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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생의 생존법 ㅣ 문학동네 청소년 66
황영미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평점 :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번에 읽은 책은 너희들 읽어보라고 한 책인데, 제목을 보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아빠도 한번 읽어봤단다. 너희들이 재미있게 본 <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를 쓴 황영미 작가의 소설로 <모범생의 생존법>이라는 책이란다. 모범생이면 그냥 가만히 있어도 생존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방법이
필요한가? 아무튼 재미있는 제목이더구나. 그렇다고 이 책에서
모범생에 대한 생존법을 명확하게 이야기해주는 것은 아니고, 소설을 읽으면서 그 방법을 터득해야 하는
모양이네, 이러면서 읽어나갔거든…
그런데 읽다 보니, 각 장의 제목들에서 깨달음을 얻게 되었단다. 소설의 각 장의 제목들이 바로 모범생의 생존법이로구나, 하고 말이야. 지은이는 그런 의도로 각 장의 제목을 지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1. 이름이 불려도 당황하지 않기
2. 강풍을 대비하기
3. 빌런의 등장에 흔들리지 않기
4. 떡볶이는 먹고 가기
5. 골고루 망쳤을 땐 일단 한숨 자기
6. 도저히 안 될 땐 과감히 투항하기
7. 패배에 대한 맷집을 기르기
8. 내 앞에 놓인 일들을 그냥 하기
9. 메뉴가 별로인 날은 건너뛰기
10. 기운 없는 친구에겐 죽을 건네기
11. 밖으로 끄집어내기
12. 드넓은 바다를 상상하기
13. 고양이인가 싶을 때 다시 보기
그런데 이것들은 모범생뿐만 아니라, 너희 같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아빠
같은 어른들도 해보면 좋을 것 같은 항목인 것 같구나. 특히 패배에 대한 맷집을 기른다거나, 골고루 망쳤을 땐 일단 한숨 자라든가 말이야.
1.
소설은 고등학교 1학년생 방준호의 일상에 관한 이야기란다. 아빠는 고등학생들이 어떤 생활을 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이 소설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어. 방준호의 아버지는 의사이지만 돈보다 봉사활동에 진심이신 분이었어. 그런데
얼마 전에 대장암 3기 판정을 받으시고 시골로 요양을 가셨고, 아버지를
간호해주시기 위해 엄마도 같이 가셨어. 그래서 방준호는 삼촌과 함께 살고 있었어.
방준호는 이번에 두성 고등학교에 들어간 고등학교 1학년생인데, 수석으로 입학한 수재이자 모범생이었단다. 하지만 준호 자신은 자신이
운이 좋아서 수석을 했다고 생각했어. 두성 고등학교는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정독실 혜택을 주었는데, 아이들의 경쟁을 부추기는 그런 제도였단다. 시험 성적이 좋지 못
하면 정독실에서 쫓겨나기도 하니까 말이야. 운으로 수석이 되었다고 생각한 방준호는 학교 생활을 하면서
자신이 정독실에서 쫓겨날 것 같다는 생각을 계속 가졌어. 하지만 그것으로 걱정은 하지 않기로 했단다. 학생들의 성적과 고등학교의 성과를 내기 위한 정독실 제도 같은 것이 있다는 것이 씁쓸하구나.
…
방준호는 절친 건우와 함께 코어라는 토론 동아리에 가입을 했단다. 그
동아리에서는 방준호, 건우, 유빈, 보나 선배 이렇게 친하게 되어 어울려 지냈어. 같이 지내다 보니
준호는 유빈에게 좋아하는 감정이 생기게 되었는데, 유빈은 일반 학교가 아닌 자신의 적성을 살릴 수 있는
특성화고로 전학 갈 예정이었단다. 보나 선배는 토론도 잘하고 공부도 늘 1등을 하는 모범생으로 나오는데, 재벌 집안의 딸로 부모와 잦은 갈등을
겪는 그런 캐릭터였단다.
그리고 방준호에게는 라이벌이 한 명 있었어. 민병서. 정확히 이야기하면 민병서만 방준호를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지. 준호와
병서는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같이 다니면서 엄청 친한 사이였는데, 중학교 이후에 멀어졌고, 지금은 사이도 안 좋은 상태였어. 병서의 아버지는 아빠이고, 병서의 엄마는 아버지와 이혼하고, 캐나다로 갔단다. 그러니까 병서도 그리 행복한 가정은 아니었어. 병서는 준호를 라이벌로
경쟁 상대로 생각하면서도 다시 친해지고 싶은 마음도 있었단다.
하림이라는 아이도 있어. 하림은 아이들 연습생을 했다가 그만둔 이력이
있는데, 일등만 사귄다는 소문이 있었어. 그래서인지 준호에게
처음 접근했다가 나중에는 병서와 사귀기도 했지. 대충 등장인물에 대한 소개를 다 했단다. 주인공 준호와 친구들 사이에 에피소드들, 보통 고등학교 학생들이
겪을 수 있는 일들을 재미있게 이야기를 해주더구나. 등장인물들이 고등학생들이라서 너희들이 공감을 좀
못할 수 있지만, 친구들의 우정을 다룬 소설이라는 면에서는 공감을 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았어. 한 번 읽어보렴.. 요즘 푹 빠져 있는 <암호클럽> 시리즈를 마치면 말이야 ㅎㅎ
PS:
책의 첫 문장: 나는 기적을 믿지 않는다.
책의 끝 문장: 러울이 목격담을 들려주고 싶은 또 한 사람을 향해
손가락이 빠르게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