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이, 지니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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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정유정님의 소설을 오랜만에 읽었단다. 아빠가 좋아하는 작가 중에 한 분이셔. 우리나라 여성 작가들 중에 드물게 장르 소설을 쓰시는 분이지. 그분의 소설들을 장르 소설이라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아빠가 느낀 바로는 그랬어.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가 떠들썩하잖아. 그러다 보지 정유정님의 소설 중에 <28>도 생각이 나더구나. 전염성과 치사율 높은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었는데, 그 소설 속과 달리 우리나라 정부가 잘 대처하고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이번에 읽은 정유정님의 <진이, 지니>라는 소설은, 정유정님이 좀더 새로운 분야로 발걸음 내디딘 것 같구나. 판타지라는 영역으로 말이야.

1.

주인공 이진이. 영장류 센터 연구원. 새로운 길을 가기로 결심함. 마지막 근무.

그렇지, 늘 이런 날 일이 생기지. 센터로 걸려온 전화 한 통. 불법 사설 동물원에서 불이 나고 여기서 탈출한 침팬지 한 마리가 나무 위에서 내려오지 않는다고이진이의 스승은 진이에게 도움을 청하고, 같이 갔어. 진이는 그 침팬지를 구했는데, 자세히 보니 침팬지가 아니고 보노보였어. 보노보는 침팬지와 비슷하지만 사람과 더 가까운 영장류란다. 마취총에 잠든 보노보를 데리고 영장류 센터로 오면서, 진이는 그 보노보에게 지니라고 이름을 지어주었어. 그런데, 뜻밖에 교통사고진이는 정신을 잃었단다.

또 다른 주인공 민주. 만년 백수. 고시원에서 만난 선배 때문에 알게 된 영장류 센터에 왔다가 밤이 늦어 근처 산에서 노숙을 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크락션 소리에 잠을 깨고그냥 모른 척 할 수 없어서 가보았더니. 사고 난 차량에 운전사만 혼자 정신을 잃고 있었어. 신고만 하고 하고 응급차 오는 소리를 듣고 자리를 피했단다.

시간이 지나고 정신을 차린 진이. 자신이 나무 위에 걸려 있는 것을 알게 되고, 영장류 센터로 갔어. 그런데 자신의 몸과 행동이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불길한 예감으로 거울을 보았는데, 지니의 몸을 하고 있는 거야. 그러니까진이의 영혼이 지니의 몸으로 들어온, 그런 거지.(아빠가 그래서 이 소설이 환타지 요소가 있다고 한 것이란다.) 그는 센터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몰래 듣고, 실제 자신이 중태에 빠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그리고 센터의 사람들이 진이의 영혼을 한 지니를 보고 한바탕 난리가 나고, 진이는 도망을 갔단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2.

진이는 산속을 헤매다가 민주를 만났단다. 어렵게 민주에게 자신의 존재를 설명할 수 있었어. 민주도 처음에는 믿지 않았지그런데 키보드까지 사용하여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보노보를 하니, 안 믿을 수가 없었지. 그리고 그 사람이 민주가 어제 영장류 센터에서 본 친절한 그녀라는 것도 알게 되었어. 진이는 자신의 육체가 있는 병원에 가면 다시 영혼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민주에게 병원에 데려가 달라고 했단다. 민주는 처음에 꺼렸지만, 돈을 준다기에그렇게 한다고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돈은 큰 의미가 없어지게 된단다. 민주는 배낭에 진이를 넣고, 진이가 입원해 있는 병원에 갔어. 그런데, 일이 벌어졌단다. 지니가 돌아온 거야. 그러니까 말이야. 진이의 영혼이 지니의 몸에 깃들어 있었는데, 여전히 지니의 영혼도 같이 있었던 것이란다. 영혼이 완전히 뒤바뀌어. 지니의 영혼이 중태에 빠진 진이의 몸에 들어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지니의 몸에 진이의 영혼과 지니의 영혼이 공존하고 있었던 거야. 그리고 언제 두 영혼이 교차할 지도 모르고.. 이렇게 병원에서 갑자기 지니의 영혼이 지니의 몸을 지배하게 되자,병원은 당황한 보노보의 출현으로 난리가 나게 된단다. 그렇게 지니의 영혼이 지니의 몸을 지배하게 되면, 진이의 영혼은 어디에 있을까. 그 사이에 진이의 영혼은 지니의 과거 속에 있었단다. 지니가 살아온 과거를 볼 수 있었어.

….

민주는 다시 사라진 지니를 찾으려고 노력했단다. 한참 만에 찾은 지니는 다시 진이의 영혼을 하고 있었지만, 많이 지쳐 있었단다. 이젠 병원에서 한바탕 난리를 친 보노보를 찾으려고 하는 관계기관 사람들도 있어서 숨어 다니기도 쉽지 않았어. 언제 또 지니의 영혼을 갖게 될지도 모르고 말이야. 진이의 영혼과 지니의 영혼이 교차를 거듭할수록 진이는 지니에게 동화되어가는 것을 느꼈단다.

3.

민주는 병원 중환자실에 누워 있는 진이의 상태를 알아보았어. 아직 죽지는 않았지만, 가망이 없다는 의료진의 이야기를 들었단다. 그런데, 진이는 그런 육신으로 꼭 들어가야 하는가. 실제 그런 상황이 온다면 어떤 감정일까. 자신이 보노보의 모습으로 살 수 있고, 다시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가면 곧 죽을 수 있는 상황. 진이는 자신뿐만 아니라 지니도 생각하게 된단다. 자신으로 인해 지니는 또 얼마나 혼란스러울까. 우여곡절 끝에 진이의 영혼은 다시 자신의 몸을 찾아가게 되고, 죽음을 맞이하게 된단다. 자신의 몸으로 돌아가기 전 진이는 민주에게 부탁해서 지니가 고향인 콩고로 돌아갈 수 있게 부탁을 했어. 민주는 그 약속을 지키고. 그러면서 이야기는 끝이 났단다.

….

아빠가 요즘 이상하게 동물들이 좋아졌단다. 그래서 가끔 동물들 동영상도 보곤 하는데, 이 소설을 읽고 나서 보노보 영상도 한번 찾아왔단다. 보노보뿐만 아니라 영장류들의 영상을 보다 보면, 정말 사람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 같은 동족이고, 사람은 그저 털없는 원숭이이고 지능이 살짝 더 좋은 것 뿐이라고정유정님의 오랜만에 읽은 소설, 재미있었단다. .

PS:

책의 첫 문장 : 막다른 곳에 불시착하는 때가 있다.

책의 끝 문장 : 햇살 속으로 당신이 오는 게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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