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감동하는가 - 클래식계의 괴물 조윤범의 감동 사냥법
조윤범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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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기억력에 의한 내용상 오류 있을 수 있음.

 



[조윤범 에세이]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딱 한가지, 지은이 때문이다. 보통 에세이를 선택할 때, 지은이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물론 주제를 보고 선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나의 경우는 아무리 주제가 관심이 가더라도, 잘 모르는 지은이라면 책 선택하는데 망설이게 된다. 그러나 지은이가 좋아하는 이라면 주제에 크게 관심 없이 그의 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조윤범이라는 분을 직접 만나본 적은 없지만, 좋아하는 연주가다. 연주가라고 하기에는 그가 하는 분야가 너무 다양하지만, 그의 본업은 바이올리니스트니까 연주가임은 분명하다. 현악 사중주단 콰르텟엑스의 리더이기도 한 조윤범. 그런데 콰르텟엑스의 이름은 잘 안 외어진다. 연주단 이름이 좀더 쉬운 이름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조윤범이 이끄는 현악사중주단 이름이 뭐였더라? 이렇게 된다. 공연이라도 한번 보면 모를까? 그런 적도 없다. 조윤범을 좋아한다고 하면서 그의 연주도 직관하지 않고, 좋아하는 것 맞나?^^ 비록 그의 공연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예전에 그가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된 클래식 강의를 즐겨 보았고, 나중에 그것을 유투브에서 다시 보았고, 몇 년 전 그가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을 즐겨 들었고, 그가 쓴 책들을 보았다. 이 정도면 그를 좋아한다고 할 만하지 않나?^^

이번에 읽은 <나는 왜 감동하는가?>는 전형적인 에세이라고 할 수 있다. 진솔한 인간 조윤범에 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그가 살아온 이야기, 그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야기, 그의 사랑하는 가족 이야기 등등... 물론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클래식 음악에 관한 이야기다.

 

[감동은…]

제목을 한참 동안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 질문을 나한테 적용해 봤어. 나는 왜 감동하는가? 그리고 나는 언제 감동하는가? 최근에 사람들하고 이야기하면서 감동받았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는가? 내가 감동을 받은 순간을 생각하면 쉽게 떠오르는 것이 있다. 우리집 아이들. 아이들 자체가 나에게 감동이다. 아이들이 어떤 말을 하거나 어떤 행동을 해서 아빠에게 감동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아이들은 존재 자체가 감동이다.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감동이고, 그저 생각만 해도 감동이다. 그러면 아이들을 빼고 나면 나는 무엇에 감동을 받는가? 생각해 보았다. 쉽게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책을 재미있게 읽은 적은 많지만입에서 저절로 정말 감동받았다고 한 적이 오래고,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고도 ", 감동이다"라고 이야기한 적이 오래인 것 같다. 나이를 먹으면서 감정이 메마른 것인가? 어쩌면 우리집 아이들이 나에게 너무 큰 감동을 주어, 웬만한 감동은 감동처럼 느껴지지 않는 까닭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은이 조윤범은 이 책을 열면서 감동을 쉽게 얻을 수 없다고 했다. 감동을 받기 위해서는 이해와 공감이 필요하고, 그것을 표현해야 한다고 했다. 연주자인 지은이는 자신이 하는 일을 통해 다른 이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으니 참 행복한 직업인 것 같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감동의 표현을 보고 자신도 또한 더 큰 감동을 받는다고 한다. 나의 직업은? 나의 일로 다른 이를 감동을 줄 수 있을까? 를 생각하니후후.. 농담도 그런 농담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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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이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다. 또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감동받기 위해서는 다음의 두 과정을 거쳐야 한다. 먼저 '이해'해야 하고, 그것을 '공감'해야 하며, 마지막으로는 그 느낌을 '표현'해야 한다. 마지막의 '표현'은 가장 중요한데, 그 결과로 눈가에는 주름이 생기고 큰 소리로 웃음이 나오기도 하며,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라는 감탄사가 터져나오기도 한다. 가장 극적일 경우에는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그러고 나면 그 감정과 이해의 진폭이 나에게 되돌아와서 감동은 더 커진다. 관객이 많이 차 있는 공연장의 분위기가 더 좋은 이유는 이러한 피드백을 서로가 공유하기 때문이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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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왜 감동이 필요할까? 감동은 행복과 이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감동이 많은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서로 감동을 주고 받는 세상. 그야말로 아름다운 세상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음악]

음악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이 모두 그것으로 밥벌이까지 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전공을 바꾸고, 그냥 회사원이 되는 경우도 많다. 지은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하면서 밥벌이도 하니, 행복이 가득할 것 같다. 그의 얼굴과 목소리를 보면 그래 보인다. 음악을 직업으로 하지는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좋아한다. 취미가 뭐냐고 물어보면, 음악에 관련된 취미가 가장 많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나도 음악 듣기를 좋아한다. 지금도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을 들으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그리고 나는 연주할 줄 아는 악기가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했다. 꼭 배우고 싶은 악기가 있다면 피아노다.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에 오래된 아내의 피아노로 집에서 독학으로 연습을 하기도 했었지만, 열정이 부족해서 중단하고 말았다. 다시 마음을 먹고 배우고 싶다. 그런데, 손가락과 머리가 굳을 대로 굳어서 과연 할 수 있을까?

지은이 조윤범이 생각하는 음악에 대한 글이 있어 발췌하는 것으로 리뷰를 마친다. 이 글을 읽는데, 예전에 어디선가 본 글이 생각났다. “음악 없는 인생은 물 없는 사막 여행이다라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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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돈과 성공 그 이상의 무엇이다. ''은 그것이 지닌 가치를 이용해 다른 것과 교환하기 위한 수단이며, '성공'이란 어떤 것을 포기하지 않고 이뤄낸 결과다. 이 두 가지는 '행복'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이며, 음악을 한다는 것은 그것을 증명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 아이가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고, 당신의 아이를 인생에 감동할 줄 아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면 우리는 음악을 가르쳐야 한다. 음악을 모르고도 살 수는 있다. 인생의 정수를 모르고도 숨을 쉴 수는 있으니까. 그러나 그런 삶을 대물림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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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를 수정하여 작성함.

 

감동이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다. 또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감동받기 위해서는 다음의 두 과정을 거쳐야 한다. 먼저 `이해`해야 하고, 그것을 `공감`해야 하며, 마지막으로는 그 느낌을 `표현`해야 한다. 마지막의 `표현`은 가장 중요한데, 그 결과로 눈가에는 주름이 생기고 큰 소리로 웃음이 나오기도 하며,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아!"라는 감탄사가 터져나오기도 한다. 가장 극적일 경우에는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그러고 나면 그 감정과 이해의 진폭이 나에게 되돌아와서 감동은 더 커진다. 관객이 많이 차 있는 공연장의 분위기가 더 좋은 이유는 이러한 피드백을 서로가 공유하기 때문이다. (9쪽)

음악은 돈과 성공 그 이상의 무엇이다. `돈`은 그것이 지닌 가치를 이용해 다른 것과 교환하기 위한 수단이며, `성공`이란 어떤 것을 포기하지 않고 이뤄낸 결과다. 이 두 가지는 `행복`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이며, 음악을 한다는 것은 그것을 증명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즉, 아이가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고, 당신의 아이를 인생에 감동할 줄 아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면 우리는 음악을 가르쳐야 한다. 음악을 모르고도 살 수는 있다. 인생의 정수를 모르고도 숨을 쉴 수는 있으니까. 그러나 그런 삶을 대물림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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