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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옷을 찾아서 - 한국 최초 여성비행사 권기옥
정혜주 지음 / 하늘자연 / 2015년 8월
평점 :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얼마
전에 <조선의 딸, 총을 들다>라는 책을 읽었잖아. 그 책에서 많은 여성 독립 운동가들을 소개해
준 것은 좋았지만, 너무 많은 이들을 다루어 깊이 알아 볼 수는 없었단다. 그래서 그 책에 나와 있는 분들 중에 아빠에게 강한 인상을 주었던 몇몇 분들의 책을 찾아보았단다. 그 중에 한 분이 우리나라 최초 여성비행사인 권기옥이란 분이었어. 독립운동을
함에 있어 여러 가지 방법이 있었지만, 전투기 비행사가 되어 조선총독부를 폭파하겠다는 당찬 꿈을 가진
이는 없었을 거야.
그래서 그 분에
관한 책을 찾아보았단다. 다행히 권기옥이라는 분에 대한 책이 몇 권 있었어. 그 중에 고른 책이 바로 정혜주님의 <날개 옷을 찾아서>였단다. 평전 소설이라고 써 있구나. 권기옥의 삶을 소설의 형식으로 썼다고 생각하면 돼
…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나라 최초 여성 비행사를 다룬 영화 <청연>이
생각이 나더구나. 아빠는 보지 않은 영화이지만, 일제 시대
여성 비행사를 다룬 영화라는 것은 알고 있었어. 그래서 당연히
<청연>이라는 영화의 주인공이 권기옥님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구나. 엥? 좀
찾아 보니 영화 <청연>의 주인공은 친일까지 했다는구나. 영화 감독이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어찌 그런 영화를… 그리고 영화 <청연>의 주인공과 권기옥님 사이를 두고, 최초의 여성비행사가 누구냐는 논란도 있었다고 하는구나. 여러 가지를
알아보면 권기옥님이 2년 가까이 앞선다고 하는데, 친일을
했던 <청연>의 여주인공을 일제 시대 당시 일제가
최초 여성비행사로 부각시켰다고 하는구나.
정작 권기옥님은
생전에 그런 논란을 보면서 “근래에 와서 내가 한국 최초의 여자비행사라고 화제에 자주 오르는 것 같소. 허나
내가 비행기를 탄 것은 무슨 최초가 되기 위한 사치스러운 욕심에서가 아니었소. 오로지 일편단심 조국광복이라는
큰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내 청춘과 열정을 바친 것이오.” 라고 하셨다고 하니, 정말 멋진 분이 아닌가 싶구나.
1.
권기옥님은 1901년 평양 근처 중화군이라는 곳에서 태어나서 어렸을 때 평양에 와서 줄곧 평양에서 학교를 다녔단다. 열아홉 살 때인 1919년 3.1
운동 때 시위를 주도했다가 체포되기도 했고, 그 이후 군자금을 모으는 등 독립 운동을 하기
시작했단다. 항일 시위에 꼬박 참석해서 여러 번 체포를 당했어. 그로
인해 고문후유증으로 병까지 얻게 되어 석방되었단다. 석방 후 몸에 괜찮아지면 또 독립운동을 하고, 강연회를 열기도 했어.
임시정부에서
몰래 잠입한 문일민과 장덕진의 폭탄 제조를 돕기도 했고, 임시정부의 자금 마련에 힘쓰기도 했어. 또다시 체포를 당할 위기에 몰리자 권기옥은 상하이로 망명하였어. 한참을
이야기했지만, 그때 나이 고작 스무 살이었단다. 꽃다운 나이
스무 살에 조선 독립을 위해 고향을 떠나 상하이로 간 거야. 상하이에서 다시 학교에 다니면서 공부를
하고, 학교 공부를 마치고는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던 비행사가 되기 위해 항공학교 입학을 알아보았단다. 하지만 번번이 여자라는 이유로 입학을 거절당했어.
23살. 임시정부 이시영의
소개로 찾아간 윈난항공학교에서 드디어 입학을 허가해 주어 비행사가 되기 위한 공부를 시작하였고, 25살
드디어 비행사 자격증을 획득했어. 비행사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고 의열단들과 교류를 하면서 독립 투쟁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어.
권기옥님은 중국의
국민혁명군의 근거지인 광저우로 갔어. 그곳에서 여운형을 만났고, 그를
통해 국민군 항공대 소좌인 서왈보를 만난단다. 권기옥은 서왈보의 도움으로 국민군 제1항공대 비행사로 초대받았어. 서왈보로부터 독립운동가 유동열과 이상정을
만나게 되는데, 후에 이상정과 결혼을 하였단다. 이상정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로 유명한 민족시인 이상화의
형이라고 하는구나. 이상정, 이상화 형제와 함께 사진도 같이
찍은 것이 있는데, 그분들의 독립에 대한 열정이 사진에도 고스란히 남아 있는 듯했어.
…
2.
권기옥이 비행사가
되었지만, 우리나라 임시정부에는 전투기가 없었어. 공군 자체가
없었지. 조선총독부를 파괴하겠다는 당찬 꿈을 접을 수는 없었어. 권기옥은
중국 공군 소속에 있으면서 중국과 일본 간 전투에 참여한단다. 약
10여년 간 중국 공군 소속에 있으면서, 중일 전쟁에서 큰 활약을 펼쳤단다. 10여년간 비행사를 마치고서 권기옥은 중국 항공학교의 강사를 하기도 하고, 남편
이상정과 함께 독립운동도 꾸준히 했단다.
한국애국부인회를
재건시켜 활동했고, 한국광복군 비행대 편성과 작전에도 참여를 했단다.
그렇게 임시정부에 속해 있으면서 전투를 준비를 하던 와중에 조선의 해방을 맞이하게 되었단다. 귀국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준비를 했어. 남편 이상정은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받고 먼저 귀국했어. 그런데, 귀국 두 달 만에 뇌일혈로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였단다. 얼마나 허망할까. 그런데 뜻밖에 소식 하나. 이상정인 고국에 부인이 있었다는 거야. 남편을 잃었다는 상실감과
속았다는 배신감…
....
중국에 공산당이
득세하게 되면서 권기옥님은 국민당과 함께 타이완으로 피신했다가 1949년에서야 드디어 고국으로 돌아왔단다. 그리고 국방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우리나라 공군 창설에도 큰 도움을 주었다고 했어. 평생 조국을 위해 사시던 권기옥님은 1988년 88세의 일기로 눈을 감으셨단다.
….
책은 썩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기옥님을 존경하는 마음은 절로 생기더구나. 다시는 잊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어. 여성 독립 운동가라고 하면 유관순
누나만 떠오르고 끝나곤 했는데, 권기옥님도 꼭 기억할 것이란다. 너희들도
꼭 기억해주길… 그럴 것을 기대하고 어린이들을 위한 권기옥 위인전도 함께 사 두었으니, 너희들도 꼭 한번 읽어보기를…. 그리고 또 다른 여성 독립운동가에
관한 책들도 찾아 읽어봐야겠다.
PS:
책의 첫 문장 : 겨우내 모란봉은 눈옷 속에 꽃잎을 감추고 있다.
책의 끝 문장
: 역사도 개인사도 그 순간에 새로 쓰여진다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