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 외딴 성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서혜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평점 :
품절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요즘 책을 고를 때 순전히 아빠가 읽을라고 하는 책도 있지만, 너희들과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은 책도 고른단다. 우연히 책소개를 읽고 나서 너희들과 함께 읽으면 좋겠다고 작년인가 주문한 책이 있는데 <거울 속 외딴 성>이라는 책이란다. 그리고 두어 달 전에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영화가 개봉한다는 소식도 들었단다. 아빠가 애니메이션을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 소설이 애니메이션으로 개봉을 한다고 하니, 재미가 있으니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을 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읽어보고 싶더구나. 그리고 재미있으면 너희들에게 추천해주어야겠다고 생각했어.

얼마 전에 월악산 자락으로 캠핑 갔을 때 이 책을 읽으려고 가지고 갔으나, 책은 많이 못 읽었구나. 그래도 아침에 살살 부는 바람에 파란 하늘 아래서 잠깐 읽었는데 그 행위 자체가 힐링이 되더구나.

지은이는 츠지무라 미즈키라는 작가인데 아빠는 처음 보는 작가로구나. 일본에 책 관련 상들이 꽤 많은 것 같구나. 일본 작가의 책들을 보면 무슨무슨 상을 받았다는 책들이 많은 것 같았어. 이 책은 2018년 서점대상을 받은 책이라고 하는데, 수상에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고 했단다. 괜한 선입견만 생기니까 말이야.


1.

중학교에 처음 들어간 고코로는 집단 괴롭힘을 당하게 되었단다. 집단 괴롭힘이라는 것이 특별한 이유가 없어. 그런데 그 집단 괴롭힘을 주도했던 것이 선생님들한테는 모범생으로 알려진 학급회장 미오리라는 아이였어. 결국 고코로는 학교에 가지 않게 되었어. 고코로의 부모님은 고코로의 의견을 존중하여 이유도 묻지 않고 당분간 학교에 보내지 않았어. 그 시간이 길어져서 고코로와 같은 아이들의 적응을 도와주는 스쿨이라는 곳에 가기로 했는데, 고코로는 그곳에 가는 것도 쉽지 않았어.

스쿨에 가기로 한 첫날 갑자기 배가 아파서 집에서 쉬기로 했단다. 첫날 그렇게 틀어지자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가지 않았어. 고코로의 부모님은 그런 고코로를 기다렸지만, 간혹 인내를 참지 못하고 고코로에게 잔소리를 하기도 했단다. 부모님은 모두 일을 하시기 때문에 출근을 하시고 나면 집에는 고코로 혼자 있게 된단다. 어느날 혼자 방에 있는데 고코로의 방 안에 있는 전신 거울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고 그 거울에 손을 댔더니 쭉 하고 빨려 들어갔단다.

고코로가 꿈을 꾸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꿈이 아니었단다. 그 거울 속에서 늑대의 탈을 쓴 소녀를 만났어. 늑대의 탈을 썼다고 하니 늑대의 탈을 쓴 인간이라는 말이 생각나서 나쁜 이미지로 생각될 수 있으나, 그런 이미지를 가진 사람은 아니란다. 책의 앞 표지에 보면 늑대의 탈을 쓴 소녀가 빨간 드레스를 입은 그림이 있는데, 딱 그 이미지란다. 늑대 탈도 착해 보여. 그 소녀는 자신을 늑대님이라고 부르라고 했어.

고코로가 빨려 들어간 거울 속은 성 같이 생겼어. 이해 가지? 소설 제목이 거울 속 외딴 성이잖아. 늑대님이 말하길, 그곳에서는 게임이 진행된다고 했어. 고코로를 포함하여 7명의 아이들이 그 게임에 참석하는데 다음해 3 30일까지 소원 열쇠를 찾는 게임이라고 했어. 그 소원 열쇠를 찾아 소원방에 가면 딱 한가지 소원을 들어준다고 했지. 소원 열쇠는 딱 한 개. 그러니까 일곱 명 중에 한 명만 그 소원을 빌 수 있는 거지. 그런데 지금은 5월인데 내년 3월까지 시간을 준다고? 3월말이 일본에서는 한 학년이 끝나는 시점이란다. 4월에 학년이 시작하고 말이야. 그러니까 다음 학년이 올라가기 전까지 게임은 계속 되는 거야.

그 거울 속 성에는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머무를 수 있다고 했어. 5시가 되어도 안 돌아간다면 늑대에게 잡혀 먹힌다고 했단다. 그 말이 하나도 믿어지지 않지만, 고코로는 진지하게 들었단다.  그렇게 거울 속 외딴성에 모인 아이들 일곱 명은 고코로, 마사무네, 스바루, 아키, 후카, 오레시노, 리온 이렇게 일곱 명이었단다. 다들 중학생이고, 학년도 골고루 있었단다. 아키, 후카, 고코로 이렇게 세 명은 여학생이고 나머지는 남학생들이었단다. 그들은 이곳에 처음 알게 된 사이로 이야기를 하다 보니 모두 고코로처럼 학교에 가지 않는다고 했어. 이유는 솔직히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말이야. 그래서 그들은 아침 9시 이후에 언제든지 그 성으로 올 수 있었단다.

….

마사무네와 스바루는 남학생들답게 전자 게임기와 집에서 안 쓰는 TV 브라운관을 들고 와서 게임기를 설치해서 게임을 했단다. 고코로도 게임을 좋아해서 함께 게임을 하면서 친해졌단다. 고코로는 게임으로 남학생들과 친해지고, 아키, 후카 등 여학생들만의 연대감을 느끼면서 친해졌단다. 그곳에서 자신의 내면의 이야기를 하기도 했어. 다른 곳에서 할 수 없었던 이야기들을 거울 속 세상에서는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 거지. 어차피 거울 밖에 나가면 그들을 만나지 않을 테니 말이야. 예전에 PC 통신이 처음 생겼을 때 유행했던 채팅과 비슷하구나. 서로 모르는 익명의 사람들이 채팅방에 모여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거야. 그곳에 있는 이들이 간혹 오프라인에서 만나기도 하지만 대부분 그 채팅방에서 이야기하고 끝이거든. 그러다 보니 닉네임 뒤에 본모습을 숨기고 자신의 비밀을 더 쉽게 털어놓기도 했단다..

이 소설의 거울 속 세상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한 것 같아. 그리고 책을 읽다 보니,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예상도 되더구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이 모여서 자기들만의 세상에서 서로 대화도 나누고 협력도 하고 게임도 하면서 성장해간다는 스토리그래서 일년이 지나면 비록 열쇠는 못 찾아도 내면으로 부쩍 성장해서 학교에 다시 갈 수 있게 된다는 그런 스토리가 예상되더구나. 그런 예상을 하면서 페이지를 넘겨 갔단다.


2.

아빠의 예상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들은 자주 만남을 가지면서, 거울 밖 세상을 이야기하기도 했어. 밖에서는 괴롭힘도 당하고 친구들과 제대로 사귀지도 못했지만 이곳에서는 서로 잘 어울렸단다. 그리고 우연히 한 아이의 학교 이름이 나왔는데, 리온을 제외하고 다들 놀랬어. 왜냐하면 자신이 다니는 유시키나 5중학교였거든. 그런데 밖에서는 다들 모르고 있었다니. 그만큼 여기 모인 친구들은 교우관계가 넓지 않았던 거야.

리온은 제외라고 했잖아, 리온은 하와이에 살고 있다고 했어. 거울을 통해서 그들과 함께 있는 거고. 그런데 리온도 일본에 있었다면 유시키나 5중학교에 다닐 예정이었다는 거야. 그 이야기는 모두 같은 지역에 있는 아이들이었던 거야. 그들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떤 장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서로 알기도 하고, 같이 알고 있는 선생님들도 있었어.

그들은 그곳에서 서로 지내면서 내적 성장을 했단다. 고코로는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쉽지 않았는데, 이젠 자신이 학교에 다니지 않은 이유도 엄마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단다. 엄마는 자신에게 이야기해준 고코로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더욱 고코로의 편이 되어 주었단다. 고코로를 비롯한 거울 속 친구들은 하와이에 있는 리온을 제외하고 다같이 용기를 내어 학교에 가자고 했어. 오랜만에 가는 학교이니까 교실에 갈 용기가 없으면 양호실로 모이자고 했단다. 그 아이들에게 학교에 간다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했단다.

그렇게 약속한 날, 큰 마음 먹고 학교에 갔으나, 고코로는 아무도 만나지 못했단다.

교실에 가는 것은 어려워서 양호실에 갔지만 고코로는 아무도 만날 수 없었단다. 그렇게 힘겨운 등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고코로. 거울 속에 들어가 보았어. 그런데 모두들 학교에 갔다고 했어. 그리고 모두들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고 했어. 이게 무슨 일? 아빠는 어느 정도 예상을 했었단다. 이미 거울 속 세상인데 그보다 더 놀랄 일이 일어나지 않을 법이 없겠니. 아이들은 모여서 이 현상에 대해서 분석했어. 어떤 친구가 이야기하기를 평행우주론을 이야기했단다. 이 세상에는 수 많은 우주가 있고, 각자 살고 있는 우주가 다르고 거울 속 세상은 각각의 우주를 연결해 주는 세상이라고 말이야.

그럴 듯한 생각이었으나, 그것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단다. 그럼 어떤 일이 일어난 걸까? 답은 쉽게 추측할 수 있을 거란다. 나중에 너희들도 이 책을 읽다 보면 그들이 왜 아무도 학교에서 만나지 못했을까? 에 대한 답을 추측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소설의 끝은 예상했듯 거울 밖 세상에 잘 적응하는 그런 아이들이 된단다. 해피 엔딩이지. 약간은 식상한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따뜻한 아이들의 이야기도 나쁘지 않았단다.

우리나라도 학교 직단괴롭힘 문제가 끊이지 않고 뉴스에 나오곤 한단다. 십대 아이들은 아직 뇌가 성숙하지 못해서 그런 나쁜 짓을 할 수도 있다고 이해하는 것으로 끝나면 안 된다고 생각해. 당하는 아이들은 그 상처가 정말 오래갈 수 있으니까 말이야. 엄격한 처벌 조항을 두어서라도 미인간적인 행동을 제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단다. 이 소설은 주인공들이 너희들과 비슷한 연령대라서 너희들도 읽어보면 공감을 갖지 않을까 싶구나.

오늘은 그럼 이만.


PS:

책의 첫 문장: 커튼을 친 창문 너머로 이동판매차의 선전방송이 들린다.

책의 끝 문장: 마주앉은 고코로와 아키를 그 빛이 조용히, 부드럽게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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