 다시 찾아야 한다. p2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