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세상은 좋은 곳이지요. 마릴라 아주머니? 린드 아주머니는 세상엔 별로 좋은 일이 없다고 하셨어요. 기분 좋은 일을 찾으려고 할 때마다 실망만 하게 된다고, 기대와 다르다고 말이에요. 맞는 말인지도 몰라요. 하지만 거기에는 좋은 점도 있어요. 나쁜 일도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훨씬 좋게 바뀔 수도 있으니까요.


(224)

난 네가 대학에 갔으면 좋겠구나. . 하지만 못 간다고 해도 속상해하지는 마라. 어디에 있든 우리는 우리의 삶을 만들어 가니까. 대학은 그걸 좀 더 쉽게 해줄 뿐이지. 무엇을 얻는지가 아니라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에 따라서 넓어지기도 하고 좁아지기도 하지. 인생의 풍요로움과 충만함에 온 마음을 여는 법만 배운다면 인생은 풍요롭고 충만할 거야. 여기에서…. 그 어디에서도.


(255)

제가 그런 면이 좀 지나치다는 건 알아요.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생각하면 기대감에 차올라서 하늘로 훨훨 날아가거든요. 하지만 그러다 쿵 소리를 내며 땅으로 떨어져 버려요. 하지만 마릴라 아주머니, 하늘을 나는 동안만큼은 정말로 멋진걸요. 저녁노을 위로 날아오르는 기분이에요. 그래서 쿵 떨어져도 괜찮을 정도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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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즐거운 날은 굉장하거나 근사하거나 신나는 일이 생기는 날이 아니라 목걸이를 만들 듯 소박하고 작은 즐거움들이 하나하나 조용히 이어지는 날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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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앤은 이상하게 가슴이 떨렸고 처음으로 길버트의 시선에 흔들려 창백한 얼굴이 장밋빛으로 물들었다. 마치 지금까지 마음속 깊은 곳에 드리워져 있던 베일이 걷히고 뜻밖의 감정과 진실이 드러난 것 같았다. 어쩌면 낭만적인 사랑은 백마 탄 기사님처럼 화려하고 조용하게 다가오는지도 몰랐다. 그리고 사랑은 예상치 못했을 때 빛처럼 나타나 시와 음악이 있는 책장을 넘겨 버리고 평범한 산문처럼 나타날지도 모른다. 마치 초록색 꽃망울이 황금빛을 띠는 장미꽃으로 바뀌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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