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지기 쉬운 것들의 과학 꿈꾸는돌 22
태 켈러 지음, 강나은 옮김 / 돌베개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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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한국계 미국인인 태 켈러가 우리나라 전래 동화를 모티브로 한 소설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로 뉴베리 대상을 탔다는 소식을 듣고 작년에 그 책을 살 때, 태 켈러의 또 다른 책 <깨지기 쉬운 것들의 과학>도 평이 좋아서 같이 샀단다. 그리고 이제서야 읽게 되었단다.

, 아빠는 이번에 읽은 <깨지기 쉬운 것들의 과학>이 더 좋았단다. 그리고 이 책은 너희보다 살짝 나이가 많은 한 소녀가 주인공이고, 소설 내내 식물을 키우는 내용도 나와서, 얼마 전에 강낭콩을 키우고 있는 shon 생각도 나더구나. 이 책은 너희들도 재미있을 게 있을 것 같아, 꼭 한 번 읽어보렴.


1.

그러면 이 책의 이야기를 해줄게. 주인공은 내털리 나폴리이고, 아빠는 존이었는데, 아빠는 한국계로 한국 이름은 영진이었고 상담사로 일하고 있어. 아빠 존의 아버지, 그러니까 할아버지는 이탈리아 사람이고, 아빠 존의 어머니, 그러니까 할머니가 한국 사람이었어. 내털리의 엄마는 예전에는 식물학자였는데, 지금은 아파서 계속 자기의 방에서만 생활했단다. 엄마의 병명은 심한 우울증이었어. 엄마의 병 치료 때문이지 집안 사정이 넉넉하지 못했고 늘 돈이 쪼달렸단다. 내털리의 가장 친한 친구는 트위그란 친구로 부잣집이었어. 그런데 사실 어렸을 때는 미케일라라는 더 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멀어져서 인사만 하는 사이였단다. 미케일라의 엄마는 멘저 교수이고, 내털리의 엄마는 멘저 교수와 같이 일했었는데, 그곳에서 해고되고 그 이후에 우울증에 걸렸어. 그것도 미케일라와 멀어지는데 한 몫 했지.

내털리의 엄마는 혼자 계속 방 안에만 있어서 내털리의 아빠가 요리도 다 하고 집안일도 다 했단다. 내털리는 처음에는 그런 엄마를 이해했지만, 십대 소녀로 엄마의 사랑이 필요한 시기에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해 간혹 화를 내기도 했단다. 엄마가 예전의 모습을 다시 찾은 적이 있는데, 추수감사절 때 할머니가 왔을 때 잠깐 이었어. 할머니에게 자신의 그런 아픈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연기를 했던 것 같아. 할머니가 가시고 나자, 다시 침대 속으로 들어가셨단다. 내털리는 엄마가 침대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엄마가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어.

엄마의 영향으로 내털리도 정서적으로 불안한 경우가 있어, 아빠는 내털리에게 병원에서 전문 상담을 받을 것을 권했고, 내털리는 그걸 싫어했지만, 아빠의 계속된 설득으로 주기적으로 병원에 가서 상담을 했단다.


2.

하지만 착한 내털리는 엄마를 다시 예전의 엄마로 되돌리려는 방법을 알았어. 식물학자였던 엄마는 코발트블루 난초를 좋아했는데, 그 코발트블루 난초를 구해오면 엄마도 회복될 것이라 생각했어. 그 코발트블루 난초는 뉴멕시코에 있었어. 뉴멕시코까지 가려면 돈이 필요했고, 과학 선생님 닐리가 추천해준 달걀 떨어뜨리기 대회의 상금이 500달러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내털리는 그 대회 우승이라는 목표가 생겼어. 트위그가 같이 하자고 했고, 같은 반 친구 중 범생인 다리가 자기도 같은 팀으로 참가해도 되냐고 물어봤어. 트위그는 처음에는 탐탁지 않게 생각했지만, 다리가 똑똑하기 때문에 같이 하기로 했단다. 다리는 팀원이 된 다음부터는 학교에서 과학실험을 할 때도 트위그와 내털리의 실험조에 와서 같이 실험했어.

내털리와 트위그와 다리는 집에 모여서 달걀 떨어뜨리기 대회를 열심히 준비했어. 아참, 달걀 떨어뜨리기 대회란 것이 무엇이냐면높은 곳에서 달걀을 안 깨지게 떨어뜨리는 방법을 찾는 것이란다. 아빠도 대학교 다닐 때 학교 축제에서 그런 이벤트를 했던 것 같아. 아빠는 참여해 보지 않았지만, 해보면 재미는 있을 것 같구나. 너희들도 한번 생각해 보렴… 3층 높이에서 달걀을 떨어뜨렸을 때 어떻게 하면 깨지지 않게 할 수 있을까? 하고 말이야.

내털리와 트위그와 다리는 열심히 준비했지만, 아쉽게도 실패했단다. 그들의 달걀이 깨지고 말았어. 내털리는 아직 코발트블루 난초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했어. 어렸을 때 엄마를 따라 엄마가 일하던 대학교 연구소에 갔었는데 그곳에 코발트블루 난초의 씨가 있었거든. 몰래 그 연구소에서 코발트블루 난초의 씨를 가져오려고 했어. 트위그와 다리가 같이 가겠다고 했어. 용감한 십대들^^ 몰래 연구소에 들어가는 것까지 성공했고, 내털리가 코발트블루 난초로 알고 있던 식물에 독일 붓꽃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어. 그럼 그 동안 잘못 알고 있던 건가? 그리고 또 하나 진실을 알게 되었어. 엄마가 일하던 연구소에서 엄마의 책상과 사무실과 물건이 그대로 있었어. 그러니까 엄마가 그곳에서 짤린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만 둔 거였어. 다시 이야기하면 연구소에서 짤린 것 때문에 우울증 걸린 것이 아니라, 우울증에 걸려서 연구소를 그만 둔 것이었지. 엄마의 책상과 물건이 그대로 있다는 것은 엄마가 다시 돌아올 것을 기다리고 있다는 거야. 그것도 모르고 내털리는 그동안 오해를 해왔구나. 내털리와 트위그와 다리가 실험실에 있다가 그만 경비원에게 걸리고, 내털리는 멘저 교수와 아는 사이라면서 멘저 교수를 불러 달라고 했단다. 멘저 교수가 오자, 연구소에 오게 된 이유를 설명하고, 지금까지 멘저 교수가 엄마를 해고한 것으로 오해하고 있었다면서 용서를 빌었어.

내털리의 아빠와 엄마도 내털리가 엄마를 위해 한 일들을 알게 되었단다. 내털리의 아빠가 엄마의 병에 대해 내털리에게 이야기를 해주었어. 엄마가 우울증에 걸린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면서 이번에는 예전처럼 잘 이겨내고 다시 예전의 엄마로 돌아올 거라고 말이야. 엄마도 내털리의 이런 모습을 보고 다시 힘을 내기로 했단다. 방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털리와 함께 하는 시간도 늘려갔어. 내털리는 덴저 교수 때문에 더 멀어졌던 친구 마케일라와도 오해를 풀고 화해를 했단다.

그렇게 소설은 희망을 갖고 끝이 났단다. 우울증은 마음이 깨졌을 때 병이라고 생각해. 달걀이 깨졌을 때 그것을 원래 상태로 만들기 어렵지만, 마음이 깨졌을 때는 주변 사람들, 특히 가족들의 사랑으로 다시 원래 모습을 찾을 수 있을 수 있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지만 혹시 우리 가족 중에 마음이 깨지는 일이 있다면 내털리와 내털리의 아빠처럼 사랑으로 잘 보살펴주자꾸나.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병이니까 말이야.

이 책의 목차를 보면 관찰, 질문, 연구 조사, 가설, 실행 계획, 실험, 결과, 결과 분석으로 되어 있는데 과학의 탐구를 어떤 식으로 하는지도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듯 해서 좋았단다. 중간중간 실험에 관한 삽화들도 나오고너희들도 이 책을 좋아할 것 같구나. 다시 한번 추천하면서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우리가 해야 할 첫 과제를 칠판에 구깃구깃한 글씨로 써 놓은 닐리 선생님은 우리에게 과학적 탐구 과정이란 것을 가르치기가 아주 신나는 모양이다.

책의 끝 문장: 그리고 그 답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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