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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픽처스
제이슨 르쿨락 지음, 유소영 옮김 / 문학수첩 / 2024년 5월
평점 :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몇 달 전 인 것 같구나. 신간 소개에서 겉표지가 끌리는 <블라인드 웨딩>이라는 책을 봤어. 평이 좋아서 읽어볼까 하다가 그 책을 쓴
지은이 제이슨 르쿨락의 책들을 살펴보니, 낯익은 책 한 권이 보이더구나. <블라인드 웨딩>의 겉표지과 대표적인 겉표지를 가지고
있는 <히든 픽처스>라는 책이었어. <블라인드 웨딩>을 읽기 전에 제이슨 르쿨락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히든 픽처스>를 먼저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읽게 된 책이 <히든 픽처스>이란다 이런 소설의 장르를 뭐라고 해야 하지… 추리 소설과 미스터리
소설이 믹스되었다고 해야 할까? 이 소설에는 초현실적인 내용도 나오거든… 이 책을 읽다 보면 오래된 영화이긴 하지만 <식스 센스>나 <더 아더스>가
떠올랐단다. 너희들은 위 영화를 안 봤겠지만 말이야. 최근에
이런 초자연적인 소재를 다룬 영화들이 있나 모르겠구나. 최근에는 영화를 많이 보지 않아서… 그럼 바로 책 이야기를 해줄게.
1.
21살의 맬러리 퀸이라는 사람이 주인공이야. 장거리 육상 선수였으나 한때 약물에 빠지기도 했어. 하지만 지금은 18개월째 약물을 하지 않고 약물치료센터에서 재활 중이었단다. 어느
정도 정상 생활을 할 수 있어서 일자리를 구하게 되었고, 센터의 코치 러셀이 추천하여 맥스웰 부부의
다섯 살 아들 테디를 돌보는 베이비시터을 하게 되었어. 테디의 엄마 캐럴라인과 처음 만났는데, 캐럴라인은 맬러리의 약물 이력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았고 오히려 약물을 극복한 맬러리를 좋게 봐 주었단다. 그러면서 테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었어. 테디가 그림을 많이 그리는데, 그림에는 실재하지 않는 사람을 그린다고 했어. 테디의 상상 속 친구
‘애냐’가 그 주인공인데,
애냐는 침대 밑에서 잔다고 했어. 애냐를 그릴 때는 흉측하게 그리는데 이 책의 표지에 그려져
있는 그림이 바로 애냐 그림이란다. 테디는 맬러리를 만나보더니 잘 따르고 좋아했단다. 테디의 아빠 테드는 엄청 깐깐하면서 유능한 엔지니어인데, 캐럴라인과
달리 맬러리의 약물 이력을 꺼려하는 느낌이었단다. 맬러리는 별채에서 생활하면서, 아침에 본채로 출근하여 테디를 봐주는 일을 시작했단다.
…
이웃집 사람들과도 인사를 했는데, 이웃집 미치라는 부인이 이야기하길, 70여년 전 별채 자리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나서 애니라는 사람이 죽었는데 시신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어. 애니? 테디의 상상 속 친구 애냐와 이름이 비슷하잖아? 테디가 이제 고작
다섯 살이라서 이름을 잘못 듣고 애냐라고 부르는 것 아니야?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부터 맬러리는 별채에
혼자 있다 보면 불안하고 이상한 생각들이 들었어. 그리고 누군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느낌도 받았어.
…
어느날 테디가 분명 방에 혼자
있었는데, 방문 밖에서는 테디가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어. 그리고
테디의 그림은 점점 이상해져 갔단다. 다섯 살 아이가 그리기에는 너무 기괴하고 무서웠어. 어떤 남자가 애냐를 숲으로 끌고 가는 그림, 어떤 남자가 애냐를
구덩이에 넣는 그림. 애냐의 목을 조르는 그림… 맬러리는
이 그림들을 캐럴라인에게 보여주고 테디를 병원에 데려가 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어. 그러자
그동안 친절했던 캐럴라인은 크게 화를 냈어. 다음날 맬러리와 캐럴라인은 화해를 하긴 했지만 앙금이 남아
있었을 거야. 자신의 그림 때문에 엄마와 맬러리가 싸운 것을 알게 된 테디는 그림을 안 그리는 척 했단다. 하지만 맬러리가 쓰레기통에 버려진 그림을 봤는데, 이번 그림도 어둡고
음침한 그림인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섯 살 아이가 그렸다고 하기에는 너무 정교하고 잘 그렸다는
거야. 마치 어떤 혼령이 테디의 몸 속으로 들어와 그린 것처럼 말이야.
2.
이런 장르에서 사랑 이야기가
빠지면 섭하지. 방학이라고 이웃에 에이드리언이라는 젊은이가 와서 지내면서 정원사 일을 했어. 테디의 집도 에이드리언이 와서 잔디를 깎아주었는데, 그 때 맬러리와
에이드리언이 알게 되었단다. 그 이후 친해져서 데이트를 하는 사이가 되었지. 그런 에이드리언에게 자신이 약물을 했다는 사실을 숨기고 싶어했어. 어느
정도 이해는 가지만,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더 좋았을 것 같아. 어차피
지금은 거의 다 극복한 상태이니 말이야.
…
앞서 이야기했던 이웃집 부인
미치는 알고 보니 심령술사였단다. 맬러리는 테디의 상상 속 친구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미치의 도움을
받아 유령을 불러내려 했지만, 이상한 글씨만 쓰게 하여 실패하였어. 미치는
그 실패를 맬러리 탓으로 돌렸단다.
…
앞서 이야기한 테디가 정밀하게
그림 같은 것들이 맬러리가 머무는 별채에서도 나타났단다. 내용은 여전히 음침하고 무서운 그림이었어. 그림으로 무엇인가 이야기하려는 것 같았어. 집에서는 점점 이상한
일이 일어났단다. 부부가 외출하고 맬러리와 테디만 둘이 집에 있었어.
맬러리는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들었는데, 네 시간이나 자고 일어난 거야. 그런데 거실 벽에 온통 그 이사한 그림들이 잔뜩 그려져 있었고, 자신의
손에는 그 그림을 그린 듯한 까만 먹탄 자국이 잔뜩 묻어 있었단다. 이제 애니 유령은 맬러리에게 빙의되어
들어와 그림을 그렸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어.
외출에서 돌아온 맥스웰 부부는
깜짝 놀랐고, 맬러리는 자신의 몸에 애니가 들어와서 그렸다고 이야기를 했지. 미신을 믿지 않는 맥스웰 부부는 맬러리 말을 믿지 않고, 오히려
맬러리가 다시 약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했단다. 그래서 약물 검사도 실시해보았는데 결과는 다행히
음성이었어. 이런 일이 있다 보니 맥스웰 부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맬러리를 해고했단다.
…
맬러리는 에이드리언과 함께 그림들의
순서를 짜맞추면서 내막을 알아보려고 했어. 그런데 있잖니… 이
일은 결말부에 가서 이상하게 급반전된단다. 캐럴라인이 처음부터 이상하긴 했어. 충격적인 숨겨진 진실이 있었어. 이것까지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되겠구나. 그 마지막 진실이 그동안의 떡밥들을 설명할 수 있어. 마지막 결론만
이야기하자만 권선징악이라는 것. 소설은 끝없이 몰아치는 폭풍같이 전개되다가 마지막에 권선징악의 잔잔함으로
끝이 났단다.
이 책은 있잖니, 한 편의 심령 미스터리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단다. 이제 지은이 제이슨
르쿨락의 <블라인드 웨딩>도 한번 찾아 읽어봐야겠구나. 오늘은 여기까지.
PS,
책의 첫 문장: 몇 년 전, 나는
돈에 쪼들려서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한 연구 프로젝트에 지원했다.
책의 끝 문장: 나도 기다리고 있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