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당신이 구닥다리인 척, 고루한 척, 타락한 척하시는 거 저는 알고 있어요. 저는 당신이 부리는 이런 호기 따위는 하나도 신경 쓰지 않아요. 요즘 들어 때를 만난 유행이기도 하고요. 당신에게는 그것이 실제로 존재하거나, 아니면 고통스러운 병일 테지만, 당신이 원하면 언제고 사라져버릴 겁니다. 당신은 마음이 따뜻한 사람인데, 마음속 공허로 고통받고 있기 때문이죠. 공허에 귀를 기울이고 또 당신이 허락하기만 한다면, 당신의 그 공허를 채워줄 여인이 나타날 겁니다. 하지만 이는 제 관심사에서 벗어난 일이에요. 저는 예술가에게 말하고 있는 거예요. 당신 안의 남성이 불행한 단 하나의 이유는 예술가가 자기 자신에게 만족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42-43)

저는요, 절대 저 자신을 해치지 않아요! 저는 타인을 좋아하는 만큼 저를 좋아합니다. 맹세컨대 저는 온 마음을 다해 저 자신을 좋아합니다! 제 팔레트, 제 영광의 도구가 저에게 고통의 도구라고 말한 이유는 제가 고통 없이 일하는 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무질서 속에서, 제 몸이나 마음의 죽음이 아니라 제 신경이 소지된 후 안정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 이게 답니다. 테레즈, 제 말 어디에 합리적이지 않은 부분이 있던가요? 저는 오로지 피곤에 빠졌을 때만 제대로 작업합니다.”

 

(48)

당신 속에 있는 그 힘과 제가 전쟁을 해야 하는지, 또 행복해지고 차분해지라고 당신을 설득하면서 사람들이 당신에게서 신성한 불을 없애버리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러나…… 열망은 정신에 대한 지속적인 조건이 될 수 없으며, 열망이 제 열에 들뜨면서 생생하게 표현되었을 때, 열망은 저절로 쓰러지거나 우리를 부수고야 말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모든 연령대가 각각의 특별한 힘과 징후를 가지고 있지 않나요? 우리가 소위 대가들의 다양한 방식들이라고 부르는 것, 그것은 그들 존재의 연속적인 변화가 만들어낸 표현이 아니었던가요? 서른 살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모든 걸 갈망하는 게 과연 가능할까요? 무엇이건 어떤 관점에 관한 확신을 당신은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요? 당신의 환상의 나이에 있습니다. 그러나 조만간 빛의 시기가 올 겁니다. 당신은 진보하기를 바라지 않나요?”

 

(93)

테레즈, 저는 말입니다.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건 당신이지 저 자신이 아닙니다. 제가 당신을 알게 된 이후, 당신은 제가 행복을 믿고 행복의 맛을 느껴보게 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제가 버릇없는 아이 같은 이기주의자가 되지 않은 게 당신 잘못은 아닙니다. 그렇지요! 저는 이보다는 나은 사람이지요. 저는 당신의 사랑이 제게 행복이 될 것인지를 지금 묻고 있는 게 아닙니다. 저는 오로지 사랑이 삶이 될 거라는 것, 그리고 좋건 나쁘건, 제게 필요한 게 바로 이런 삶 아니면 죽음이라는 것만 알 뿐입니다.

 

(159)

이제 정말 지긋지긋합니다. 우리 서로에게 솔직해집시다. 우리는 더 이상 서로 사랑하지 않아요. 서로 사랑한 적이 한번도 없다고요! 서로를 속여왔던 겁니다. 당신은 그저 연연이 있었으면 했던 거고, 아마 당신에게 저는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아무것도 아니었을 테지요! 당신에게 필요했던 건 하인이나 노예였다고요. 불행한 저의 성격, 제가 진 빚, 저의 권태, 무분별한 생활에서 느끼는 저의 무기력함, 진정한 사랑에 대한 저의 환상이 저를 당신의 재량에 맡기게 될 거라고, 제가 다시는 정신을 차릴 일이 없을 거라고 믿게 만든 겁니다. 이렇게 위험한 계획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려면 조금 더 행복한 성격, 더 큰 인내심, 더 많은 융통성, 그리고 무엇보다도 더 많은 재능이 당신에게 필요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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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1 09: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8-01 1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8-01 10: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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